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해 12월 20일은 한국과 베트남이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은지 4년 째 되는 날이었다. 4년새 양국 교역량은 FTA 이전보다 2배 이상 늘었을 정도로 두 나라는 경제적으로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 한국 정부는 중국, 베트남과 각각 FTA를 발효했다. 당시만해도 한국 내에서는 한-중 FTA에 대한 관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최근 몇년 사이, 중국 사드 사태와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 리스크가 증가한 반면, 베트남이 중국을 대체하는 신흥 시장으로 인정받으며 지금에 와서는 한-베 FTA 효과가 가시적으로 더 많이 부각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양국간 교역 규모는 FTA 발효 직전인 2014년 303억4200만달러에서 지난 해 11월말까지 626억900만달러로 이미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한국과 교역 중인 국가 중 베트남은 2015년 이후 4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FTA 이전 8위에서 껑충 뛰었다.
한국의 베트남 수출은 올 11월말 기준 445억2900만달러, 수입은 180억8000만달러로 아직까지 대 베트남 무역 흑자 폭이 크지만, 베트남 제품의 한국 수입도 전년 대비 22%나 늘어났을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세다. 베트남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2014년 11위(점유율 1.5%)에서 2018년 11월말까지 7위(3.7%)에 올라있다. 한편 한국의 베트남 시장 점유율은 중국에 이어 2위다.
특히 FTA 이후 농산물 교역 증가가 눈에 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발행한 ‘한·중, 한·베트남 FTA 발효 4년, 농축산물 교역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베트남 농·축산물 수입액은 14억7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34.4%, FTA 발효 전보다 무려 125.9% 증가했다. 한국 농·축산물의 대 베트남 수출 역시 2018년 약 4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대비 19.6%, FTA 발효 전보다 52.6%나 늘었다.
2019년부터 베트남 맥주 관세 0%
2019년 한국과 베트남의 교역은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2019년부터 한-베 FTA에 따라 수출품목은 품목분류번호(HS) 8단위 기준으로 47개, 수입품목은 10단위 기준 134개 품목의 관세가 완전 철폐된다. 수출품목 144개, 수입품목 57개 품목의 관세율도 단계적으로 인하된다.
수출입업체들은 올해부터 관세율이 완전히 철폐되는 품목 가운데 세율차가 큰 FTA 주요 수출입 품목들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수출하는 품목 중 유리제품, 영상재생기기, 주방 및 식탁용품, 그라인더 등에 대한 관세가 완전 철폐된다. 지난 2018년까지 해당 품목의 관세는 5∼8% 였다. 아울러 3000cc 이상의 승용자동차, 자동차부품, 차량용 엔진, 커피메이커 등이 지난 해에 비해 세율이 3∼6.8% 인하된다.
한국이 수입하는 베트남 품목의 경우 맥주, 멸치젓, 조기(생선), 표고버섯, 위스키 등의 관세가 지난 해 4∼6%에서 올해 0%로 철폐된다.특히 경쟁력을 지닌 베트남 맥주의 한국 시장 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밖에도 한국으로 수출하는 과실 칵테일, 두리안, 파인애플, 망고, 파파야 등 베트남 과일류의 세율도 3∼5% 인하된다.
FTA 세율 철폐 및 인하에 따른 FTA 활용 실익품목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관세청 YES FTA 포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