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말한다' 베트남 한인사회 릴레이 인터뷰 1
'베트남을 말한다' 베트남 한인사회 릴레이 인터뷰 1
  • 베한타임즈
  • 승인 2018.08.1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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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 특집시리즈 3부작 [사회분야 인사]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은 베트남을 방문해 ‘신남방정책(新南方政策)’을 대내외적으로 공식 표명하고 베트남을 핵심국가로 지목했다.

응웬푸쫑(Nguyễn Phu Trọng)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도 “한-베 관계는 이제 단순한 경제협력을 넘어 밀월의 관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양국이 협력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 관계는 경제분야를 넘어 문화, 사회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베트남 관련 기사들이 집중적으로 쏟아지며 베트남 알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기존 보도들이 대부분 베트남의 경제 현상에 집중되며 정작 현지의 목소리를 담은 기사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이에 본지는 각 분야 ‘베트남 한인들의 릴레이인터뷰’를 통해 생생한 베트남 현지목소리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고자한다.

이를 통해 베트남 경험자들이 바라보는 그들만의 ‘진짜 베트남’을 조망해보고 이민 및 투자를 희망하는 예비대상자에게도 베트남 ‘바로알리기’라는 효과를 기대한다.  <편집자주>

 

좌로부터 유태현 달랏대 교수, 심상원 한베가족협회 회장, 김태형 한국어교육원장, 강성문 재난상조위원장, 이은진 인사대학생 

유태현 달랏대학교 한국학과 교수(전 주베트남한국대사관 대사)

베트남은 2003년 주베트남한국대사직으로 부임한 이래로 외무공무원 정년퇴임을 하고 2009년 다시 찾아왔다. 당시 베트남 정부에서 고맙게도 달랏대학교 교수직을 제안하면서 현재까지 한국학과 교수로 봉직하고 있다.

달랏대학교 한국학과에 말하자면 한국학과 졸업생들이 졸업해서 100% 취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각 분야에 골고루 취업을 하지 못하고 삼성, 포스코, 락앤락 등 주요 기업에만 한꺼번에 30-40명씩 취업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지난 4년간 한국학을 열심히 공부해서 갔는데 제대로 된 능력이나 역량을 펼치지 못하고 단순통역이나 사무보조 정도의 업무만하는 수준이다. 그래서 학교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이 아쉽다.

한국학과 출신 학생들이 좀 더 고급직종으로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야 한다. 결국 한국학을 공부한 이 학생들이 나중에 베트남 내에서 든든한 친한파가 될 것이다. 이들이 베트남의 정재계 각 분야 진출해 있다면 갈수록 한-베트남 관계의 든든한 우방군이 될 것이다.

현재처럼 한국 기업에만 진출한다면 오히려 아까운 인재들이 사장된다. 베트남은 앞으로 무서운 나라가 될 것이다. 베트남인들의 기본 역량은 한국인 못지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이 해결되면서 한국학과 출신 인재들의 고급화가 필요한 현실이다.

 

심상원 호치민시 한베가족협회 회장

본인은 1993년에 베트남에 들어와 96년에 결혼을 하고 두 자녀를 둔 한-베 가정의 가장이다. 현재는 민주평통 18기 자문위원이자 호치민시 한국-베트남가족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한베가족협회 회장으로서 다문화 가정에 대해 말하고 싶다. 한국에서 다문화가정에 주축을 이루고 있는 베트남 결혼이민자는 이제 7만 5천명에 육박한다. 호치민 내에서도 한-베 가정은 약 5천쌍 이상으로 추정된다.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에도 예전에는 한베가정 자녀가 적었지만 최근에는 저학년을 중심으로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안다. 베트남과 한국에서 한-베 가정이 주요 계층으로 떠오르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시점이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기 마련이다. 한베가정의 긍정적 효과 앞에서 해결해야할 숙제들도 많이 있다. 우선적으로 세 가지정도를 꼽고 싶다. 첫째, 한베가정 중 한부모가족의 자녀, 둘째, 이혼 후 귀환한 한부모 가족의 처우 문제, 셋째 한국국제학교가 아닌 현지학교에 다니는 한베가정 자녀의 한국어 교육문제 등이다.

최근 정부지원이나 현지NGO등 많은 사업들이 있지만 여전히 위와 같은 세심한 부분의 지원은 많이 부족한 현실이다. 한베 가정은 한국과 베트남을 연결하는 핵심적인 중심축이다. 앞으로도 많은 분이 더욱 관심을 갖고 이 문제에 참여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아울러 많은 분들이 문화적 차이에 대해서 묻는다. 사실 이는 한베가정 뿐만 아니라 같은 한국인 가정도 같은 문제다. 베트남도 다양한 사람이 있어 한 가지 방안으로 문제를 포괄한다는 것은 어렵다. 각 가정마다 각 개인 성향마다 다름과 차이가 있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베트남 현지에 살고 있는 한베 가정의 경우, 배우자가 한국문화를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를 위해서 배우자와 함께 한국을 자주왔다 갔다하고 한국 특유의 문화를 점차 이해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강성문 재난상조위원회 위원장

