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 저작권 침해 논란, 푸미흥에 도는 탄원서
한국방송 저작권 침해 논란, 푸미흥에 도는 탄원서
  • 정진구 기자
  • 승인 2018.05.22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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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코비TV에 나오고 있는 공지글
현재 코비TV에 나오고 있는 공지글

 최근 호치민 푸미흥에 위치한 한국식당 몇곳에서 사업가 김모씨에 대한 선처를 바란다는 탄원서 한장이 돌았다.

‘존경하는 대한민국 정부 관계자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이 탄원서에는 호치민의 한국방송이 불법방송으로 단속돼 방송이 중단됐다며 교민들을 위해 대안이 나올 때까지만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한국방송을 운영하는 김모씨에 대해서는 ‘한인사회의 모범적인 사람으로 동나이성에 있는 현지 고아원과 야학을 지원하며 지역사회에 한국인의 긍지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원서 말미에는 여기에 동참하는 한인들의 사인을 받는 란이 있었다. 그러나 탄원서를 돌리고 있는 주체는 나와있지 않았다.

 

불법방송으로 단속된 코비TV

 

탄원서에 나오는 한국방송은 현재 호치민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거느리고 있는 코비TV이다. 이달 초 코비TV는 실제로 실시간 한국방송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아직까지 코비TV 화면 상단에는 ‘서버실의 문제로 인해 실시간 방송 채널 중 일부가 중단되었다’는 공지글이 뜬다. 그러나 공지글 어디에도 탄원서에 언급된 ‘불법방송’에 대한 부분은 없다. 코비TV 관계자는 “탄원서 내용이 맞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서버실이 잠시 운영되지 못한 것”이라며 “현재 대표님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취재결과, 최근 한국의 지상파 방송사 및 그 대리인이 동남아 전역에서 방송사업을 하고 있는 코비TV를 저작권 침해로 고발했고, 이로 인해 코비TV 대표 김모씨가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베트남에는 코비TV를 포함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10여개의 한국방송 업체가 운영되고 있다. 이중 한국에서 저작권료를 내는 합법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 코비TV의 경우 베트남 전역에 약 2만 가입가구를 확보하는 등 성업 중이었다. 실시간 한국방송은 물론, 최신영화와 드라마 다시보기 서비스 등 광범위한 콘텐츠가 무상으로 사용됐지만 실제 이를 제작하는 한국 방송사들에게는 저작권 대가가 전혀 돌아가지 못한 것이다.

 

호치민 교민 A씨는 “코비TV가 불법방송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보는 우리 교민들도 찜찜하다. 정당하게 저작권료를 내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합법적인 방송이 들어올 경우, 지금보다 시청료가 크게 높아져 교민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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