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베트남에서 이렇게 실패했다’
‘나는 베트남에서 이렇게 실패했다’
  • 정진구 기자
  • 승인 2018.07.23 10: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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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중심가에 오픈한 카페 1년만에 접은 윤여경씨의 사연
베한타임즈와 인터뷰 중인 윤여경씨(사진=진우연기자)

 

최근 베트남에서 요식업에 도전하려는 창업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베트남은 인구 1억 명의 소비시장, 한류의 영향 등으로 다른 어느 곳보다 성공확률이 높은 곳임에는 틀림없다. 이런 이유로 많은 한국인들이 부푼 꿈을 안고 호기롭게 베트남에 온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다. 실제 베트남에서 식당이나 카페를 내고 2년 이상을 버티는 경우는 열에 한두 곳에 불과하다. 대형 프렌차이즈도 예외가 없다.

보통 언론들은 성공사례만을 다룬다. 성공한 사업가들은 ‘나는 이러이러해서 성공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이 말한 그 방식, 그대로 따라해 봐도 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혹자는 ‘성공은 순전히 운’이라고 한다. 요즘에는 이 말이 진리로 통한다.

반면 실패에는 뚜렷한 원인이 있다. 어쩌면 성공사례보다 실패한 사례를 통해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한국인 윤여경씨는 이제 만 30세의 젊은이다. 해외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현대건설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베트남에서 사업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쉐라톤호텔이 위치한 호치민 1군 중심가 동주(Đông Du) 거리에 3층짜리 건물을 임대한 그는 2017년 2월 <The Avenue>라는 카페를 열었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트렌디한 메뉴로 무장한, 서울 강남이나 홍대 스타일 고급 카페였다.

그러나 윤씨의 카페는 불과 1년만에 문을 닫았다. 1년간 거의 매일 카페에 상주하며 모든 에너지를 쏟았지만 허사였다. 그가 투자했던 수억원은 호치민 땅속에 고스란히 묻혀버렸다.

베한타임즈는 조심스럽게 윤씨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의 실패사례가 향후 베트남 예비 창업자들에게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되길 바랐다. 다행히 윤씨도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었다”며 흔쾌히 응했다. <편집자주>

다음은 윤씨와의 일문일답

 

- 베트남에서 사업을 결심하게 된 동기는?

많은 한국 분들과 마찬가지로 우연한 기회에 여행을 왔다가, 베트남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곳의 한류를 잘 활용한다면 뭐라도 할 수 있을것 같았고 자신도 있었다.

 

- 카페 개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법률문제부터 시작해 설비, 인테리어 시공까지 모든 부분을 나 혼자 해결했다. 우선 라이센스 취득 등을 위해 법률서비스를 알아봤는데 가격이 너무 높았다.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마땅히 도움을 구할 곳도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준비해야 할 일을 베트남 사람들에게 모두 맡기고 싶지 않았다. 이리저리 수소문해서 하나하나 준비해 가는 과정이 결코 간단치 않았다. 결국에는 오픈(2017년 2월)도 계획보다 한달이나 늦어졌다.

 

- 직원 채용은?

15명으로 시작했다. 향후 카페를 더 늘릴 것에 대비해 숙련된 직원을 미리 확보하자는 차원이었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모두 영어가 가능한 직원들로 뽑았다.

 

- 카페 오픈 후 초반은 어땠나?

직접 전단지를 돌리고, 인터넷 홍보도 열심히 했다. 처음 1~2달은 괜찮았다. 인근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와 경쟁하면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손님도 서서히 늘어났다. 여행관련 웹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에서 3000여개 호치민 카페 중 인기순위 95위까지 올랐다.

 

- 1년만에 폐업했다. 결정은 언제했나?

3달째에 접어들면서 매출이 정체됐다. 1군 중심가에 있다보니 월세가 5500달러였는데, 감당하기 쉽지 않았다. 나중에는 수익은 고사하고 직원월급도 겨우 주는 상태가 됐다. 폐업을 결정한 시점은 2017년 12월을 넘어서면서였다. 사실 카페 장사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를 탈 수 있는 12월이 대목이다. 12월 매출을 전환점으로 여기고 여기서 살아나지 못하면 접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12월 매출이 기대만큼 늘지 않았다. 체력적으로도 한계를 느꼈다. 오픈 후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일했다. 사장인 내가 하루종일 상주하면서 관리, 마케팅까지 모두 도맡아서 했다. 체력적,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결국 점포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했다.

 

- 이제 실패 원인에 대해 듣고 싶다.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큰 실패 원인은 무엇인가?

우선 로컬화에 실패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트렌드를 너무 앞서갔다고 해야 할까. 우리 카페는 브런치를 포함해, 다양한 생과일주스와 디톡스 음료를 팔았다. 베트남에서는 아직까지 익숙하지 않은 아이템이었다. 외국인들에게는 호응을 얻었지만 베트남인들에게는 생소하고 또 비싸 보여 접근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그런데 실제로 비싸지 않았다) 베트남인들은 유행에 민감한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보수적인 면도 있다. 그런 베트남인들의 특성과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 두 번째 실패 원인이 있다면?

직원 관리에 있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오픈을 준비하면서 베트남 직원 다루기가 어렵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처음에 나는 직원들과의 관계에서 실패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가족처럼 여기고, 최대한 배려해줬다. 또 의도적으로 직원들 간에 서로 견제하게 만들어 전문성과 효율을 높이고자 했다. 하지만 그들에게서 주인의식을 기대하기는 무리였다. 내가 잠시 자리를 비우면 핸드폰만 보고 있다거나, 고객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빈번했다. 직원들이 사장의 생각만큼 따라와주지 않았다.

 

윤씨가 운영하던 카페

- 점포 위치는 어땠나?

위치도 조금 애매했다. 카페가 있던 동주거리는 1군 중심이었지만 사실상 뒷골목, 이면도로였다. 로컬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곳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차라리 응웬후에나 동커이거리 같은 중심으로 가야하지 않았을까 후회된다. 그렇다고 월세가 싼 것도 아니었다. 인근에 스타벅스와 콩카페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로컬고객들은 스타벅스를 찾았고, 콩카페와 외국인 고객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였다.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들과의 경쟁이 쉽지 않았다. 오토바이 파킹 공간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던 것도 아쉽다. 카페 앞에 최대 7대 정도를 세울 수 있었다. 한 번은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몰려든 오토바이로 주차공간이 부족해 난리가 났다.

 

- 그밖에 실패 요인은?

손님들의 재방문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인테리어도 나름 신경 썼고 특색 있는 카페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예쁜 카페라는 이미지 외에 다른 특별함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 같다.

 

- 새롭게 베트남에서 창업을 하려는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다.

베트남은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다. 단순히 돈을 쏟아 붓는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다.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은 요식업 창업을 생각한다면 3개월 정도 최저임금 받으면서 종업원으로 직접 일해 볼 것을 권한다. 그렇게 일하면서 이곳 직원들의 습성, 운영방식, 그리고 식재료 수급 등 전체적인 시스템을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사전에 베트남어도 반드시 공부하고 오길 바란다.

 

- 시간을 돌린다면 베트남에서 다시 사업을 할 생각인가?

그렇다. 비록 젊은 나이에 아픈 경험을 했지만 베트남 시장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봤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다. 베트남은 여전히 기회의 땅이고 많은 가능성을 지닌 곳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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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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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이 2018-07-24 15:25:28
젊으신분이니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