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를 위한 글쓰기 2] 자기소개서, 재료 준비가 먼저? 아니 전부다!
[입시를 위한 글쓰기 2] 자기소개서, 재료 준비가 먼저? 아니 전부다!
  • 베한타임즈
  • 승인 2019.08.15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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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는 입시의 첫 단추이다. 

입시에서 자기소개서는 첫 단추이다. 첫 단추를 빠르고 정확하게 잠그는 것이 결정적이다. 입시는 사실 그 시작이 끝이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고도 끝 단추가 제대로 맞추어지는 것은 어불성설이니까. 어쩔 수 없다. 입시에서 성공하려면 자기소개서를 반드시 잘 써야만 한다. 오늘부터는 입시를 위한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무엇부터 접근해야할 지 망설이는 수험생들을 위해 알고 보면 재미있는 무궁무진한 자기소개서 레시피를 소개해보려 한다.

 

  요리를 하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먼저 재료를 준비한 후 재료를 레시피에 맞게 요리(지지고 볶고 튀기고 찌고 끓이고)하면 완성이다. 요리가 미완성이거나 완성은 했지만 맛이 없거나, 맛은 있지만 보기 좋지 않다면 어떨까? 내가 손님에게 요리를 대접한다고 상상해보자. 적절한 그릇에 보기 좋게 담긴 요리를 눈으로 보고 즐기고, 코로 맛있는 향을 느끼며 비로소 입으로 맛보았을 때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순식간에 남김없이 뚝딱 비워낸다면 요리는 성공이다.

 

 자기소개서라는 요리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다시 지난 글을 기억해야 한다. 목적은 합격, 독자는 입학사정관이다. 여기서 우리는 ‘입학사정관’을 반드시 이해해야한다. 손님의 입맛을 고려하지 않은 요리가 입맛에 맞을 확률은 희박하다. 입학사정관은 내가 가고자 하는 대학을 홍보하는 사람이다. 우리 대학에 혹은 우리 학과와 전공에 가장 적합한 인재를 정확하게 선별해내야 하는 것이 그들의 핵심임무이다.

 

내가 그 대학이 원하는, 당신이 찾고 있는 바로 그 인재라는 것을 빠르고 정확하게 설득해야만 하는 것이다. 막연하게 나에 대한 정보를 나열해놓은 자기소개서는 아무런 매력을 느낄 수 없다. 나를 설명하는 글이 아니다. 설명문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내가 바로 그 사람이라고 주장해서 입학사정관을 설득해 내야하는 논설문이다. 심지어 그 수많은 경쟁자들보다 내가 여기 있다고 빠르게 그들의 뇌리에 박혀야 내가 합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자기소개서는 두괄식이나 양괄식이어야 할 것이다. 그들에게 별 의미 없는 나의 정보를 중언부언하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내가 왜 합격하고 싶은지 미괄식으로 써봤자 합격이라는 목적에서는 멀어진다.

 

 현재 한국에서 대학에 가기 위한 입학 전형은 350가지가 넘는다. 그 수많은 전형을 다 알 필요는 없다. 매년 리뉴얼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년도 입학전형을 꼼꼼히 비교해서 봐야 한다. 어느 부분이 어떻게 전년도와 달라진 것인지 알아야 입학사정관이 어떤 인재를 진정으로 원하는 지 알아낼 수 있다. 입학전형은 입학사정관이 나에게 보낸 유일한 메시지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들이 보낸 그 메시지를 적확(的確)하게 해득해 낸 그가 바로 합격의 영광을 맛볼 수 있다. 내가 목표한 그 대학, 그 학과의 웹사이트는 물론, 대학의 교육이념, 학과의 교수진에 대한 정보, 최신 기사, 전공 시간표, 그 대학만의 역사, 문화, 인물 등 요리의 재료가 될 수 있을만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장을 보러 시장에 가서 요리 재료를 고르고 구입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다른 수험생보다 더 효과적으로 입학사정관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나를 알릴 핵심적인 글 재료를 찾아야만 한다. 그것이 최신 트렌드일수도 있고, 전통의 그 무엇에서 일수도 있다.

 

 재료 준비가 단순한 시작이라고만 생각하면 위험하다. 예를 들어 국악을 세계로 널리 알릴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글로벌 인재를 찾고 있는 입학사정관이 옛 모습 그대로 국악의 전통을 고수하고 선인들의 발자취를 계승하겠다는 문장을 첫 줄에서 만난다면 어떨까? 결국, 입학사정관의 정곡을 찌르면서도 허를 찌르는 자기소개서의 재료를 찾는 일은 합격을 위한 시작인 동시에 사실 상 전부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첫 줄에서 실패하면 사실상 끝이다. 첫 줄부터 갸우뚱한 자기소개서를 끝까지 집중해서 읽을 리 만무하다. 심지어 그들이 읽어내야 할 자기소개서가 내 글 이외에도 산더미인데 말이다. 첫 수저를 뜨자마자 맛없다고 느낀 음식을 남기지 않고 기분 좋게 끝까지 먹었다는 손님을 본 적이 있는가. 철저히 그들의 관점에서 재료를 떠올리고 찾고 구성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그 누구도 생각 해내지 못한 참신한 글이라고만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튀기만 하고 알맹이 없는 글이 되기 십상이다. 나를 합격시키지 않으면 당신은 인재를 놓친 것이라는 핵심을 담되, 그들이 나를 궁금하다고 여겨야 한다. 자기소개서의 유일한 목적은 나를 면접하고 싶게 만들면 성공이며, 첫 줄의 목적은 두 번째 줄을 읽고 싶게 만들면 성공이다. 바꿔 말해 그들이 첫 줄을 읽자마자 눈을 떼지 못하고 끝까지 순식간에 읽어 내려간다면 그것은 이미 나를 만나고 싶다는 반증이다. 음식이 나오자마자 손님이 접시를 깨끗이 비워내 듯이 말이다. 맛있는 자기소개서를 위한 재료 찾기. 합격을 위한 시작이며 전부이다.

 

국어융합교육콘텐츠연구소 한결可치 대표 김한결 

cozyz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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