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니 필드 감독, 다큐멘터리로 세상을 말하다
코니 필드 감독, 다큐멘터리로 세상을 말하다
  • 베한타임즈
  • 승인 2019.05.1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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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상 후보와 에미상 수상자인 코니 필드 감독이 자신의 최신작인 ‘미라이의 내부고발자(The Whistleblower of My Lai)’ 홍보를 위해 베트남을 방문했다.  다큐멘터리는 1968 꽝응아이성(Quang Ngai) 손미(Son My) 마을에서 일어난 미라이 학살 현장을 우연히 목격하고 이를 저지하려했던 젊은 군인  톰슨의 눈을 통해 미라이 (My Lai)에서 일어난 비극을 주제로 하는 오페라 제작 과정을 다루고 있다.

‘미라이의 내부고발자’ 이야기
 

하노이에서 열린 ‘미라이의 내부고발자’ 특별 시사회에서 감독인 코니 필드를 만났다. 필드 감독이 베트남에 오기 며칠 전 완성된 이 영화는 아직 공식적으로 개봉하지 않았다. 필드 감독은 미라이 학살 50주기를 기리기 위해 만든 다큐멘터리를 베트남에서 최초 상영하기로 결정했다.


필드 감독은 사석에서 작곡가인 조나단 버거가 밀라이 학살에 대한 오페라 공연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영화 제작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필드 감독은 1969년 다른 미국인들처럼 미라이 학살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지만, 조나단 버거에게 듣기 전까지 휴 톰슨이 누구인지도 몰랐다. 필드 감독은 베트남전 반전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미라이 힉살에 관한 오페라 공연과 톰슨의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게 됐다.

 

‘미라이의 내부고발자’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인간의 삶의 모습과 감정을 담았고 다큐멘터리와 오페라를 조합한 독특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한 사람의 일생에서 일어난 중요한 사건을 통해 인간성의 선악을 표현했다. 육군 헬리콥터 조종사인 휴 톰슨이 베트남에서 일어난 미라이 학살 사건 목격과 이에 대한 폭로가 주 내용이다.
 

작곡가 조나단 버거와 오페라 극작가인 해리엇 체스먼이 창작한 오페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악4중주단 ‘크로노스 쿼텟’, 테너 린데 에커 그리고 베트남 음악의 거장, 반안보 (Van-Anh Vo)가 음악을 맡았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톰슨이 암으로 죽어가는 마지막 생과  40년 전에 일어난 사건을 이해하려고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그의 모습이 묘사된다.

창작자들과 연주가들에게 있어 베트남 전쟁이 갖는 의미와 휴 톰슨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해가 작품 속에 스며들어 있다. 미군에 의해 500명 이상의 베트남 민간인이 학살당한 사건을 통해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지고 미군의 도덕성에 대한 의문을 품게 했던 역사적인 순간을 생생하게 포착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음악이라는 장치를 통해 영화 전반에 걸쳐 높은 예술성과 감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낸다. 서양음악과 베트남 전통악기가 어우러져 전쟁 중 베트남인들이 겪었던 아픔과 배신자 취급을 받은 톰슨의 심리적 트라우마를 묘사하는데 도움을 준다.

 

손미 마을의 무고한 피해자들을 구하고자 했던 휴 톰슨, 헬리콥터 기관총 사수 래리 콜번, 그리고 기장, 글랜 안드레오타의 노력을 통해 인간성에 대한 메시지를 보여준다. 미라이 학살의 아픈 장면들 속에서도 결과와 상관없이 살인을 멈추고 진실을 말하고자 했던 한 병사의 모습을 통해 용기의 아름다움도 엿볼 수 있다.

 

하노이와 호치민시에서 상영회가 열렸고, 깊은 감동을 받은 베트남 젊은이들은 영화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화를 통해 전쟁의 역사를 이해하고 느낄 수 있었다는 평이 많았다.

 

사회 다큐멘터리 영화의 선구자
 

영화계에 발을 들이기 전, 코니 필드 감독은 반 베트남전 운동가로 활약했다. 1967년부터 1973년까지 그녀는 보스턴, 워싱턴D.C 그리고 뉴욕에서 많은 시위를 계획하면서 다양한 기관들과 함께 일했다. 그녀는 또한 제 2세대 페미니즘 운동 당시 여성 운동을 조직하기도 했다.

1970년, 뉴스릴(Newsreel, 뉴스영화)이라는 단체와 함께하면서 그녀는 사회운동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 배급했다. 그 후 필드 감독은 뉴욕으로 이주해 다큐멘터리와 장편 영화 보조 편집자로 일했다. 1975년 그녀는 사회적으로 깨어있는 장편 영화를 만드는 영화 단체와 일하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다시 이주했다.


필드 감독은 자신이 영화제작자가 된 이유에 대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랑하고 영화야말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매개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필드 감독은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이야기들을 소개하는 것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사회운동에 참여할 당시, 그녀는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많은 것들, 특히 전 세대가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켰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

 

필드 감독의 첫 작품은 ‘여공 로지의 삶(The Life and Times of Rosie the Riveter)’이었다.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남성을 대신해 공장에서 일했던 여성들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전쟁이 끝난 직후 여성들은 직장을 잃었고 다시 저임금을 받는 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1980년 9월, 이 영화는 당시 가장 주목 받던 영화제 중 하나인 뉴욕 영화제에서 초연됐다. ‘여공 로지의 삶’은 전 세계 영화제를 돌며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 상영됐다. 이 영화는 20개의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 학교에서 교육용으로 사용되고 있을 정도다.


그녀는 자신의 회사 클래리티필름(Clarity Films: http://www.clarityfilms.org/index.html)을 설립했고 계속해서 일본, 브라질, 남아프리카, 영국, 호주, 덴마크,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영국 그리고 미국 등 30개 이상의 국가에서 상영된 수 많은 영화들을 제작했다.


필드 감독은 가장 뛰어난 사회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존 그리슨 상을 받았고, 존 사이먼 구겐하임 재단의 회원이자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의 회원이다.

 

그녀는 현재 미국의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고 신디사이저를 발명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부클라(Buchla)’와 헝가리에서 발생한 역사 날조를 담은 ‘기념탑(The Monument)’도 제작하고 있다.

 

[베트남 픽토리알/V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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