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현의 잉글리시] 미드가 들린다 34회
[우보현의 잉글리시] 미드가 들린다 34회
  • 베한타임즈
  • 승인 2018.12.1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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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crazy
이거 개판이구먼

필자가 대학 강단에 섰을 때의 일이다. 하루는 수업 중에 '이거 개판이네요'를 영어로 표현할 사람 없냐고 물었더니 대다수 학생들이 수군거리며 주위의 눈치만 살폈다. 마침 그중 누군가 손을 들며 하는 말, This is a dog table! 그러자 옆 친구는 한술 더 떠서 개판이면 개가 여러 마리가 있어야 되니까 These are dogs table이라고 해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수업 중이던 모든 학생들이 박장대소했다. 비록 이것에 대한 바른 표현은 모르더라도 최소한 그들이 한 말이 틀렸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다. 영어회화의 어려움이 바로 이런 것이다.


한인학생 한명이 미국인 친구와 주먹이 오고 가는 싸움을 하였는데 몇 대 맞은 것이 억울했던지 '너 두고 보자'를 한다는 것이 한국식으로 See you again이라고 해서 놀림거리가 된 적도 있다. 이 식대로 하면 Good bye(안녕, 잘 가)가 영영 잘 가라는 이별인사가 될 법하다. 그러니 결국 그 학생은 실컷 얻어맞고 조심해서 가라는 인사를 한 것밖에 안 된다. 이의 바른 표현은 You'll pay for this someday이다. 즉 언젠가는 이것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게 되리란 것이다.


'이거 개판이네요' 역시 dogs table이 아니라 This is mad 혹은 This is crazy라고 한다. crazy는 '미친' 말고도 '개판, 엉망진창'의 뜻도 가지고 있다.


우리와 표현법이 다른 문장을 또 예로 들면 It's an open and shut case도 있다. 열고 닫히는 경우로 해석하기보다 불을 보듯 뻔한 경우를 그들은 이렇게 표현한다. 또 Don't go home and kick the dog도 집에 가서 개나 차지 말라는 말로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 가서 눈 흘기지 말라'는 표현이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표현 I'll eat my hat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내 모자를 먹겠다? 아니다. 이것은 우리식의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는 말이다. 곰곰이 뜯어보면 의미는 알아차릴 수 있지만 표현법은 우리와 상당히 다른 예로 볼 수 있다.


영어공부에 관용어 표현이 전부는 아니지만 이런 표현을 많이 알아두면 그만큼 회화에 도움이 된다.


Speak of the devil 역시 그 어디에도 호랑이는 없지만 '호랑이 제 말하면 온다더니'가 아닌가.
 

우보현 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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