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으로 여행가는 의원님들’ 외유성 연수의 현실
‘세금으로 여행가는 의원님들’ 외유성 연수의 현실
  • 베한타임즈
  • 승인 2019.01.19 0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와 지방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 연수가 잇따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국회 본회의가 열린 지난 해 12월 27일, 회의에 불참한 채 베트남 다낭으로 출장을 떠나 큰 비난을 받았다. 일정 대부분이 현지 여행지 답사로 이루어진 것이 문제였다.

 

경북 예천 군의원 중 한 명은 해외 연수 중 폭력행위를 저지르기도 했다. 미국과 캐나다로 연수를 간 예천 군의원 일부는 가이드를 폭행하고, 도우미가 나오는 노래방을 찾는 등 온갖 추태를 부렸다.

 

여론은 크게 악화됐다. 알맹이 없는 해외 연수 및 출장으로 국민 세금만 낭비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는 부랴부랴 의회외교활동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켜 외유성 논란이 자주 제기되는 특정현안 외교와 의원연맹의 외국방문에 대해 사전에 타당성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지적이 많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핵심 국가로 떠오른 베트남은 최근 들어 국회 및 지방의회 의원들이 자주 찾는 나라다. 베한타임즈는 외유성 연수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의원들의 베트남 현지 코디네이터로 활동한 A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국회의원들이나 지방의회 의원들의 베트남 연수를 몇 번이나 함께했나?

2017년 9월 호치민 출장을 온 국회의원 4명을 가이드를 했다. 그것이 처음이었고, 지난 해에는 지방의회 시의원 10여명을 모시기도 했다.

 

일정은 누가 짜나?

보통 우리가 패키지 관광 일정을 보내주면, 그쪽에서 공식적인 일정 한 두 건을 끼워 넣는 식이다. 2017년 국회의원들의 경우, 공식 일정으로 당시 열린 한국 관련 행사 참관이 전부였고, 나머지는 전부 외유성이었다. 2018년 시의원들이 왔을 때는 4박5일 일정이었고 호치민시 인민위원회 간부와 10분 면담 했고, 인사차 영사관에 들러 사진 찍고, 한국 식품 현황 점검한다며 한국마트에 가서 쇼핑하고 온 것이 전부다.

 

그래도 명색히 공무인데, 일반적인 여행과 다른 점은 전혀 없나?

관광이라는 말 대신 견학 혹은 참관이라는 단어만 쓸 뿐 다른 점은 전혀 없다. 누가 봐도 그냥 보통 관광이다. 심지어 마사지를 다녀온 뒤 보고서에 ‘의료산업 탐방’이라 쓴다고 하는데, 혀를 내둘렀다.

 

유흥을 즐기는 경우도 많았나?

두말하면 잔소리다. 가라오케와 2차는 필수라고 보면 된다. 간혹 안하는 분도 계신데 아주 드물다. 전체 일정 중 하루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일부 시의원들은 4일 내내 2차까지 소화하더라. 나이도 지긋하신데 정말 대단한 체력이었다.

 

연수비용이 모두 국민들의 세금인데, 의원들의 돈 씀씀이가 큰가?

비용에 그렇게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식당을 고를 때는 가격을 따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기 돈이라면 그런 식으로 쓰지 못했을 것 같다.

 

의원들로부터 갑질이나 불합리한 지시를 받은 적은 없었나?

다행히 나는 심각한 갑질을 경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늦게 일어나 일정을 꼬이게 만들거나, 가라오케 후 2차를 가면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게 하는 등 배려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외유성 연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어떤가?

자기 돈으로 여행 오는거라면 누가 뭐라고 하겠나. 출장이나 연수라는 명목으로 와서 가라오케가고, 마사지 받고, 이런 비용이 전부 출장비에서 나오는 것 같은데, 이는 분명 세금 낭비라고 생각한다. 일부 여행사들이 이런 외유성 연수를 조장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편집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