늘어만 나는 국가부채, 과연 나쁘기만 한 것일까?
늘어만 나는 국가부채, 과연 나쁘기만 한 것일까?
  • 베한타임즈
  • 승인 2014.03.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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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가계 빚이 1000조원을 넘어서면서 나라안팎으로 빚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기업이 지고 있는 대출 1300조원, 정부가 부담해야 할 부채 700조원 등을 합쳐 어림잡아 3000조원이다. 유. 무형 자산도 상당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나라는 다름 아닌 팍스 아메리카나로 대변되는 미국으로 14조 3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1경5천조 원이다. 로마 제국의 몰락이 귀족들의 사치와 노예제도, 그리고 과도한 세금 문제에서 비롯되었듯이 아마도 미국이 슈퍼 파워를 잃거나 무너진다면 이 빚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개인 빚도 문제지만 나라 빚이 국제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지금 세계 경제의 어려움에 단초를 제공하고 있는 2008년 발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재정수지 적자 문제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따지고 보면,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도 과도한 외화차입[특히, 1년 이내 단기차입금]이 투자환경이 나빠지자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 상황으로 몰리면서 불거진 결과였다. 하지만 빚은 과연 나쁘기만 할까?

이 세상이 이 만큼 좋아진 데는 빚[신용]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가 만들어지던 초기 권력자들이 중심에 설 수 있었던 것도 사람을 끌어 모을 수단인 돈이 필수였고, 나라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원동력도 바로 돈이었으며, 그 돈은 대부분 빚이나 전리품 등으로 채워졌다. 그리스, 로마의 부흥, 르네상스, 신대륙 발견, 산업혁명, 우주개발, 세계화 등 인류가 한 단계 발전한 패러다임도 모두 빚이 만들어 낸 결과물들이다.

전쟁 또한 빚을 내서 하는 건 당연하며, 경제력이 딸려 돈이 없으면 지는 게 상식이고, 1-2차 세계대전에서 경험했듯이 패전국은 전쟁에서 졌다는 사실 보다는 전후 전쟁배상금 지불과 과도한 통화 발행에 따른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국가를 나락으로 몰아갔다. 나라가 부강하고, 기업이 성장하고, 개인이 발전하는 것도 바로 빚을 통한 레버리지 덕분이다. 따라서, 빚을 마냥 부정적으로만 볼게 아니다.

빚을 가장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 기업가들이며, 이들이 권력가이자 경제의 주체로 떠올랐다. 빚이 가져온 부의 효과와 함께 긍정적인 이면에 과유불급(過猶不及) 이라고 지나치면 무엇이든 문제가 된다. 빚도 자산이라는 말이 있다. '자산 = 부채 + 자본' 이라는 등식 하에서는 일견 맞는 말이다. 하지만 빚은 재산이 아니다. 정확히 말해서 자기자산은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이 재산이다.

예나 지금이나 빚을 잘 활용하고 통제하는 부채 관리가 개인이나 기업 국가 할 것 없이 생존, 유지, 발전의 승패요인이 될 것이다.

(최근환 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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