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아웃링크 도입, 언론사들의 고민
포털사이트 아웃링크 도입, 언론사들의 고민
  • 정진구 기자
  • 승인 2018.06.0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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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메인 뉴스페이지. 현재는 인링크 방식으로 뉴스를 볼 수 있다.
네이버의 메인 뉴스페이지. 현재는 인링크 방식으로 뉴스를 볼 수 있다.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으로 불거진 포털에 대한 뉴스 아웃링크(OUT-LINK) 전환 문제가 뜨거운 이슈다.

아웃링크란 포털사이트에서 뉴스 기사를 클릭하면 기사를 생산한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방식을 말한다. 그동안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들은 자체 사이트 내에서 기사를 보여주는 인링크 방식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기사 댓글을 활용한 여론조작이 문제가 되자 일각에서 미국의 구글처럼 아웃링크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달 27일에는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과 송석준 의원, 그리고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 등이 포털의 아웃링크 서비스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측은 언론사들이 원할 경우 아웃링크를 도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언론사들은 아웃링크에 대해 선뜻 찬성하지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아웃링크로 전환 될 경우 그동안 포털사이트로부터 받아왔던 연간 수억원에 달하는 기사 전재료를 포기해야 한다. 이럴 경우 군소매체들의 타격은 특히 크다.

언론사 자체 홈페이지의 트래픽이 일정부분 늘어날 수 있겠지만 그것이 광고수입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오히려 트래픽의 늘어남에 따라 인력충원은 물론, 서버증설이나 보안강화 등으로 비용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의 유봉석 미디어서포트리더는 “아웃링크에 대해 뉴스를 제휴하는 언론사 70군데에 의견을 구했고 그중 70%가 답변을 줬다. 절반 정도는 유보한다고 했고 찬성 매체는 1개였다. 나머지는 인링크를 원했다”고 밝혔다.

아웃링크 도입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미국 구글의 예를 든다. 구글은 모든 뉴스기사에 대해 아웃링크 방식을 사용해 왔다. 대신 언론사에 대한 별도의 전재료는 없다. 하지만 구글도 최근 모바일앱에서 인링크 방식의 뉴스 페이지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사용자들의 편익이다. 뉴스 하나를 볼 때마다 새로운 창이 뜨고, 다른 사이트로 이동한다면 이용자들의 불편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대호 성균관대학교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는 "네이버의 시장 지배력과 아웃링크에 대한 말만하고 사용자의 입장에 대한 논의는 없다"고 말했고, 한국언론진흥재단 김영주 박사 역시 "뉴스를 보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순히 아웃링크 방식만으로 네이버 등 포털의 언론시장 지배력을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 구글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인공지능에 의한 개인 맞춤형 뉴스 서비스는 포털이 자의적으로 뉴스를 편집하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된다. 사용자의 관심분야와 위치, 언어 등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시스템이 뉴스를 선별해 보여주는 것이다. 많은 인터넷 전문가들은 아웃링크에만 매달리지 말고, 다양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개인 맞춤형 서비스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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