쩨(Chè)와 함께 여름철 더위를 이겨내자
쩨(Chè)와 함께 여름철 더위를 이겨내자
  • 베한타임즈
  • 승인 2019.07.2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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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몽 쩨(chè bưởi; 자몽 껍질, 코코넛, 녹두로 만든 달콤한 음료)는 건강하고 맛있는 베트남의 대중적 간식거리다.

쩨란, ‘여러 재료가 들어간 다양한 종류의 단 음료’를 일컫는다. 주로 칡가루로 만든 끈적끈적하고 투명한 액체에 물과 설탕을 섞어 만든 후 사탕수수, 검은콩, 밥(cơm), 연꽃씨, 녹두, 토란 또는 고구마를 섞고, 그 위에 알록달록한 젤리와 잘게 썬 코코넛을 얹는 형태다.

단맛을 줄이고 재료가 골고루 섞이도록 얼음을 갈아 내면 더운 여름에 딱 맞는 최고의 간식이 된다. 달콤함에도 불구하고 살 찔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는 대표적인 간식이 바로 자몽 쩨이다. 베트남 자몽은 혈중 지방 수치를 낮출 뿐만 아니라, 자몽 쩨이 주원료는 즙이 가득 찬 속살이 아닌 녹색 껍질 밑에 있는 흰 속살이기 때문이다.

쩨는 만들기 쉽지 않고 시간이 상당히 걸리지만, 직접 해먹어 보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만한 간식으로 손색없다. 요리 방법은 이렇다. 먼저 자몽의 녹색 껍질을 벗겨내고 스폰지처럼 생긴 흰 부분을 분리한 후, 작은 정육면체로 조각내어 약간의 소금으로 간을 낸다. 그 후 약 5시간 동안 물에 담가 쓴맛이 없어지고 바삭 해질 때까지 헹군다. 끓는 물에 조각낸 자몽을 넣고, 삶는 즉시 얼음으로 채운 빈 그릇에 담그면 바삭하고 쫄깃한 맛까지 더할 수 있다. 그 후 설탕을 묻혀 살짝 튀기면서 젓가락 등으로 볶는다. 이 과정에서 뜨거운 팬에 약간의 타피오카 전분을 올리고, 자몽 조각이 앞뒤로 덮이도록 골고루 섞어준다. 볶은 후 나머지 타피오카 전분도 넣어 튀김옷을 씌운다.

자몽 조각을 만드는 과정이 가장 중요한 단계인데, 처음 시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쓴맛을 없애는데 실패하거나 모양을 망가뜨리곤 한다. 남은 과정은 흔히 알고 있는 일반적인 국물 요리방법과 대체로 비슷하다. 껍질 벗긴 녹두를 부드러워질 때까지 찌고, 전 단계의 자몽 조각과 함께 타피오카 전분과 설탕을 섞은 물에 넣어 걸쭉해질때까지 저어준다.

호안끼엠(Hoàn Kiếm)에 거주하는 응웬티또느(Nguyễn Thị Tố Như)씨는 어릴 적부터 하이바쯩(Hai Bà Trưng) 거리에 있는 한 디저트 식당의 자몽 쩨를 즐겨왔다고 한다. 다양한 종류의 달콤한 간식을 파는 다른 식당과는 달리, 그 곳에서는 오직 자몽 쩨만을 판다.응웬티또느씨는 “이곳의 자몽 쩨는 다양한 재료를 맛볼 수 있고, 너무 달지 않다”며 “나는 자몽 쩨를 참 좋아하는데, 여름의 더위를 식히고 건강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자몽 조각들이 쫄깃쫄깃하고 부드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디저트 식당의 주인 응웬티레(Nguyễn Thị Lê)씨는 25년째 꾸준히 자몽 쩨를 만들어 왔다. 다양한 종류의 쩨 중 자몽 맛이 가장 만들기 복잡하다고 한다. 응웬티레씨는 녹두의 부드러운 질감을 내기 위해 두번씩 찐다는 특유의 비법을 공개했다. 그는 “특히 자몽을 다룰 때는 조금만한 실수로도 요리 자체를 망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과정을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쩨에는 다양한 토핑이 들어가는데 쩐처우(trân châu)로 불리는 펄은 쩨의 인기 토핑 중 하나이다. 마치 진주같이 생긴 작고 동그란 젤라틴 쌀 덩어리로, 속에는 작은 코코넛 조각이 들어있다. 쩨는 맛깔스런 비주얼로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맛과 질감을 한번에 맛볼 수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Christy Lim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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