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버려지는 담배꽁초의 진실  
무심코 버려지는 담배꽁초의 진실  
  • 최정은 기자
  • 승인 2018.12.10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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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오후,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호치민시 7군 푸미흥의 한 아파트에서 시커먼 연기가 피어올랐다. 연기가 아파트 상층부를 뒤덮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고, 크게 번지기 전에 불길이 잡혔다.

 

알려진 화재의 원인은 에어컨 실외기 주변에 버려진 담배꽁초였다. 무심코 버린 담뱃불이 뜨겁게 달아오른 에어컨 실외기에 옮겨 붙으며 화재가 시작됐다. 아파트 베란다 난간의 에어컨 실외기 주변은 수북하게 쌓인 담배꽁초가 나뒹굴고 있었다.

 

이같은 부주의한 행동은 자칫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흡연자들은 누군가 먼저 꽁초를 버리면 그 자리에 같이 버리는 습성이 있다. 한 개비가 불에 완전히 연소되는 시간은 약 15분으로 생각보다 길다.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담배꽁초에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무분별한 담배꽁초 투기로 인한 화재 발생도 문제지만 하수구에 버려진 담배꽁초 역시 골칫거리다. 길거리는 물론 공공장소와 식당에서도 흡연이 자유로운 베트남의 하수구 주변에서 담배꽁초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수구에 가득 찬 쓰레기와 담배꽁초는 폭우 시 도로침수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담배꽁초와의 전쟁


담배꽁초로 인한 환경 피해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담배꽁초 1개가 자연분해되기까지 약 12년이 걸린다. 담배산업은 산림을 황폐하게 하고 수자원을 고갈시키며 토양 산성화 등을 유발하는 등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현재 담배꽁초는 폐기물로 분류돼 소각하거나 매립한다. 한해 최소 수백억 개의 담배꽁초가 땅에 묻히며, 이는 썩지 않고 쌓여가고 있다. 한 환경단체에 의하면 이렇게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전 세계적으로 한 해 3조7000억 개로 추정된다고 한다.
 
국제연합(UN)은 해양 미세 플라스틱 문제의 가장 주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담배꽁초라고 밝혔다. 꽁초 속 필터에 들어있는 '셀룰로스아세테이트'라는 플라스틱 물질은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돼 해양 생태계를 오염시킨다.
 
100% 재활용이 가능한 담배꽁초


환경오염을 부르는 주된 원인인 담배꽁초는 알고 보면 ‘100%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이다.

 

 현재 미국,프랑스,호주 등 선진국에서는 담배꽁초 재활용 열기가 뜨겁다. 담배꽁초는 퇴비와 플라스틱, 건축 자재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도심에 1만 개의 전용 수거함을 설치하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프랑스는 거둬들인 담배꽁초를 100% 재활용해 필터는 플라스틱으로 재생산하고, 필터를 뺀 나머지는 퇴비로 이용하며 순환 경제를 실천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호주에서는 담배꽁초를 이용해 아스팔트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 호주 멜버른 소재 로열 멜버른 공대 아바스 모하제라니 박사 연구팀은 “아스팔트에 담배꽁초를 혼합하면 강도가 높아진다”며 “많은 교통량에도 견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전도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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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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