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살인자’ 미세먼지, 베트남은?
‘소리 없는 살인자’ 미세먼지, 베트남은?
  • 정진구 기자
  • 승인 2018.10.19 2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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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9일 촬영한 뿌연 호치민시의 하늘
10월19일 촬영한 뿌연 호치민시의 하늘

최근 몇 년 사이에 많은 한국인들이 미세먼지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사시사철 발생하는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해 야외활동이 줄어들고 공기청정기가 가정필수품이 되는 등 한국의 생활패턴까지 바꾸고 있다.

미세먼지는 피부와 눈, 코 또는 인후 점막에 직접 접촉해 물리적 자극을 유발하고, 크기가 작아 호흡기와 혈관을 통해 인체 곳곳에 영향을 주게 된다. 특히 폐렴, 폐암, 뇌졸중, 심장질환, 천식 등의 질병을 악화시키며, 어린이의 경우 폐성장을 저해하고, 임산부의 경우 저체중과 조산을 초래할 수 있다. 이밖에도 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 등 기저질환도 야기한다. 그야말로 몸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는 ‘소리 없는 살인자’이다.

최근 대기업 주재원으로 베트남 호치민으로 온 이정천(가명)씨는 당분간 미세먼지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다. 동남아 국가들의 공기질이 좋은 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호치민의 미세먼지 농도는 이씨의 예상만큼 낮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외출하고 돌아오면 입이 텁텁하고 목이 칼칼해졌다. 인터넷을 통해 호치민시에 대한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 보니 150이 넘었다. 한국에서라면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져야 하는 수치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AQI(대기질지수) 기준으로 미세먼지 농도 정보를 제공하는 에어비주얼(AirVisual)에 따르면, 최근 열흘간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호치민이 122(㎍/㎥), 하노이가 99㎍/㎥ 였다. (표참조)

특히 호치민의 경우 최근 열흘 중에 3일을 제외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130㎍/㎥이상을 기록했다. 한국기준으로 80㎍/㎥부터 나쁨으로 분류하는 점을 고려하면 호치민의 대기질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 짐작할 수 있다. 동남아 전체를 통틀어서도 호치민 남부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역과 더불어 최악의 수준을 보였다.

지름이 10㎛ 이하인 미세먼지보다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지름 2.5㎛ 이하) 농도에서도 베트남은 안전지대가 아니었다. 10월 1일부터 18일사이, 한국기준 초미세먼지 나쁨수준인 35㎍/㎥ 이상이었던 날은 호치민이 총 8일, 하노이는 총 6일이었다.

 

베트남 건기에 미세먼지 더 기승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은 공장들로부터 발생하는 각종 화학물질 연소와 자동차 배기가스 등이다. 한국은 중국발 미세먼지가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중국동부의 공업지대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넘어와 이것이 대기정체로 쌓이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자체적으로 발생되는 미세먼지가 대부분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호치민시는 인근의 공업지대에서 내뿜는 매연, 그리고 수많은 노후차량이 대기질 악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특히 대형 버스 노후화 비율이 높은데, 호치민시는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예산문제로 계획이 지연 중이다.

특히 본격적인 건기가 시작되는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는 대기의 오염물질이 그대로 정체돼 미세먼지가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 북쪽지방에서는 겨울철 석탄난방 증가에 따른 공기질 악화도 우려된다.

 

미세먼지 대처법과 예방을 위한 노력

미세먼지 농도를 자주 체크하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편이 좋다. 부득이 외출을 해야 한다면 반드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비타민C가 풍부하고 항산화 효과가 있는 과일과 야채를 먹어주고, 물을 자주 마셔 체내 노폐물을 배출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고 해서 집안 환기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적절한 환기를 해주고 실내 물청소를 자주 하거나 식물이나, 공기청정기를 통한 공기 정화를 시키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이밖에도 쓰레기 태우는 일을 자제하고, 나무를 심는 등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개개인의 작은 노력들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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