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베트남 스타트업의 현 주소는
[사설] 베트남 스타트업의 현 주소는
  • 김종각 변호사
  • 승인 2018.07.28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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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베트남 총리는 과학기술자, 기업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4차산업혁명에 대한 부분을 강조했다. 현재 모든 나라에서 4차산업혁명의 몰고를 트기 위한 노력은 대단하다. 산업개발 후발 주자이지만 베트남도 역시 이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높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대열에 참여 하고픈 희망도 높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성공적인 스타트업 육성에 더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왔다. 스타트업이란 용어는 미국 실리콘 벨리에서 처음 쓰여진 용어로 설립 된지 오래되지 않은 벤처 기업을 뜻한다.

 

베트남에서 스타트업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2016년 초 제12차공산당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정부가 구성되면서부터라 기억된다.

 

과거 10년 간 정책을 주도한 지난 정부에서는 베트남 국가 산업의 기본틀을 주요 국영기업으로 삼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 주요 국영기업을 문어발식으로 확장시켜 재벌기업화 함으로 산업의 중심축이 되도록 기대했지만, 베트남 조선업을 이끌어 왔던 비나신 사태와 베트남 석유공사인 페트로 베트남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부실과 부패의 문제만 남기고 실망스럽게 퇴장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급격한 산업화를 추진하면서 산업화의 중심축으로 추동력을 발휘할 수 있는 중요 기업군들이 필요했었다. 이로 인해 탄생한 기업군이 삼성가, 현대가를 비롯한 거대 재벌기업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거대 재벌기업들이 중심축으로 튼튼히 버텨주면 나머지 기업들도 큰 형님 밑에서 보호받아 잘 살 수 있으리라 기대했었다. 이는 흡사 한 집안의 비전과 희망을 위해 맏이만 밀어주고 동생들은 희생해야 했던 구조였다고 볼 수 있다. 형님이 잘되었으니 이제 동생들을 챙겨 주리라 기대했건만 현실은 그렇치 못했다. 현재 우리가 격고 있는 산업 갈등의 대부분은 이 같은 구조적 결함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베트남의 거대 국영기업에 건 기대도 일치감치 물거품이 되었고, 12차 공산당전당대회를 통해 새롭게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 바로 스타트업이다. 이것은 중국의 예를 벤치마킹했다고 할 수 있다. 알리바바의 성공이 바로 스타트업이 어떤 기대감을 갖게 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과 20년 전 초기 몇 명의 창단 멤버로 시작한 알리바바는 현재 66,421명이 일하고 있는 거대기업군이 되었다. 그리고 중국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일궈낼 가장 유력한 주자로 꼽히고 있다.

 

TOPICA Founders Institute(TFI)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베트남에 1,500~1,8000개의 스타트업 기업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중 80%의 기업들은 3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다. 2017년 외부 투자자가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한 규모는 291백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스타트업 분야는 e-commerce, fintech(금융테크놀로지), foodtech(푸드를 위한 테크놀로지)라고 할 수 있다.

 

이중 e-commerce와 푸드테크 사업 분야를 갖고 있는 푸디(Foody)가 가장 성공한 스타트업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7년에 Sea Group으로부터 64백만 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현재 우리나라도 국가적 차원은 물론이고, 각 기업에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국가산업 정책과 협조하고자 하는 후견적 측면도 있지만, 신생 비즈니스를 발굴하고자 하는 비즈니스적 측면도 강하다.

 

베트남에서도 신한은행이 베트남 스타트업을 지원 육성하고 있다. 또한 한화생명은 스타트업 센터를 설립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그것이 지원적 측면이든 비즈니스적 목표로 진행하는 것이든 베트남 스타트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그럼 과연 스타트업이 성공적으로 갈 수 있는 지름길은 무엇인가? 한국에서는 스타트업을 전문적으로 교육하고 지원하는 재단법인도 있다. 이곳을 방문하여 많은 교재를 받아 보니, 어떻게 신생기업을 경영할지 경영방침들이 주를 이루었다. 물론 기업들은 경영을 잘해야 성공한다. 하지만, 스타트업에서는 경영을 어떻게 잘하는지 보다 더 본질적인 것은 성공적인 비즈니스 아이템을 창출하는 능력이다. 구글도 패이지와 브린이라는 걸출한 아이디어맨이 성공신화를 이끌었고, 기업경영이 필요한 단계에서는 전문가인 에릭슈미트를 영입함으로 이를 해결했다.

 

과연 베트남에서 창조적인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누가, 어떤 소재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이것이 4차산업을 여는 원동력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큰 행운일 것인가?

 

사실상 미국의 예에서 보듯이 그리고 과거 산업혁명들을 이끌었던 선두 주자에서 보듯이 극소수의 천재들이 새로운 세계를 열게 된다. 베트남에서 가장 앞서가는 아이디어뱅크 집단을 누구로 꼽을 것인가? 필자는 해외에서 자라고 공부한 그러면서도 베트남 언어와 문화를 간직한 비엣큐도 이중 한 부류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해 본다. 이들은 자기가 자라고 교육 받은 유럽, 미국 등에서도 충분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부모의 고국인 베트남을 찾아 더 큰 희망을 꿈꾸는 자들이다. 좀 더 자유롭게, 새로운 사고방식으로.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기대는 다른 나라 인재들과 융합하는 방법이다. 거기에는 한국 청년들과 베트남 청년들의 만남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소 앞선 선진화 경험을 갖고 있는 한국 청년들이 새롭게 도약하는 베트남 청년들의 의지와 만나고, 베트남 청년들이 소지한 언어와 현지 문화적 장점을 적절히 결합한다면, 적어도 한국에서 성공한 많은 비즈니스 모델을 이곳에서 재현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사회는 한시 앞을 볼 수 없을 만큼 빠르고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이제 4차산업이라는 새 시대를 바라보면서 모든 것에 오픈하고, 어떤 가능성에도 길을 열어 놓는 유연한 자세만이 생존에 적합한 시대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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