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받은 암 치료법, 베트남 병원에도 적용
노벨상 받은 암 치료법, 베트남 병원에도 적용
  • 박마리 기자
  • 승인 2018.10.1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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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면역요법을 통한 암 치료법이 베트남 암환자들에게 한줄기 희망이 되고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미국 텍사스대 암센터의 제임스 앨리슨 교수와 일본 교토대의 혼조 다스쿠 특별교수가 선정됐다. 앨리슨 교수와 다스쿠 교수는 각각 면역체계에서 제동장치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체계 원리를 역으로 이용하여 암을 치료하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약 30년 동안 각자 지행한 이번 연구는 면역세포인 T세포의 기능을 억제하여 면역 시스템의 공격을 피하는 ‘면역 관문 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를 개발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암병원으로 유명한 하노이소재 K병원의 레반꽝(Lê Văn Quảng) 부원장은 말기암이나 폐암, 흑색종, 위암, 림프종암, 간암, 요도암과 같은 전이된 암의 경우 이 면역요법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암환자 스스로의 면역체계를 무기삼아 비정상적인 세포만을 공격하는 방식인 면역요법은 기존의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법과 같이 암세포뿐만 아니라 건강한 일반세포도 함께 죽여 환자의 건강을 해치는 치료법에 비해 매우 이상적인 치료법이다.

실제로 K병원을 비롯해 암전문 의료시설에서는 이미 면역요법을 시행하고 있다.

2017년 말 기준 약 20여명의 K병원 환자들이 이 치료요법을 시행했고 결과 또한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레반꽝 부원장은 면역요법에 따른 효과를 배가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찰과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면역요법의 가능성은 상당하다. 하지만 이는 모든 암환자에게 적합한 방법은 아니다. 동일한 암의 경우에도 암의 진행단계나 종양의 성격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하여 시행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K병원 산하 임상시험센터장 다오반뚜(Đào Văn Tú)는 “면역요법이 궁극적으로 암을 치료하는 것은 아니지만 암의 진행을 억제함으로서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오반뚜 임상시험센터장에 따르면, 60대의 한 폐암환자의 경우, 당초 4~5개월 더 살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면역 관문 억제제,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법을 병행한 결과 종양이 커지는 것을 지연시켰고, 결국 2년을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었다.

그는 “대부분의 암의 경우 다양한 패러다임의 접근법을 병행해야만 효과적이며, 단 한가지 방법만으로 치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PD-L1 단백질을 공격하여 면역세포인 T세포의 공격을 피하게 하는 항체(Pembrolizumab)는 2017년 말 베트남 보건국이 허가한 신규 약으로, 몇몇 병원에서 제한적으로 사용 중이다. 그러나 이 치료제가 정부 후원 보험에서 제외돼 1회당 무려 6000만~1억2000만VND의 치료비가 드는 실정이다.

이밖에 ‘Atezolizumab’, ‘Durvalumab’, ‘Tremelimumab’ 등도 베트남 임상실험을 통과한 면역 관문 억제제들이다.

공식적인 기록에 따르면 베트남에서는 매년 16만4600건의 신규 암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인구 10만 명당 151.4명으로 186개국 중 87번째로 암환자가 많은 국가이다. 암에 의한 사망률은 130위에 올라있다.

국제보건기구는(WHO)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성인 건강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흡연과 앉아서 지내는 생활습관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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