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의 사활을 팀 플레이에 걸다                             
[사설] 기업의 사활을 팀 플레이에 걸다                             
  • 김종각 변호사
  • 승인 2018.09.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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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모든 시선은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 쏠려 있었다. 언론에서는 가장 파격적 행사로  대통령의 능라도 5.1 경기장에서의 연설을 꼽고 있다.  한국 대통령이 10만명이 넘는 북한 주민 앞에서 직접 연설을 했다는  자체가 우리가 알고 있던 예전의 상식을 초월한 일이었고, 우리 가슴을 긴장되게 했던게 사실이다.  

 대통령의 평양 연설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단일팀으로 나가 메달을  카누와 농구 얘기가 들어있다. 카누 남북단일팀이 500m 용선에서 금메달을 땄고, 여자농구 단일팀이 은메달을 땄다. 농구는 김정은 위원장이 제일 좋아하는 스포츠라 선정됬는지 모른다. 그런데 카누는 사실 스포츠 경기  그리 대중적 인기 종목은 아니다. 그럼  하필  경기가 채택되었을까? 아마도 팀웍이 제일 많이 요구되는 경기라서 남북 화합의 상징으로 꼽히기에 적절해서였던건 아닌지? 카누는  호흡이 제일 중요하게 요구되는 경기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노젓는 선수 말고 구령을 붙이는 선수가 별도로 있다.  

 목표점을 향해 지도자의 구령에 맞춰 동시에 호흡하며 달려나가는 모습은 비단 카누 경기에서만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최고의 효율과 생산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 기업경영에서도 아주 중요한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천재 에디슨이 1878 설립한 세계 최대 굴지 기업 GE 지난 2009 세계금융위기 이후 대대적인 변혁에 들어갔다. 그중 대표적인 변화는 직원들의 업무 형태를 바꾸는 것이었다. 과거는 개인의 능력을 중시하며, 상호 경쟁하도록 하여 경쟁 우위적인 직원을 승진시키고, 경쟁에서 밀린 직원을 해고시키는 정책이었다. 하지만, 세계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경영방법의 효율성에 회의를 품게 되었고, 결국 개인 플레이, 경쟁 플레이에서  플레이, 동료  협력 형태로 업무 변화를 주었다.

우수한 개인이 더욱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주변 동료들과 경쟁하는 방식에서의 치명적인 단점은 직원들 간에 상호 정보 전달과 소통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동료를 이겨야 내가 살아남는 구조인데, 누가 자신만의 무기인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소통하겠는가. 결국 이같은 단점은 회사 입장에서는 전체 생산성을 저해하는 문제로 다가왔던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직책을 없애고, 직원들을 팀으로 만들어 협업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심지어 출퇴근 시간마져 자율적으로 조정하도록 하는 업무 유연성을 갖게 했다.  새로운 GE 경영 방식이 높은 효율성을 창출하며 관심을 끌고 있고, 일본인 기자 나카다 아쓰시는 GE 새로운 경영방식을 “기업의 미래 GE에서 찾다라는 책으로 소개하고 있다. 최근 한국 대기업들 중에서도 이를 채택하는 기업들이 생기고 있다. 이들이 건네는 명함을 보면 직책이 없고, 수직적 업무 구조였던 과거와 달리 팀원들이 수평적으로 동등하게 업무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려 준다.  

7  호치민경제대학 E MBA 수업에서  여성 기업인이 자신의 회사 경영 얘기를 발표한 적이 있었다.  여성 기업인은 과거 오랫동안 대기업에서 근무하며, 스리랑카, 필리핀,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직공들을 관리하며 의류 생산을   경력자였다. 베트남에서 자신의 의류 공장으로 개업하여 운영하며, 하나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베트남 사람들을 접해보니 다른 나라 직공들과 달리 손재주도 좋고 업무 습득 능력도 너무 빠른데, 전체 효율성은 스리랑카, 필리핀, 인도네시아에 비해 67% 정도 밖에 미치지 못하니  그런지 모르겠다는 고민이었다.  딜레마의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7  수업에서는  원인을 밝히지 않았었는데, 최근에 만나  답을 듣게 되었다.  원인은  플레이 부족에 있었고, 팀장 제도를 도입하여 이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생산성도 스리랑카, 필리핀, 인도네시아에 비해 114% 정도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팀장에게 팀원들을 관리하고 생산량을 팀별로 계산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개선했는데, 이를 도입하기 전에는 자신이 맡은 일은 아주 빨리 소화하지만, 다른 곳에서 정체되고 있으면 전혀 신경쓰지 않고 방치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회사 전체적으로는 생산성이 높을  없었다. 하지만,  운영제도를 도입하니 서로 협업할  밖에 없게 되었고, 이를 통해 생산성에도 아주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플레이는 비단 회사 경영에서만 나타나는 효율성은 아니다. 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난다고 여겨진다. 최근 월드컵에서 우승한 팀들을 보면   있다. 개인 기량이 가장 우수하고,  값이 비싼 순위로 하면 브라질, 아르헨티나이다. 하지만, 이들 국가들보다  화려한 프랑스(2018 우승), 독일(2014 우승), 스페인(2010 우승)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국가들의 공통점은  플레이가  뛰어났다는 점이다. 유럽 축구의 변방이었던 그리스가 2004 유로컵을 거머쥐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는데, 여기서도 답을  플레이에서 찾는다.  

최근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로  스타가 되었다. 베트남 축구 선수 중에 대단히 뛰어난  스타는 없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새로운 팀으로 변화시킨 것은 바로  플레이를 전수했기 때문이다. 개인기를 하루 아침에 끌어 올리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플레이가 뭐라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함께 뛰고, 서로 상호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을 극대화   효율적  움직임을 이끌어 내고, 전술 이해를 통해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공격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들은 베트남에서 사활을 걸고 기업 경영에 몰두하고 있다. 경영 효율성의 극대화 방안이  플레이에 있지 않을까 주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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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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