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을 인정하자’
‘다름을 인정하자’
  • 정진구 기자
  • 승인 2019.07.16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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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 폭행사건으로 보는 행복한 다문화 가정을 위한 소통법 
베트남 이주여성 폭행 동영상 캡쳐화면

얼마 , - 다문화가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한국에 거주하던 베트남 이주여성이 한국인 남편으로부터 심한 폭행을 당한 사건이다. 피해 여성이 몰래 촬영한 폭행 영상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베트남은 물론, 한국 내에서도  공분을 일으켰다.  

 

올해 전반기까지 결혼비자(F-6비자) 취득한 베트남 여성은 3000여명. 대행업체들의 난립으로 나름 심사를 강화했음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번 폭행사건으로 국제결혼에 대한 어두운 면이 부각되고 있는 분위기다. 온갖 차별과 폭행, 그리고 신부를 사고파는 결혼 대행업체의 불법 사례까지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여성과의 국제결혼 전체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의 사례만 보고 국제결혼 자체를 이상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사회경제적으로 유례없이 친밀해 지고 있는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에서 다문화 가정이 기여한 부분이 적지 않다. 다문화 가정의 2세들도  나라 미래의 주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호치민시 -베가족협회 심상원 회장은 “국제결혼을 하고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여성만 9만명이 넘는다. 간혹 발생하는 가정폭력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크게 알려질 , 대부분의 - 커플은  살고 있다. 일반적인 한국인 부부 사이에도 이런 사건은 얼마든지 일어난다. 한국 내에서 - 가족에 대한 편견이 생각보다 심하다 지적했다.

 

서로의 언어와 문화 이해해야

 

이번 긴급 체포된 가해 남편은 취재진의 질문에 “언어가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다보니 감정이 쌓였다. 다른 남자들도 마찬가지일 이라고 말했다. 어떤 말로도 폭력은 정당화   없다. 그러나 실제로 - 국제결혼의 가장  장애물은 언어이다.

 

한국인들이 중고등학교를 거치며 의무적으로 배우는 영어가 아닌, 생소하기만한 베트남어라서 의사소통은  힘들어진다.

 

부부가 서로의 언어를 배우려는 의지는 그래서 중요하다.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적어도 국제결혼을 선택했다면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 의사소통이 원활해진다면 서로 간에 생길  있는 오해가 줄어들게 되고  나아가 가정폭력도 예방이 가능하다.

 

베트남 여성과 결혼한 권모씨는 “나이 들어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 무척 힘들었지만 함께 매일 사전 펴놓고 공부하면서 베트남어를 배웠고 서로를   이해할  있게 됐다 말했다.

 

언어만으로 모든 갈등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과 베트남은 같은 유교문화를 갖고 있지만 생활방식과 정서는 많이 다르다.

 

다문화 가정은 부부간에 배려가 필수적이다.

가깝게는 음식부터 그렇다. 베트남 여성과 결혼해 10년째 호치민시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씨는 “부인은 라면에도 고수 같은 향이 강한 허브를 넣어먹는다. 나는 고수를 입에도 대지 못해 처음에는 아주 불편했다 회상했다. 그러나 이후 서로의 기호를 존중해 주기 시작했다. 김씨는 “나도 고수를 먹어보려 노력했고 부인도 점차 요리에 허브를 빼기 시작하면서 접점을 찾았다 말했다.

 

남녀 평등적 가사문화와 국민성의 차이도 무시할  없다. 특히 베트남 여성은 한국 여성에 비해 가족 부양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보니 이런 부분에서 갈등이 자주 발생한다. 많은 한국 남성들이 결혼 과정에서 베트남 처가를 물질적으로 돕는 경우가 많은데,  약속을 지키지 못해 결혼생활이 파탄 나는 사례도 흔하다.

 

2  베트남 여성과 결혼한 조모씨는 “결혼을 앞두고 지방에 있는 처갓집은 새롭게 수리해 주기로 했는데, 결혼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를 지키지 못했다.  때부터 부인과 다툼이 잦아졌다 토로했다.

 

이런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이해와 배려가 필수다. 앞서 언급한 김모씨의 경우처럼, 그는 베트남의 음식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였고 결국에는 상대의 변화도 이끌어낼  있었다. 보통의 한국 부부도 이해와 배려를 통해 간극을 줄여나간다. 국적이 다른 부부라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결혼의 목적도 순수해야 한다. 대행업체를 통해 신부 얼굴   보고 결혼을 결정하는 한국남성, 그리고 영주권을 얻기 위해 아버지뻘 남자와 결혼하는 이주여성에게 결혼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국제결혼을 통해 무엇인가를 얻으려는 의도보다는, 순수한 사랑이 부부 관계를 지탱해 준다면  어떤 다름도 극복할  있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주여성과 결혼하는 남성 가운데에는 결혼을 행복의 시작으로 여기지 않고, 그동안 결혼하지 못했던 아쉬움과 외로움을 보상받으려는 사람이 존재한다. 더구나 성숙된 세계시민의식이 부족하다면 이주여성에 대한 편견을 가지기 쉽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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