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사랑 베트남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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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한타임즈
  • 승인 2013.09.0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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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프로 8단 이강욱 기사



이강욱 바둑프로기사는 2010년 7월에 베트남에 왔다. 한국 문화관광체육부 후원과 대한체육회 산하 대한바둑협회 파견으로 베트남에서 지난 3년 동안 베트남 청소년들에게 바둑을 가르치고 있다. 대한바둑협회는 해외에서 바둑을 보급한다는 취지로 2010년부터 프로기사들을 해외에 파견하여 왔다. 현재까지 미국, 호주, 독일, 싱가포르, 베트남에 프로기사들이 파견해 있다.

하지만 이강욱 프로가 베트남에 와 있는 목적은 좀 더 다른 차원도 곁들여 있다. 오는 2019년 하노이에서 제18회 아시안게임이 개최된다. 이는 2014년에 치러지는 인천아시안게임에 뒤이어 이루어지는 행사라 더욱 우리와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바둑이 정식종목이었고, 우리나라가 3개부분 전 종목 금메달을 따면서 세계에서 바둑 강국임을 다시 한 번 들어낸 바 있다. 그러나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정식종목에서 제외되었다. 2019년 하노이 아시안게임에서는 이를 다시 부활시키고자 하는 것이 대한체육협회와 바둑협회의 강렬한 희망사항이다. 이에 베트남에서 함께 협력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바둑 인구는 얼마나 되며, 바둑에 대한 분위기는 어떠한가?

베트남에서 바둑을 즐기는 사람은 현재 2~3천 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베트남에는 기(碁)협회가 있는데, 이 기협회 산하에 체스, 장기, 바둑을 모두 관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협회의 주된 종목은 체스입니다.

베트남이 중국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에 비추어 보면 바둑 인구가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상하게도 바둑 인구가 너무 적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바둑 실력은 적은 인구에 비해 아주 세다고 평가됩니다. 주변국가 중 상대적으로 바둑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가 태국인데, 태국과 견주어 볼 때 베트남이 전혀 밀리지 않습니다.

지난 3년간 바둑을 가르쳐 보면서 느꼈던 평가는 어떠한가?

저는 현재 호찌민과 하노이를 오가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각각 15명 정도가 문하생으로 전문적인 바둑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르치던 아이 중 11살짜리 Vo Nhat Minh)이 있는데, 소질이 특출나 제 추천으로 한국에 가서 전문적으로 바둑 프로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바둑이라는 종목 자체가 두뇌게임이기 때문에 머리가 좋은 사람이 잘 할 수 있는 경기입니다. 베트남 청소년들을 가르쳐 보니 아주 스마트합니다. 바둑을 잘 둘 수 있는 소질을 근본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몇몇 학생들은 좀 더 일찍 배웠으면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되는 대학생들도 있구요.

베트남에서는 바둑도 체육경기의 한 종목으로 채택되어 있기 때문에, 지방이든지, 시든지 지역 대표가 되면 일정한 국가 지원금이 나오는데, 이것이 소수의 바둑 인구지만 바둑에 집중하게 하는 동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바둑 프로 대회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력 있는 바둑 인구가 있다는 것은 이러한 국가지원 정책과 관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2019년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채택 진행상황은 어떠한가?

지난 6월 중순경 서대원 대한바둑협회 부회장님과 조혜연 프로9단(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하노이와 호찌민을 방문하여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들과 올림픽위원회 관계자들을 모두 만나고 가셨습니다.

이 자리에서 논의된 주된 것은 베트남이 희망하는 체스와 한국에서 희망하는 바둑을 동시에 정식종목으로 채택하도록 협력하자는 안이었습니다. 상호간 긍정적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베트남은 체스 강국입니다. 베한타임즈 피플란에 베트남 체스 챔피언을 소개한 바 있듯이 만약 체스가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에 들어간다면, 금메달 하나는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현재 체스는 아시아에서 40여 개국에서 보편화 되어 있는 스포츠이지만, 바둑은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을 비롯한 15개국에서 성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여건에서 베트남 체육관계자들께서 바둑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일단 바둑 인구의 저변확대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저는 이곳에서 바둑 보급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 내에 베트남 사람들에게 바둑 보급과 인식이 확대될 수 있는 좋은 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한국의 경험 등에 비추어 볼 때 바둑 챔피언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추천하여 한국에서 바둑 공부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민 같은 학생도 이런 차원에서 보낸 것입니다. 해외에서 개최되는 중요 대회에서 이름을 알리는 것도 있겠지만 아직은 베트남 실력으로는 어렵습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은 베트남 내에서 권위 있는 바둑대회를 만들어 이를 소개하고 이 대회 챔피언을 만들어 계속 언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국민들이 바둑을 이해하고 바둑을 가까이 하게 될 것입니다.

프로대회가 개최되면 어떤 종목이든 발전하는 현상을 보이는 것은 계속적인 시합을 통해 경기력을 높이고, 또 일정금액의 상금을 통해 생활 안정을 갖게 되고, 이는 곧 경기력 집중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실력향상이 된다고 봅니다. 바둑도 동일하다고 생각됩니다. 일단 베트남에서 권위 있는 바둑대회가 개설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로기사로서의 경력은 어떠했는가?

제 고향은 강원도 강릉이고, 7살 때부터 바둑을 배웠는데, 바둑프로기사가 되고 싶어 10살 때 서울로 올라와 프로기사 선생님의 문하생으로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2004년도 세계아마추어바둑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되어 프로로 전향하게 되었습니다. 프로생활을 하면서 프로지망생들을 가르치게 되었는데, 가르치는 일이 프로대회에 참가하는 것보다 더 재미있고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불모지이지만 베트남에 오게 된 동기가 되었습니다.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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