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들의 성매매에 활용되는 단기임대숙소
여행객들의 성매매에 활용되는 단기임대숙소
  • 김태언 기자
  • 승인 2018.07.31 12:3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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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이었다. 많은 한국인이 거주하는 호치민 빈탄군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늦은 밤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베트남 여성과 혼숙을 하려는 한 한국인 남성과 아파트 경비원간에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다. 경비원이 공안을 부르겠다고 엄포를 놓자 이 남성은 그제야 데려온 여성과 함께 택시를 타고 어딘가로 사라졌다.

또 다른 한국인 여행객 A씨 역시 최근 가라오케에서 만난 여성을 데리고 자신이 단기 임대한 숙소에 왔다가 집주인의 제지를 받았다. 숙소에서 성매매를 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A씨는 성매매가 아니라 여자친구라고 강조했지만, 집주인은 A씨의 말을 끝까지 믿지 않았다.

최근 호치민을 찾은 여행객들이 단기임대숙소에서 성매매를 하는 경우가 늘면서 현지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단기임대숙소가 흥하는 이유

호치민 7군과 빈탄군, 그리고 2군 등을 중심으로 단기 임대 숙소가 크게 성행 중이다.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비롯해, 호텔 예약사이트 등을 통해서도 어렵지 않게 이런 숙소를 구할 수 있다.

단기임대숙소는 합리적인 숙박료를 앞세워 '여행=호텔'이라는 공식을 허물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호텔에 비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쉽다는 장점이 크다. 이런 장점이 변질돼 여행객들의 성매매 장소로 이용되고 있기도 하다.

베트남의 많은 호텔은 부부가 아닌, 베트남인과 국적이 다른 이성의 혼숙을 아예 금지하고 있다. 외국인과의 혼숙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성매매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특히 5성급 호텔들은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신원확인을 철저히 한다.

반면 단기임대숙소의 경우는 이런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호텔이 아닌 일반 아파트, 혹은 주택이다보니 누가 드나들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도 나타나듯 최근 들어 조금씩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숙소에서 불법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사례가 늘자 집주인들이 자체적인 통제에 나선 것이다. 자칫 성매매 장소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매매 정보와 숙소 제공하는 인터넷 카페 등장

네이버 등 한국 포털사이트에는 베트남 밤 문화를 소개하는 인터넷 카페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많게는 수천명에서 수백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다. 유흥업소와 성매매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성매매를 위한 베트남 여성과 혼숙이 가능한 호텔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해 놓은 게시물들도 허다하다. 명백히 베트남 현행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70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한 카페는 이런 불법 정보 제공과 더불어 실제로 호치민 7군에 위치한 S아파트 단기임대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아파트에서 안전하게 성매매를 할 수 있다고 홍보까지 한다. 성매매를 목적으로 베트남을 방문하는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원스톱 서비스인 셈이다.

7S아파트는 대표적인 임대아파트로 알려져 있다. 바로 맞은편에 대형 마트가 있고 한인타운과 인접해있어 한국 여행객들이 선호한다. 그런데 공실률이 높아 임대 매물이 넘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아예 여러 채를 빌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앞서 언급한 인터넷 카페 역시 그 중 하나다.

호치민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B씨는 단기 임대업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베트남 정부에 사업신고을 해야 하는데, 한국인 여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업자 중 상당수는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베트남인들의 불편한 시선

S아파트에는 일반 거주자들이 다수다. 단기 여행객들이 아파트를 성매매 공간으로 활용한다면 거주자들 입장에서 결코 달가울리 없다. 실제로 S아파트에 살던 한 주재원 가족은 자녀 교육상 좋지 않다며 이사를 해버린 경우도 있다. 불법을 알선하는 일부 임대업자들 탓에 S아파트는 콩까이(아가씨) 전용숙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이런 행태는 자칫 베트남에 어글리 코리언이라는 인식을 심을 수 있다. S아파트에 거주하는 베트남인 응웬반토안씨는 밤마다 낯선 여행자들이 짙은 화장을 한 여성들을 데리고 온다. 그들이 누구인지는 안 봐도 뻔하다. 이웃과 함께 몇 번 민원을 넣기도 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아파트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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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팔도 2022-11-15 04:32:00
너나 하지마슈

정제이 2018-07-30 13:26:51
그런 목적으로 베트남 오는 사람 좀 어떻게 거르는 방법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