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롱(Van Long)땅 여행기
번롱(Van Long)땅 여행기
  • 베한타임즈
  • 승인 2013.09.1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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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롱에 살고 있는 주민들 덕에 타게 된 작은 배 위에 앉아보니 이 곳 번롱 지역의 역사이야기가 시작된다. 번롱에 당도하면서 우리는 이 땅이 가지고 있는 옛 기억들을 되새겨 본다.



매년 5월부터 9월까지 번롱에는 땅이 물에 잠겨 만들어진 호수가 자연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항상 관광객이 넘쳐나곤 한다. 번롱에서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응웬딘떤(Nguyen Dinh Tan)씨는 이 땅의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를 꺼낸다. 그는 자신의 일기를 꺼내들고, 베트남으로 여행 왔던 프랑스인 로베스트(Robest)씨 얘기를 시작했다. 그때 당시엔 베트남 전쟁이 한창일 때였다. '1934년 9월 24일 … 한 안남 북쪽 지역이 이상하게 물에 잠겼다. 이곳은 가을만 되면 새가 많이 머무는 곳이다. 오후엔 원숭이들이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신경도 쓰지 않고 음식을 찾으러 다니는 곳이었다.' 라고 그 때의 기억이 적혀있다.



로베스트씨는 2011년 가을쯤 지아비엔 (Gia Vien)에 이 곳 주민들을 방문했었고, 하루 동안 번롱을 여행했다. '이 곳은 정말 신비한 곳입니다. 우리 아버지도 과거에 이곳을 찾아 이렇게 거닐었습니다.' 번롱의 주요 보존 구역은 3500헥타르가 넘는 규모이다. 그 주위는 20Km이상 둘러 처진 시멘트 벽으로 보호되고 있다. 해마다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소를 타고 구경할 수도 있으며 자전거를 타고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만약 번롱지역을 탐방하길 원한다면 주민들이 직접 여행객과 함께 강 길을 따라 번롱에 대해 안내해 줄 수도 있다.

이곳에 사는 원주민은 카누를 가지고 있다. 예전에는 카누를 이동수단으로 많이 써왔으며 생선이나 새우를 잡는 데에 쓰곤 했다. 하지만 번롱이 하나의 관광지로 발전되어 대략 400대의 카누가 손님을 모시는 데에 쓰이고 있다. 한 사람당 7만5천동이면 카누에 탑승할 수 있으며 이 곳 사람들의 적지 않은 수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란(Lan)씨 배에 탔다. 이 배는 번롱에서 주의 깊게 보존되고 있는 호수로 우릴 안내한다. 배는 강물을 지나고, 울창한 나무숲과 물 아래서 헤엄치는 물고기 떼를 지나고 있다. 저 멀리에서는 원주민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하는 번롱은 우리의 기분을 상쾌하고 행복하게 해주었다. 한 여행사의 가이드처럼, 란씨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산봉우리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옛날에 한 선녀가 땅의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왔었다고 한다. 그때 이 봉우리를 지나며 그 광경이 너무 아름다워 지나치지 못하고 그 봉우리에서 쉬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는 중, 선녀는 봉우리 위에서 붓글씨를 쓰고 있는 한 가난한 소년을 발견하게 된다. 선녀는 그 소년과 것잡을 수 없는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인간을 사랑하는 것은 엄히 금지된 터라 하늘에서 천벌을 내렸다. 급기야 선녀와 그 소년을 바로 옆에서 마주보는 두 봉우리로 만들어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그 두 개의 봉우리의 이름은 '선녀 봉우리' 와 '붓글씨 소년 봉우리' 라고 불렀다.

이제 그 애달픈 봉우리를 지나 아주 재밌는 이름을 가진 봉우리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름하야 '고양이 발톱 봉우리', '산딸기 봉우리', '서랍 봉우리', '돌상 봉우리' …

제일 재밌는 건 '학' 섬이었다. 수많은 학이 오후가 되면 이 섬으로 날아 들어온다. 호수가 있는 숲이라 그런지 학은 이곳을 좋아한다. 학 말고도 많은 종류의 새들이 겨울만 되면 이 지역으로 쉬러 오곤 한다. 이 시간쯤 되면 북쪽에서부터 여러 종류의 새들이 날아들어 오면서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곤 한다.

이제 우리 일정의 마지막 날, 하늘에는 구름이 많다. 하늘을 날고 있는 학 떼를 따라 우리의 시선이 가고 있다. 나뭇잎들이 흔들리는 소리를 듣는다. 자연만이 들리는 이 고요함이 빈롱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다.


[베트남통신사_ 글: 통티엔(Thong Thien)기자, 사진: 반뀐(Van Quyen)/딘공호안(Dinh Cong Hoan)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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