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의 숨은 승자, 베트남에게 기회 온다
美中 무역전쟁의 숨은 승자, 베트남에게 기회 온다
  • 정진구 기자
  • 승인 2018.10.3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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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에어팟 생산공장, 베트남으로 이전 추진 중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은 이미 지난 2016, 전 세계 누적판매량 10억대를 돌파했다. 지난 해 8월 출시된 아이폰X6300만대가 팔리는 등 그 인기는 여전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아이폰 주변기기 산업도 만만치 않은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애플사에 부품 혹은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들의 수익률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일부 애플 협력사가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이 미국-중국간 무역전쟁의 수혜를 입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애플사의 공식 무선이어폰 에어팟(Airpods)의 중국 제조업체인 고엘텍(GoerTek)은 최근 에어팟의 생산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고엘텍 측은 각 부품업체에 미중무역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베트남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하고 자재를 베트남으로 운송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문의했다.

애플은 고엘텍측과 생산 공장의 베트남 이전을 논의 중이다. 당초 올 연말 새로운 에어팟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내년으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것이 고엘텍의 공장 이전 때문이라는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 동부 웨이팡에 본사를 둔 고엘텍의 중국 탈출은 진퇴양난에 빠진 회사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고엘텍의 에어팟은 애플워치, 그리고 스마트 스피커인 홈팟(HomePod) 등 애플 주변기기와 더불어 미국의 중국산 제품 10% 관세 부과 제품 목록에 포함됐다 마지막 순간에 면제된바 있다.

홍콩 유안타 투자컨설팅 애널리스트인 제임스 웨이는 미중 무역전쟁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국내의 애플 공급업체는 중국 당국의 타겟이 될 수 있다이 회사들은 불확실한 정치적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고엘텍 뿐만이 아니다. 중국 내에서 애플 공식 충전기와 커넥터를 생산하고 있는 대만업체 쳉우에이(Cheng Uei)도 생산거점 이전을 고려 중이다. 베트남 역시 태국, 필리핀 등과 더불어 강력한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쳉우에이의 T.C. 고우 회장은 최근 대만에서 열린 한 산업협회 행사장에서 우리는 생산량을 더 늘릴 계획을 갖고 있으며 베트남, 태국 등에 새로운 생산시설을 검토 중이다. 이 국가들은 다른 신흥시장에 비해 더 발전돼 있고 인건비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쳉우에이 측에 따르면, 모든 생산시설을 당장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 이전 계획을 구체화 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 등 미국 대기업들을 상대로 생산시설을 미국에 돌려주라고 거듭 촉구 중이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은 물론 주변기기의 주요 생산기지를 중국에 두고 있어 중국 의존도가 특히 높다. 인건비 등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우선은 중국을 떠나 베트남 등 동남아 등지로 거점을 옮기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다.

물론 중국의 생산 거점이 베트남으로 대거 이동할 경우, 미국이 그냥 보고만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베트남의 대미 무역흑자는 지난해 384억원으로 세계에서 5번째로 높았던 만큼 미국의 견제가 시작될 수 있다. 실제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말레이시아산 태양광 패널의 대미 수출이 크게 늘자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에 대한 관세도 부과한바 있다. 베트남에게도 비슷한 상황이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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