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사관 공용 PC에 담긴 개인정보
영사관 공용 PC에 담긴 개인정보
  • 정진구 기자
  • 승인 2019.05.14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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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 심각, 명의도용 범죄로 연결

주 호치민 한국총영사관 2층 민원실에는 공용 PC가 한 대 설치돼 있다. 민원인들을 위한 정보 검색과 각종 양식을 프린트하는 용도다.

지난 8일 기자는 이 PC를 사용해 봤다. 그런데 바탕화면에 한 교민의 비행기 E티켓 문서가 버젓이 떠있었다. E티켓에는 일부 개인정보가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PC 내 다운로드 파일에는 또 다른 비행기 티켓 구입 정보, 그리고 베트남인의 여권 이미지 파일 2건이 들어있었다.

이번에는 구글 이메일을 열었다. 한국인 이모씨가 이메일을 검색한 후 로그아웃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이씨의 모든 이메일 뿐 아니라, 구글 설정을 통해 그의 개인 정보를 제약없이 열람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비밀번호 교체까지도 가능했다.

영사관 공용 PC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기자가 우연히 발견한 것은 아니었다. 그간 많은 교민들로 부터 해당 PC에 있어선 안 될 정보들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은 후 직접 확인한 것이다.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었던 셈이다.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사례로 볼 수 있다.

 

누군가 영사관 공용PC로 이메일을 검색한 후 로그아웃을 하지 않았다

 

범죄로 연결될 수 있는 개인정보 유출

한국에서 개인정보 보호 문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이슈화 돼 왔다. 현대사회에서 모든 개인정보가 IT를 통해 관리되고, 기술적 문제와 개인들의 부주의함으로 정보 유출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은 범죄로 연결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정보 유출은 명의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누군가가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도용해 갖가지 계약을 체결하는 범죄 유형이다. 대포차, 대포폰, 대포통장이 모두 명의도용에 해당된다.

이런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철저히 관리해야함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특히 해외에 거주하는 교민들의 경우, 한국에 있을 때보다 개인정보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해외에서 개인정보가 유출 돼 국제범죄에 악용된 사례는 셀 수 없을 정도다.

개인정보 제대로 관리하는 방법은?

온라인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사례를 살펴보면 범죄자들에 의한 해킹보다 개인의 부주의로 인한 경우가 훨씬 많다. 인터넷을 사용하거나 각종 사이트에서 로그인을 할 때 계정 관리를 꼼꼼하게 해야 한다. 컴퓨터에 계정 정보를 저장해 두는 일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계정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바꿔주는 것만으로도 해킹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

특히 앞서 언급한 호치민총영사관 공용 PC처럼 여러사람이 사용하는 컴퓨터에서는 가급적 자신의 계정 로그인을 자제하고 사용 후에는 반드시 로그아웃을 해야 한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메신저 서비스는 더 쉽게 스미싱이나 보이스 피싱으로 연결될 수 있다.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단체톡방을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되기도 한다. 최근 많은 교민들이 이용하는 한 단체톡방에서 습득한 분실여권 등을 찾아주려는 의도로 개인정보를 그대로 올리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이름 외에 생년월일, 주민번호, 여권번호 등을 가리고 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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