본인은 제18기 민주평통 자문위원이자 재난상조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무엇보다 베트남 재난상조위원회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베트남에 수년간 생활하다보니 많은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특히 본인이 있는 떤빈(수퍼볼)군 지역은 오래전부터 호치민에 와서 정착한 고령의 한인들이 많은 곳이다. 이에 따라 고령의 한인들이 많다보니 상조업무가 많다. 대부분 한인분들은 정상적인 장례를 거치게 되지만 일부 어려운 한인들의 경우 장례를 치룰 여비조차 없다. 특히 고령의 분들 중 한인사회와 동떨어져 생활을 오래했거나 한국에 가족이나 지인이 없을 경우 비용을 자처해도 가시는 길이 매우 쓸쓸하다.

그래서 본인은 이러한 부분에서 한인사회의 관심을 강조하고 싶다. 예전과 다르게 베트남 한인사회는 날로 발전하여 베트남 이제 15만여 교민이 사는 것으로 추산된다. 교민 숫자뿐만 아니라 한국의 베트남 내 영향력로 막강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인의 장례부분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절실한 실정이다. 아울러 본인도 재난상조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맡은바 책무를 다하겠다.

 

김태형 호치민시 한국어교육원장 

호치민시 한국어교육원에 발령받아 기대 반 우려 반의 마음으로 근무를 시작한 것이 2016년 3월이니 벌써 2년반의 시간이 흘렀다. 지금 누군가 나에게 한·베 관계가 어떤 상황이냐고 묻는다면, 좀 과장된 표현이라 할지모르지만 ‘한국과 베트남은 한 배를 탄, 운명을 같이하는 나라’라고 말할 것이다.

그간 교육원의 주요 역할을 살펴보면, 첫째는 한국어 보급 기능이다. 교육원 자체 강좌 뿐 아니라 찾아가는 한국어 교실을 통해 한국어를 무료로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수강인원(한국어 채택 중고교 포함)이 2016년 1,350명에서 2017년에는 2,165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둘째, 한국어능력시험(TOPIK) 시행 및 관리다. 교육원이 관할하는 베트남 중남부 지역의 토픽 응시자수가 2016년 7,161명에서 2017년 8,495명으로, 2018년에는 1만명 이상으로 증가가 예상된다. 시험횟수도 그 간 연4회에서 2018년부터는 연5회로 늘렸으며, 이는 전 세계 41개(18개국) 한국교육원 중에서 가장 많은 횟수이다. 셋째는 국내 대학을 위한 유학생 유치 지원 활동이다. 매년 온라인 및 오프라인 유학박람회 개최를 지원·협력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대학 등 60여개 기관이 교육원을 방문하여 정보 및 자료 제공, 상담 등을 진행했다.

한국과 베트남은 같은 유교문화권, 남·북 분단의 역사, 높은 교육열 등 동질적인 정신적 가치가 내재된 상태에서 베트남은 한국이 필요로 하는 젊고 풍부한 노동력, 1억 명에 가까운 내수시장과 풍부한 자연자원을 가지고 있고, 한국은 베트남이 필요로 하는 자본과 기술력, 전문인력 양성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제 한·베라는 배가 원하는 방향으로 순항하기 위해서는 경제·사회·문화·교육 등 양국 관계 제 분야에서 어느 일방의 이익이 아닌 두 나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상생협력(相生協力) 방안의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

 

이은진 호치민 인문사회대 베트남학과 3학년

베트남에서 10년 정도 거주하면서 베트남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현재까지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의 띄게 보였던 것은 경제성장이다. 제가 처음 호치민에 왔을 때, 도로나 인프라시설 보다는 공터나 늪지대가 많이 차지해 마치 한국의 70~80년 대를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최근 5년 간 베트남의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해 도로나 공공시설 같은 인프라시설, 고층빌딩이나 아파트 단지들도 많이 들어섰다.

베트남에 거주하면서 또하나 느꼈던 점은, 베트남과 한국간의 대외교류, 문화교류가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고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예로 본인이 재학하는 베트남학과는 한국학생 비율이 90%를 상회한다.

아울러 RMIT와 호치민 인사대를 재학하면서 많은 베트남 현지 학생들을 봤었는데, 한국어에 관심을 보이고 한국에서 방영하고있는 최신예능이나 드라마들을 한국인 보다 더 관심을 갖고 유튜브 같은 사이트를 통해 챙겨보는 것을 자주 보곤 했다.

또한 최근 CGV나 롯데시네마 같은 영화관에서 종종 한국영화가 상영되고 있는데, 현지인들도 많이 관람하는 모습 또한 볼 수 있다. K-FOOD 박람회, 한-베 문화교류 관련행사들도 예전보다 다양해지고 규모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작년에 있었던 호치민-경주 세계문화엑스포 행사가 대규모 장기간으로 진행되어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이유들로 한국과 베트남 두 국가 간의 관계가 더 가까워 진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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