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문화유적지 냐롱의 보존과 발전
공동문화유적지 냐롱의 보존과 발전
  • 베한타임즈
  • 승인 2013.05.2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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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민족 마을의 심장, 냐롱

 냐롱(Nha Rong)이란 때론 개인들이 거주하는 집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소수민족들의 중심이 되는 공동회관을 일컫는 말이다. 서부 고원지대 꼰뚬(Kon Tum) 지역에 위치한 냐롱은 민족 마을의 심장이라고 알려져 있다. 낀(Kinh)족의 궁전들과 같이 서부 고원지대 마을의 냐롱은 그 민족의 중요한 사건들과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 마을 사람들은 농촌 생활에서 매우 중요시하는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공동생활 중심지인 냐롱을 매우 신령하고 중요한 장소이자, 마을의 권력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따라서 냐롱을 발전시키고 보존하는 일은 그 마을 소수민족들뿐만 아니라, 꼰뚬 지방정권 또한 항상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다.



 

 

 

신들이 주재하는 장소 냐롱

꼰뚬 지방의 소수민족들의 잠재의식 속에서 냐롱의 중요성은 이들이 그것을 어떻게 생 각하는가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그들은 냐롱은 마을의 권위와 풍족함, 부귀를 보여주며, 높은 건물의 내부는 신들이 주재하는 장소이며, 하늘과 인간의 중간 공간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마을의 모든 심령 활동들은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모든 냐롱은 신령한 물건을 두는 장소가 있어야 하고, 지붕 꼭대기에는 반드시 아름다운 꽃, 태양 등의 무늬와 모형으로 장식을 해야 한다. 어느 마을이나 냐롱이 있어야 하고, 냐롱이 없는 마을은 바나(Ba Na)족처럼‘여자의 마을’로 여겨지게 된다. 이렇게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냐롱은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나,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 의해 지어질 자리가 결정되는데, 보통 마을의 중심지에 가장 먼저 지어진다. 그 후 마을 사람들은 냐롱을 둘러싸서 본인들의 집을 짓는데, 이때 집의 입구가 냐롱 쪽을 향하게 짓는다. 이러한 전통은 아주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져왔지만 지금은 이와 같은 방식을 고수하는 마을이 매우 드물다.



냐롱, 어떻게 결정하나?

마을의 족장 (A Xep)의 말에 따르면, 마을이 다른 곳으로 옮겨져야 하거나 마을 사람이 많아져 주거 공간이 부족해졌을 때 마을을 옮기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장소를 찾고, 적합한 장소를 찾고 모두가 동의했을 시에는 그곳에 냐롱을 짓는다고 했다. 만약 냐롱을 짓는 기간 동안 사람이 다치거나, 나쁜 일이 생기지 않으면 신이 허락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때서야 새 족장을 뽑고 그곳으로 마을을 옮긴다고 했다. 마을 주민의 말에 따르면 냐롱은 그저 평범한 한 채의 집이 아니라 신성한 건물이라고 했다. 이것은 아마 마을 주민들 자신이 직접 땀방울을 흘려가며 마음과 힘을 다해 지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 채의 냐롱을 짓기 위해서는 여러 해 동안의 긴 과정을 걸치고, 모든 마을 주민들의 힘을 동원하여 협동해야지만 완성할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이 바로 소수민족들의 마음속에 늘 서로를 위하고 돕는 공동생활이 새겨져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다.

각양각색의 냐롱

문화연구원들에 따르면, 북서부 고원지대의 냐롱은 매우 특별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지어지고 민족들에 따라 불리는 이름 또한 다양하다고 했다. 낮고 작은 냐롱은 보통 지에뜨링(Gie Trieng)민족의 것이고, 쎄당(Xe Dang) 사람들의 것은 높고 재력 있게 보인다. 반면 바나(Ba Na)족들의 냐롱은 어머니처럼 부드럽지만 위엄 있고, 쟈라이(Gia Rai)족의 냐롱의 지붕은 푸른 하늘을 향해 도끼날처럼 시원하게 뻗어있다.

요즘의 많은 마을의 냐롱 내부에는 그 공헌을 기리기 위해 호찌민의 사진이나 나라의 국기를 걸어 놓고, 또한 마을의 규정이나 소망 등을 적어서 걸어놓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신앙적인 활동들뿐만 아니라 매주 국기에 대한 경례, 단체들의 활동, 공표식 등 다양한 일들을 주최한다. 이곳에서 열린 많은 활동들이 성공적이고 효과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마을 사람들이 모여 회의하고 국가정책에 대해 의논하고 논쟁하는 곳으로 쓰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각 기관들에 의해 영화, 예술 공연을 상영하는 등, 새로운 문화 활동들도 많이 열리고 있다.



공동체 속의 중심 냐롱

냐롱이 주는 이러한 소수민족들의 단결된 공동 사회의 모습과 의식의 중요성을 발견한 문화체육관광부는 1999년부터 조사를 진행해 그 지역 모든 곳에 냐롱을 짓기로 결정했고, 같은 시기 지방인민위원회에서도 21곳의 소수민족 마을에 냐롱을 짓고 보수할 것을 지시했다. 덕분에 현재 588개의 소수민족 마을이 있는 이 지역에 575채의 냐롱이 세워졌다. 한 채를 짓기 위해 필요한 금액은 2억~8억 동임에도 불구하고, 보조금은 한 채당 700만 동에서 1500만 동만 지급되었기 때문에 이는 마을 사람들이 직접 마음을 모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따라서 현재 꼰프롱(Kon Plong)현에는 100%, 닥또(Dak To)현에는 98%, 꼰뚬(Kon Tum)시에는 약 96%의 마을들에 냐롱이 세워져 있다.

북서부 고원지대의 여러 지역을 다니다 보면, 여기저기에 세워진 냐롱들은 푸른 하늘을 향해 솟아있는 도끼날, 또는 바람에 흘러가는 돛단배 같이 보인다. 그곳이 바로 징 소리와 종소리가 아름답게 울려 퍼지기 시작하는 곳이며, 서부 고원지대 땅의 영혼과 호흡이 담긴 장소이다.


[베트남통신사_글: 시탕(Sy Thang)기자 , 사진: 베트남통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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