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디젤 의무 사용비율 상향, 필리핀 코코넛산업에 영향은?
바이오디젤 의무 사용비율 상향, 필리핀 코코넛산업에 영향은?
  • 베한타임즈
  • 승인 2013.08.1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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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연료인 코코넛 오일 수요량 35만MT로 증가, 생산 활발해질 전망 침체됐던 농업부문 활성화,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 원유 수입액 절감효과도



바이오디젤 사용 의무비율 5%로 상향 전망

필리핀 농업부(DA)는 최근 성명을 통해 필리핀 내 석유제품에 적용되는 바이오디젤 의무 혼합비율을 현재 2%에서 5%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은 이미 2006년 바이오연료법(Republic Act 9367)을 제정해 2007년부터 모든 석유제품에 1%의 바이오디젤 혼합을 의무화했으며 지난 2009년 2%로 비율을 늘린 바 있다. 바이오연료를 포함한 필리핀 재생에너지분야 개발 가이드라인인 'PEP(Philippine Energy Plan) 2030'에서 바이오디젤 혼합비율을 2015년 10%, 2025년까지 20%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해 이번 계획 추진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바이오 연료로 활용되는 코코넛 오일

필리핀은 바이오디젤 전량을 코코넛 오일에서 추출해 생산하고 있다. 필리핀은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2위 코코넛 생산국이자 매년 약 14억ℓ의 코코넛 오일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코코넛 오일 생산국 중 하나다. 필리핀 정부는 미래에너지 안보 확립, 농가소득 증대, 농촌고용 창출을 위해 바이오연료 개발을 일찍 수용했으며 코코넛 오일은 바이오디젤 생산에 사용되며 'Coco-Diesel'로 불리고 있다. 코코넛 오일은 코프라(Copra)를 잘게 조각낸 후 이를 압축시켜 생산한다. 코프라는 코코넛의 외부 섬유질 층을 벗겨 낸 너트(Nut) 내부의 과육을 제거해 말린 코코넛 1차 가공품을 말한다.

코코넛으로 생산되는 바이오디젤은 인화점이 150℃로 경유(64℃)보다 불이 잘 붙지 않고, 폭발하기 쉬운 휘발유(-45℃)보다는 안정적이다. 필리핀의 코코디젤은 현재 경유와 코코넛오일의 혼합비율이 98%대 2% 수준이다. 코코디젤은 온실가스인 CO2를 줄이며, 대기오염을 줄여 온난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망 대체 에너지원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코코디젤 사용은 필리핀 코코넛 농가소득 증가와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편으로는 자동차 엔진을 부식시켜 고장을 유발할 수 있으며 저장 시 변질되는 문제가 있고 경유에 첨가제를 투입하는 성격의 변형 에너지원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최대 수출 농산물, 다양한 공산품 제작 원료

필리핀은 코코넛 및 가공품산업이 예전부터 매우 융성했으며 코코넛은 지방 농가의 주요 소득원이자 필리핀 농산물 수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여왔다. 그러나 현재 경작지와 생산량이 지속해서 감소하며 후발국(태국, 인도네시아)에 밀려 경쟁력을 다소 잃고 있다. 코코넛은 따갈로그 언어로 ‘부코(BUKO)‘라고 부르며, 열매 자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쓰임새로 활용되고 있다.

- 코코넛 오일: 바이오연료, 미용, 식용 기름의 원료

- 코코넛 수액: 다양한 음료와 전통술 제조 재료

- 코코넛 잎: 바구니, 모자, 부채 등의 공예품 및 종이 원료인 펄프의 재료

- 코코넛 뿌리: 의약품 및 전통 염료의 원료

- 코코넛 껍질: 섬유질이 포함돼 있어 고급 매트리스 섬유, 자동차 시트 등의 재료

필리핀의 2012년 농산물 수출액은 FOB 기준 36억6211만 달러로 총 수출액의 약 9%를 차지한다. 이 중 코코넛 오일 수출은 7억7797만 달러 규모로 전체 농산물 수출의 21.24%를 차지하고 필리핀 최대 수출 농산물로 전체 농업 생산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전망 및 시사점

필리핀 농업은 현재 국내 소비량에도 못 미치는 식량 생산과 기계화 미비, 인프라 부족 등으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코코넛산업도 반복되는 태풍 피해 및 비효율적인 생산으로 생산과 수출이 매년 일정하지 못하고 불안정한 면을 보이고 있다. CIA Factbook 보고에 의하면 필리핀의 농업부문 경제 기여도는 매년 감소하며 정부는 기반산업인 농업 생산성 강화와 농가 소득 증진을 꾀하고 있다고 한다. 필리핀 농업의 경제 기여도는 2010년 13.9% → 2011년 12.8% → 2012년 12.3%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디젤 의무 사용 비율이 5%로 상향될 경우 현재 필요량의 두 배가 넘는 약 35만MT(Metric Ton)의 생산 수요가 발생해 필리핀 코코넛산업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가 원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가 발생하는데, 코코넛 생산업계는 매년 130억 페소(약 3억 달러)의 원유 수입액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 필리핀 정부는 코코넛 농가의 소득 증가 및 농업부문 발전과 에너지 효율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바이오디젤 의무 사용량을 앞으로 지속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한상(마닐라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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