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베트남에 아세안 인센티브가 불고 있다
[사설] 베트남에 아세안 인센티브가 불고 있다
  • 김종각 변호사
  • 승인 2018.09.15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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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베트남에서 불편한 하나가 의류 구입이었다. 디자인과 품질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은 탓에 이곳에서 옷을 사는 일은 없었다. 어쩌다 호치민 시내에 있는 백화점에 들르게 되면  스쳐지나가며 의류 매장을 구경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사실, 생활용품인 와이셔츠 등을 서울에 가서 구입해 온다는 것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다. 빠듯한 업무 일정에서 별도로 시간을 내어 이를 구입해야 했기 때문이다.     

얼마 우연히 푸미흥에 있는 크레센 몰에 갔다가 막스앤스펜서(Marks & Spencer)매장에 들어갔다. 영국의 중저가 유명 의류 브랜드라는 정도로 알고 있었기에 어떤 물품을 취급하는지 호기심 차원에서 였다. 그런데 예상 외로 디자인과 품질이 마음에 들면서 가격도 저렴한 것이었다. 아내의 응원을 받으며 나도 모르게 티셔츠 하나를 골라 샀다. 가격은 89만동. 너무 마음에 들어 다음주에 가서 바지도 보았다.

맞은편에는 H&M 새로 오픈했는지, 사람들이 북적였다. 이게 유명 의류 브랜드인지 알지 못했는데, 지난 여름 유럽으로 휴가를 갔을 딸아이가 어디든 가면 이곳을 들르기에 청소년들에게 인기있는 유명 의류브랜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딸이 원하는 후드티를 하나 사주었는데 60유로 정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푸미흥 크레센 H&M에서는 40만동짜리 후드티도 있었다. 유럽 매장에서 보았던 것보다 모든 물품들이 현저히 저렴한 가격이었다. 이렇게 가격이 쌀까? 의문이 들어 어느 나라에서 생산했는지 태그를 확인해 보았다. Made in Myanma라고 쓰여 있었다. 막스앤스펜서에서 파는 옷들도 마찬가지로 생산지가 Made in Indonesia, India등이 많았다.     

태그를 확인하고 나서야 많은 것이 해석되었다. 태국 유통업체들이 그렇게 비싼 대가를 지불하면서 크레센몰, 빅씨, 메트로를 인수했는지, 어떤 경쟁력을 갖추고 베트남 시장에 글로벌 유명 브랜드들이 입장하고 있는지.

태국 Central Group소유의 Robin 백화점은 크레센몰 운영자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또한 센트럴 그룹은 2016 프랑스 투자자로부터 11 4천만 달러에 빅씨(Big C) 인수했다. 다른 태국 기업인 Berli Jucker(BJC) 20148 8천만 달러에 메트로(Metro) 인수했다. 당시 태국 유통 기업의 인수에 대해 말들이 많았다. 너무 비싸게 샀다느니, 그만한 가치가 창출될 베트남 시장인가 의문 부호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서서히 이들의 진출 전략이 들어나고 있다

이제 거대 유통 플랫폼에 아세안 국가에서 생산한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은 유명 명품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아세안국가들끼리 맺은 무관세 협약(ATIGA) 2015 발효되기 시작하여 2018 올해부터는 100% 무관세로 국경을 넘고 있다. 쉽게 말해 미얀마에서 생산한 막스앤스펜서는 무관세로 베트남에 들어온다. 단지 생산원가에 육로 운송료만 붙이면 있으니 가격 경쟁력은 놀라울 따름이다.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KPMG 평가에 따르면,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베트남 사람들.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세계에서 인기있는 월드 브랜드를 리서치 왔던 베트남의 젊은 소비자들. 하지만 낮은 소득 수준으로 감히 접근할 없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동남아 사람들의 소비 트랜드를 알고 있는 태국 유통기업들을 필두로 젊은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무관세로 통일된 아세한 국가 인센트브까지 장착되어 있으니 거칠것이 없게 것이다.

이런 시장 변화를 실감하며 가지 생각이 들었다. 우선 필자도 소비자의 사람으로서 베트남 생활이 더욱 만족스러워졌다는 즐거움이다. 이제 서울이나 유럽 도시 못지않은 좋은 브랜드 상품을 아주 낮은 가격으로  쇼핑할 있는 만족감이다. 삶의 질이 높아진 측면은 아주 긍정적이다.

하지만, 한국 상품의 경쟁력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걱정스러운 측면이다. 대부분의 한국 기업이나 상인들은 자신들이 취급하는 물품에 대해 아주 높은 자부심과 함께 베트남에서도 판매에 성공할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사람들이 바라보는 한국 상품의 위치는 다르다.

리노맥스 (Mr. Phong) 회장이 필자에게 말한 것을 잊지 못한다. 그는 30년간 베트남에서 의류 판매에만 전념해 왔고, 로컬 브랜드 리노맥스를 만들어 성공한 의류 사업가이다. “한국 사람들은 한국에서 유명한 의류들을 갖고 나에게 명품이라고 소개합니다. 하지만 베트남 사람들에게 명품은 가지 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세계인이 인정하는 루이비똥, 구찌 같은 월드 브랜드, 다른 하나는 내가 만드는 리노맥스 같은 현지 브랜드. 한국 옷은 가지 브랜드에 속하지 않기에 단지 한국에서 만든 한국산으로만 느낄 뿐입니다”.

회장의 지적에 따를 우리 상품이 베트남 시장에서 위치를 찾기 쉽지 않다. 물론 시장이 폐쇄되어 있었던 과거에는 한국에서 만든 옷이면 모든게 통하던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기업가는 내가 1994년도에 왔는데, 그때 벤탄시장에 보니 형편이 없었어요. 그래서 내가 한국에서 생산되는 물건들을 들여와 팔았는데, 코리아라고만 적혀 있으면 환장하는거에요”. 하지만, 이제 베트남 소비자들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리고 낮은 소득에서도 월드 브랜드에 접근할 있는 유통체널까지 형성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현실 앞에서 우리 상품의 경쟁력을 고민하지 않을 없다. 베트남 시장은 현재 우리에게 심각한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자만할 때가 아니다. 과제를 풀기 위해 진지한 고민에 고민을 때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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