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수도, 과거 탕롱(Thăng Long)으로 불리던 하노이의 서쪽에는, 오래 전부터 역사적 자취와 문화적 가치를 지닌 곳으로 알려진 도아이(Đoài)라는 지역이 있다. 이곳에는 무형, 유형 문화재들이 가득하다. 도아이 지방은 신령한 혼이 깃든 곳이며, 소박하지만 정취가 있는, 풍경 역시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아마 봄 한 철을 다 보내도 도아이의 문화 유적지를 모두 둘러보는 데에는 부족할 것이다. 일단 도아이의 중심지, 선떠이(Sơn Tây)의 역사 유적들부터 시작해 보자. 이곳은 베트남의 유일한 돌성이자, 도아이 지방만의 독특한 군사 건축물이다. 1822년 도아이 지방의 특별한 암석인 옹(ong) 돌로 만들어진 이 성은, 비록 현재 그 모습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지 못하지만,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성문이나 성벽을 통해 건축 예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여행객들은 이 역사적 발자취가 가득한 공간에서 푸른 나무, 금붕어 떼가 유유히 헤엄치는 맑은 호수를 감상하며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감동의 연장선으로, 도아이의 가장 유명한 마을 중 하나인 드엉럼(Đường Lâm)으로 봄나들이 여정을 이어가보길 추천한다. 선떠이와 마찬가지로, 드엉럼 또한 몇백 년 이상 된 옹 돌로 만들어진 여러 채의 독특한 건축물들로 가득하다. 현재까지 드엉럼은 베트남인 마을만의 특성들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마을의 문과 400년도 더 된 오래된 나무는 마을의 상징이 되었다. 이 문 뒤에는 마을 길을 따라 옹돌로 만들어진 벽과 오래된 건축물들이 늘어서 있다.
그 중 몽투(Mông Thụ) 사원은 드엉 럼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축물 중 하나이다. 이 사원은 다이바이(Đại bái)와 허우꿍(Hậu cung)이라는 두 개의 큰 건물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 두 개의 큰 곁채를 지니고 있다. 여기에는 구름과 하늘을 나는 용의 그림이 장식되어 있다.
사원은 기와 지붕으로 덮여 있고, 집채 위의 기둥에는 정교한 4령(용, 기린, 거북, 봉황) 조각이 새겨져 있다. 드엉럼 사람들은 사원이 용의 머리에 위치해 있다고 믿으며, 측면에 위치한 두 개의 오래된 우물은 용의 눈으로 여기고 있다.
사원의 문 앞에는 넓은 마당이 펼쳐져 있는데, 마을을 향해 여러 갈래의 길이 나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교통의 요지라 볼 수 있다. 또한 이곳은 마을 행사 때마다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기도 하다. 음력 1월 첫째 날부터 열흘째 되는 날 중 드엉럼을 방문한다면, 여러 전통 축제들과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드엉 럼 주민들은 마을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며, 항상 손님들을 환대할 준비가 되어 있다. ‘두 왕의 땅’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신성한 땅, 드엉럼 마을을 대표하는 두 영웅인 풍흥(Phùng Hưng)과 응오귀엔(Ngô Quyền)과 관련된 유적들을 소개하는 일에도 무척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남쪽 다리–북쪽 절–도아이 사원’이라는 말이 보편적으로 퍼져 있는데, 이 땅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되는 사원들을 살펴보자. 몽투 사원, 쭈귀엔(Chu Quyến) 사원과 떠이당(Tây Đằng) 사원은 도아이 지방의 가장 특색 있는 세 개의 사원으로 꼽힌다. 떠이당 사원은 민간 예술가들의 손길이 고스란히 남아있으며, 16세기 건축 당시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또한 득탄딴비엔(Đức Thánh Tản Viên)- 불사자로 여겨지는 베트남 민간신앙의 성인-을 떠이당 사원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용, 새, 꽃 등과 농경사회 속 마을주민들의 생활 환경을 조각해낸 1300 개의 나무 조각들도 감상할 수 있다.
떠이 당 사원과 마찬가지로, 쭈귀엔 사원 또한 대표적인 용 조각을 비롯한 여러 나무 조각 예술들로 유명하다. 이 정교한 조각들은 손재주 좋은 예술가들에 의해 만들어져 매우 생동감 있고, 신성한 힘과 기백 또한 흐르는 듯 하다.
이처럼 도아이 지방에서 우리는 불교의 절과 신사, 사원 등을 통해 영적인 요소들을 엿볼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 터이(Thầy), 미아(Mía), 떠이 프엉(Tây Phương), 트람지안(Trăm Gian), 흐엉(Hương) 절 등이 유명하다.
[베트남뉴스 TTXV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