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주 신임대사 인터뷰
전대주 신임대사 인터뷰
  • 베한타임즈
  • 승인 2013.07.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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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각 대표: 오랫동안 호찌민에 사시다 대사님으로 부임하셔서 새로운 중임을 시작하셨는데, 소감을 부탁드린다.

전대주 대사: 나는 베트남에서 사는 것이 좋았다. 법인장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생활하는 것 보다 이곳에서 사는 것이 훨씬 경쟁력 있는 삶이라 생각했었다. 한국에서 100의 노력을 들여도 10에서 15의 효과 밖에 내지 못한다면 베트남은 150 또는 200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임하다보니 코참 설립에 참여하고 제2대 회장으로 역할하기도 했고, 제13기 민주평통 평회원으로 들어와 제14기 베트남지회장, 제15기 베트남 협의회장 직을 맡으며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봉사했었다. 하지만 내가 대사가 되기 위해 누구에게 청탁한 바 없다. 이 직이 청탁하거나 부탁한다고 될 일인가? 나조차도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운 일이었지만, 나에게 부여된 '소명' 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소명' 이란 종교적인 말로 그저 하늘에서 어떤 일을 잠시 맡겼다는 뜻이다.

외교관 생활을 하지 않았던 내가 정통 외교관 길을 걷기 위해 흉내 내며 시간을 보낸다면 그건 아닌 것 같다. 대통령님이나 외교부에서 민간인인 나를 대사로 발령한데는 뭔가 새로운 뜻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내가 잘 할 수 있는 차별성이 뭔가를 고민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목표가 '국민행복' 이다. 해외에 사는 국민도 이에 해당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베트남에서 사는 교민들이 좀 더 윤택하고 행복할 수 있는 길, 교민의 권익이 향상되도록 노력하는 데에 내 역할이 있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 영사업무에 대해 대통령님의 언급도 있으셨지만, 교민들에게 가장 적절한 맞춤형 서비스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겸손한 자세로 많이 듣겠다. 들으면서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판단하고 실행해 나가겠다.



쩐티칸번 부사장:베트남에서 대사는 정통외교관만이 되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새롭게 시도하는 것이 신선하게 여겨진다. 정통외교관들은 전문성과 경험이 풍부하지만, 경제 부분이나 현지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에는 다소 부족할 수도 있다. 특히 베트남과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경제 관계의 중요성을 갖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대사님의 장점이 있으신 것 같다.

전대주 대사: 나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투자법인도 운영해 보았으니 베트남 경제에 대한 이해와 현장 경험은 있다고 하겠다. 과거 플라스틱협회의 베트남 대표로 국제회의에 참석하여 발표 해 본 경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모든 것을 하는 것은 아니다. 대사관에 다양한 영역의 업무 전문가들이 있고, 업무 시스템도 있으니 이를 가동하면서 내 경험을 살린다면 좀 더 효과적일 것이라 기대해 본다. 나는 베트남이 상당히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기다려왔다. 기대하는 것보다 발전이 더딘 것 같지만 18년 전을 되돌아 보면 정말 놀라운 발전이 있었다. 내 경험을 살려 경제부분에 좋은 일들이 더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두 나라 간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일방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면 그 관계는 오래가지 못한다. 일방적 이익이 아닌 양국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하나 하나 전개해 나갈 것이다.

아무래도 이곳에서 오래 살았으니 현지 사정에 대한 이해를 더 많이 갖고 있을 것이다. 대사 교육을 위해 한국에 가 있는 동안 다양한 실무에 대한 이해와 논의를 위해 각 부처 장관들과 실무책임자를 만나려고 했었다. 국회가 개원중이라 많은 분은 만나지 못했는데, 나중에 여성가족부에서 연락오기를 "꼭 뵈려고 했는데 못 뵈어 아쉽다" 고 했다. 아마도 내가 이곳에 오래 살았고, 그래도 민간인 출신이니까 편하게 생각하고 다문화 가정 문제 등을 상의하려고 했었던 것 같다.

김홍업 지사장: 현재 베트남에서는 한국과의 무역적자 문제와 FTA 협상에 대해서 중요한 이슈로 여기는 것 같다.

전대주 대사:무역적자 문제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투자 기업들이 물건을 제조하기 위해 원부자재를 한국에서 수입하여 들여오고, 만든 물건은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수출하기 때문에 표면적으로 무역적자가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어쨌든 일방적으로 한쪽으로 기우는 것은 좋은 것은 아니다. 앞으로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가져 갈 장점 있는 게 무언지 잘 찾아보아야 한다.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은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좋은 물건을 한국으로 들여가는 일이다. 오늘 아침에도 집 사람이 '하노이에 오니 검은깨가 싸면서도 너무 좋다'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베트남의 좋은 농산물을 한국으로 수출하는 것은 양국가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부족한 농산물을 중국에서 가져왔는데, 우리 국민은 여전히 식품 안전성에 대해 의심을 갖고 있다. 이를 고려한다면 앞으로 농산물 수입처를 베트남으로 대처할 수 있다면 양국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FTA문제도 양 국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일방에게만 이익을 주는 협상은 결국 오래가지 못한다. 정부지침도 이러한 방향에 따라 베트남도 유익하도록 협력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게 아니라 먼 장래를 위해 더 좋은 구도를 계획하자는 것이다.

김홍업 지사장: 요즘 베트남 근로자들이 한국으로 갈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주변에서 많이 묻는다.

전대주 대사: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 중 하나이다. 베트남 불법체류자들이 수치상으로 너무 높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를 줄이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안다. 조만간 베트남노동부 차관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 가 있는 근로자들이 계약이 종료한 후 베트남으로 제대로 돌아와 주어야 다시 그 수자만큼 베트남 근로자들이 다시 갈 수 있는 것인데, 한국에서 불법체류자들로 정체되고 있으니 이곳에서 갈 수 없는 문제까지 오게 된 것이다.

김종각 대표: 민간에서 선임되신 특임대사님이시니 우리 기업과 교민들의 사정을 깊이 이해하시고 계시고, 대사님도 여러 번에 걸쳐 교민들의 권익신장을 강조하셨기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전대주 대사: 물론 권익신장이라는 말만 해서 되는 일은 아니다. 베트남 정부를 향해 노력해야 하는 부분들도 있고, 한국 정부에서 지원해 주어야 하는 부분도 있다. 특히 베트남 정부에게 한국 투자기업과 교민들의 권익신장을 주장하기 위해 우리가 규범을 준수하거나 지켜야 하는 일들도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진행하여야 하는지는 상황에 따라 하나씩 파악하며 실천하겠다.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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