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협약에 따른 베트남의 기대가치
TPP협약에 따른 베트남의 기대가치
  • 베한타임즈
  • 승인 2013.09.2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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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 협약의 배경

2005년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4개국의 합의에 따라 시작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력(Trans-pacific Economic Partnership, 약자로 TPP)은 2010년 미국이 협상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주목 받지 못하던 지역 FTA 수준이었다. 베트남 역시 참가를 요청 받은 바 있었으나 이에 대하여 2008년 TPP 참여를 유보한 바 있었다.

미국의 TPP를 통한 경제적 목표는 중국의 봉쇄에 있으며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집행하는 방법으로 현재의 12개국 TPP를 2025년까지 APFTA(Asia Pacific FTA), 즉 환태평양 국가 전체의 지역 FTA로 확대할 전략을 가지고 있다. 2010년 미국의 참여에 따라 본격적인 규모를 보유하게 된 TPP는 최근 8월 말레이시아 협상을 시작으로 일본이 협상에 참여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시장을 보유한 지역 FTA로 등장하였다.

미국페터슨(Peterson)국제경제연구소(Peterson Institute of International Economics)는 TPP 가입국의 경제효과에 대하여 베트남이 가장 큰 수혜국으로 평가하며 2025년의 수출 총액에 있어 베트남은 TPP로 인한 추가 수출 효과가 Non-TPP 시나리오에 대비하여 37.3%가 증가하며 GDP 총액에 있어서도 13.57%의 증가가 예상된다고 보고하였으며 베트남 섬유봉제협회는 주된 수출 증가 예상 부문인 섬유, 봉제의 대미 수출에 있어 2012년 76억불에서 2016년 166억불로 90억불의 수출액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2008년 일본과 EPA(EconomicPartnership Agreement, FTA와 동일)를 체결한 베트남 입장에서 TPP는 실질적으로 미국과의 FTA를 뜻하고 있으며 현재 대미 섬유봉제 제품 수출의 평균 관세율이 17.3%에 달하는 베트남 제품들이 미국 시장에 무관세로 수출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에 따라 중국산 섬유봉제 제품과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대효과에 대한 냉철한 분석 필요

그러나 실제에 있어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들의 섬유봉제 대미 수출실적을 살펴보면 호주, 싱가포르, 칠레, 모로코 등의 국가들과 같이 수출 실적이 줄어든 바 있다. 물론 해당 국가들의 대미 수출의 중심이 섬유봉제 제품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섬유봉제 제품에 가장 큰 기대를 하고 있는 베트남으로서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대목임에는 분명하다.

미국은 타국과의 FTA 협정에 있어 섬유봉제 제품에 대하여 Yarn Forward Rule of Origin을 고수하고 있다. 물론 NAFTA(North America FTA)의 경우에는 이러한 원칙에 대하여 공급부족리스트(Short Supply List) 규정을 추가하여 완화한 바 있으나 원칙적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 FTA 지역 역외 국가들의 경제 혜택을 차단하기 위하여 강하게 주장하는 내용이다.

Yarn Forward Rule of Origin은 원사로부터 역내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하여만 역내 생산 제품 ROO(원산지 증명)을 인정하고 수입시 무관세 혜택을 주는 방식인데, Fabric Forward Principle을 적용하는 일본에 비하여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이다. Fabric은 봉제를 위한 원단 절단 직전의 염색 가동까지 완료된 원단을 의미하며 현재 베트남의 대일본 수출 제품의 경우 이러한 베트남 국내 원단을 사용하여야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베트남 섬유봉제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현재 베트남은 약 11만톤의 니트 제품 원단(면적 기준 약 5억 평방미터에 해당)과 8억 평방미터의 방직 일반 원단을 국내 생산하고 있어 전체 원단 소요량 68억 평방미터에 대하여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또한 중간 공정인 염색 공정의 생산 능력이 8억 평방미터로 한정되어 있어 국내 생산된 13억 평방미터의 원단 중 5억 평방미터는 봉제용이 아닌 기타 용도로 염색 가공 없이 사용되거나 수출되고 있다.

