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요리가 탄생하기까지의 긴 여정
장어요리가 탄생하기까지의 긴 여정
  • 최정은 기자
  • 승인 2019.08.23 20: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어 요리 중 하나로 튀긴 장어를 고수와 곁들어 쌀과자 위에 얹어 먹는 요리가 하노이의 꽌르언쑤응헤 식당에서 제공된다.

요리 하나가 우리 앞에 놓이기 까지 농장에서 식탁까지 긴 여정이 펼쳐진다. 하노이의 '응에안성 장어요리 음식점'(Quán Lươn Xứ Nghệ)에서 제공하는 요리만큼 많은 거리와 시간을 거쳐 식탁에 오르는 요리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이 레스토랑의 요리사 쩐시푹(Trần Sỹ Phúc)씨는 신선한 장어를 활용한 다채로운 음식을 선보인다. 비교적 오래된 장어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그가 요리한 음식을 맛보면 금방 잊혀 질 것이다.

쩐시푹씨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을 매우 자랑스러워 한다. 그는 "장어 요리에 대한 열정이 고향의 음식을 사람들에게 알리기로 마음먹은 계기였다"며 “모든 장어는 응에안성(Nghệ An)에서 공수했으며 요리에 함께 들어가는 나머지 재료들도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쩐시푹씨는 "장어는 전국 어디에나 잡을 수 있지만 응에안성에 가장 풍부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 아버지를 따라 논밭에서 일을 하곤 했는데, 아버지는 장어를 잡기 위해 항상 옆구리에 작은 바구니를 끼고 다니셨다. 그래서 우리 집에는 늘 장어가 넘쳐났다“고 회상했다.

그는 "우리는 굳이 장어를 찾으러 다닐 필요도 없었다. 주변에서 장어를 그저 주우면 될 뿐이었다. 그래서 응에안성 농부들은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장어 요리에 대한 노하우가 많다"고 말했다.

매일, 농장에서부터 식탁까지 300Km정도 여정이 시작된다. 이른 아침, 푹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했던 방법 그대로 응에안성의 논에서 장어를 잡는다. 장어를 오토바이에 싣고 수도까지 배달하는데, 최대 5시간까지 걸릴 수 있다.

장어들은 초저녁 호앙응옥팍(Hoàng Ngọc Phách)거리에 있는 푹씨의 식당에 도착한다. 배달된 수백 마리의 장어는 그날 아침 논밭에서 헤엄쳤던 그 모습 그대로 싱싱하게 살아 있다.

저녁 식사를 위해 전날 아침부터 준비해 둔 양념, 허브, 향신료를 혼합하여 장어 요리를 준비한다.

푹씨는 "우리는 장어를 요리하는 고유의 방법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요리에 대한 열정“이라며 "재능은 두 번째“라고 덧붙였다. 이어 "장어는 다른 재료보다 요리하기가 어렵고 훨씬 더 정교한 과정이 필요하다. 장어를 요리할 때 사용하는 향신료는 중부 지방만의 특색이 있어 고향으로부터 양파, 고추 등을 모두 구해야 향미가 제대로 잡힌다"고 설명했다.

그의 레스토랑에 꽉 들어찬 많은 손님들의 얼굴은 행복함으로 가득했다. 손님들의 표정만 봐도 그의 요리에 대한 만족도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푹씨는 “장어는 고단백 건강 음식으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다”며 “밭에서 일하느라 지쳐있는 농부들에게 훌륭한 에너지원이 된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