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권이 뭐예요?" 콘텐츠 무단사용의 그늘
"지식재산권이 뭐예요?" 콘텐츠 무단사용의 그늘
  • 정진구 기자
  • 승인 2019.07.02 12: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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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한타임즈 캠페인] 법과 정의가 서는 한인사회

몇 년 전 미국 LA의 한국식당은 유명 한국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활용했다. 간판은 물론, 각종 브로슈어, 메뉴판에까지 이 연예인의 사진을 썼다. 1년 후 해당 연예인은 초상권 무단 사용으로 이 식당을 고소했다. 식당주는 사전에 어떠한 계약도 맺지 않고 사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한인사회에서 이 같은 초상권을 포함해, 저작권, 상표, 특허, 디자인 등 각종 지식재산권 침해 사례가 빈번하다. 해외니까 괜찮을 것이라는 인식으로 아무런 죄의식 없이 법을 위반하고 있다.

한국의 한 유명 외식 프랜차이즈 대표 A씨는 베트남에 왔다가 황당한 장면을 목격했다. 자신의 프랜차이즈와 똑같은 콘셉트의 식당이 호치민시의 대형 몰에서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었는데, 단순히 메뉴와 인테리어만 모방한 게 아니라, 식당에서 사용 중인 광고용 사진까지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간판만 바꿔달면 곧바로 우리 프랜차이즈로 전환이 가능할 정도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식당에 정식으로 항의를 했지만 식당주는 묵묵부답이었다.

교민사회에 콘텐츠 저작권에 대한 개념도 취약하다. 개인 블로그의 글과 사진은 물론, 저작권 보호를 받는 언론사, 출판 콘텐츠 등까지 마구잡이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일부 한인 광고지들은 유명작가의 칼럼과 카툰, 그리고 한국 언론매체의 뉴스도 사전 허가 없이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는 현실이다.

베트남에서 발생한 대표적인 저작권 위반 사례를 꼽자면 코비TV를 들 수 있다. 코비TV는 국내 저작권이 있는 63개 채널의 방송 콘텐츠를 정당한 허가 없이 실시간 중계와 VOD(Video On Demand·다시 시청하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신료를 챙겼다. 경찰 조사 결과, 코비TV는 호치민시 푸미흥 등에 현지 사무실을 개설하고, 한국에서 전송받은 방송 신호를 현지 방송에 맞게 전환해 불법 송출해왔다. 한때 코비TV는 호치민시와 하노이시에서만 2만 가입가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코비TV 대표 김모씨는 한국에서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코비TV가 법의 심판을 받았지만 여전히 호치민시에는 10여개의 불법 한국방송 서비스가 난립하고 있다. 상당수 교민들은 이러한 방송 서비스가 불법인지 모르고 6개월, 1년 수신료를 선지불하고 있다. 만약 불법 서비스가 단속돼 방송이 끊기면 이미 지불한 수신료는 보상받기 어렵다. 코비TV 단속 당시 많은 교민들이 이러한 피해를 입은바 있다.

이 같은 불법업자들은 해외에 나와 있는 교민들에게 고국의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당위성을 내세우지만 이를 통해 적잖은 수익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행위는 결코 합리화 될 수 없다.

이러한 지식재산권 침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피해를 입은 지재권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베트남에서는 지재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아직까지 소송보다는 행정적 강제를 통한 해결이 더 효과적이다. 앞서 코비TV사례처럼 불법을 행한 업체가 한국 내에 기반이 있다면, 이를 파악해 한국서 법적 대응을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각 지역 코트라 무역관에 설치돼 있는 해외지식재산센터(IP-DESK)를 통해 침해 대응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베트남 정부도 점차 지재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보호방안을 고심 중이다. 이미 지난 해 한국은 베트남 지식재산권 단속기관과 함께 'IP 보호 협의회'를 구성하고, 위조상품 정보와 같은 지식재산권 단속 정보를 상시 교환하는 협약을 맺었다.

무엇보다 한인들 스스로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을 강화해야 한다. 최근 베트남의 IPTV 업체 중 하나인 보라TV는 한국 방송사들과 정식 라이센스 계약을 추진하며, 그간의 콘텐츠 무단 사용에 대한 보상을 진행 중이다. 합법화로 가기 위한 첫 발을 뗀 것이다.

*베한타임즈 신문과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한국언론사 콘텐츠는 해당매체와 제휴계약, 혹은 사전허가를 통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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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배 2019-07-02 15:27:36
교묘하게 다른 사람 기사를 버무려 사용하고는 마치 자신들은 취재 기사만 쓰는 척, 광고기사 광고용 사례를 마치 진짜 좋아서 취재하는 것 처럼 기사 쓰는것도 역시 나는 괜찮다죠. ~~ 누가 누굴 뭐라고 할 자격이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