베트남의 총 원사 생산 능력은 510만 추(Spindle)로서 약 70만톤의 원사를 생산하고 있으며 역시 국내 방직과 편직 생산 능력의 한계로 인하여 이중 35%만이 국내 소진되고 나머지는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현재 중국계의 Texhong이 100만추, Glostex가 50만추의 생산설비를 확장하고 있는 중으로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원사 생산 능력은 중간 단계인 방직/편직과 가장 큰 Bottleneck인 염색 공정에 비하여 훨씬 나은 편에 속한다.

베트남의 전체 섬유 생산액이 FOB 가격 기준으로 약 200억불인데 이중 국내 내수가 28억불이고 수출이 원단 17억불, 봉제의류 155억불이며 이러한 수출액에서 미국은 딱 절반인 76억불을 차지하고 있다. 물량으로 따져본다면 총 소요 원단 68억 평방미터에서 미국행으로 최종 결정될 원단이 전체의 38%로 26억 평방미터에 달하는데 현재 일본행으로 사용되고 있는 7억 평방미터을 제외하고 보면 국내 생산 원단의 공급은 이미 무려 25억 평방미터가 부족하며 관세 효과를 통하여 제대로 TPP의 수출 증대 효과를 누려서 중기적으로 대미 섬유봉제 수출이 90억불이 늘어난다고 가정한다면 이러한 수치는 55억 평방미터 부족으로 커진다.

섬유 원부자재 가공 능력 배양 필요

현재 TPP 역내 12개국 중에서 이러한 공급 수요를 만족시켜줄 만한 국가가 없는 상황에서 베트남이 미국이 주장하는 Yarn Forward를 준수하며 미국행 무관세 효과를 누리기 위하여 총 55억 평방미터의 염색 능력이 추가로 필요하며 50억 평방미터의 방직/편직 능력이 필요하고 원사 생산 능력도 약 50만톤의 증설이 필요하다. 현재 보유 능력에 대하여 염색은 7.8배, 방직/편직이 4.8배, 원사가 1.7배로 TPP 예상 발효 시점인 2015년초까지 증설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미국의 FTA 역외 국가들, 특히 중국에 대한 경계에 따라 주장되는 Yarn Forward 방식이 과거 미국과의 FTA 국가들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섬유봉제 제품의 대미 수출 증가가 아니라 감소라는 결과로 나타나는 원인이 이 부분에 있다.

현재 TPP협상에 있어 미국은 금년내로 협상을 타결하기를 원하며 북미FTA에서 적용한 바 있는 공급부족리스트(Short Supply List)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대하여 주요 섬유 봉제 수출국인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은 최소 5년간 Fabric Forward 수준의 공급부족리스트를 요구하는데 반해 미국은 개별 원사 단위의 공급부족리스트와 3년 기간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 19차 협상이 지난 8월말 진행된 이후 10월 미국에서 있을 20차 협상을 마지막으로 연말 전에 12개국의 협상 타결을 목표하고 있는 TPP에 있어 가장 첨예한 관심사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느 정도 미국의 양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베트남이 원하는 수준의 Fabric Forward 원칙 수준의 공급부족리스트를 확보하더라도 염색 공정에서 7.8배의 증설이 필요하다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섬유봉제업은 베트남에게 있어 가장 큰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온다. 아직까지 농촌인구가 대부분인 베트남에 산업화가 진행되기 위하여 산업 일자리 증대가 필수적으로 따라야 하는데 통계에 따르면 베트남 섬유봉제업에서 10억불의 최종 봉제류 수출 증가에 2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 따라서 대미 수출액 90억불 증가는 곧 18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의미하며 4인 가족 기준 720만명의 생계를 보장되는 효과로서 전체 인구의 약 8%가 직접적인 혜택을 받게 되는 효과이다.

방직/편직이나 원사 공장에 비하여 염색 공장은 비교적 빠른 가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트남에서 그 동안 염색 공장이 부족했던 이유는 염색 사업의 수익성이 문제가 아니라 지방정부의 님비(Not In My Back Yard, 환경오염등의 이유로 내 지방에서는 안된다)정책에 그 요인이 있다. 향후 TPP와 맞물려 중앙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타결하고 부족한 염색 능력의 확충에 힘을 기울여야 진정으로 TPP타결에 가장 큰 경제적 효과를 맞이하게 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향후 최소 10년간은 한국계의 투자 진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Hanuer Investment & Consulting 한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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