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제관계 전문가, 베트남 동해 안보 상황에 대해 말하다
한국 국제관계 전문가, 베트남 동해 안보 상황에 대해 말하다
  • 베한타임즈
  • 승인 2019.08.2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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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NA 한국특파원 만흥 기자(사진 왼쪽)가 한국지정학연구원 이웅현 원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베트남 국영통신사(VNA)의 한국 특파원 만흥(Mạnh Hùng) 기자는 베트남 영해에서 중국의 해상 활동에 대해 한국지정학연구원 이웅현 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국제관계 전문가로서 베트남 동해의 현재 안보 상황과 중국의 의도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한다면?

내가 아는 한, 이 지역에서 중국의 해양지질조사선 활동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5년 전 중국은 최초로 석유 굴착 장치를 가지고 베트남 땅에 침입했고, 지난 7월 3일에는 중국 지질국 소속의 석유탐사선 하이양디지(Haiyang Dizhi) 8호가 베트남의 배타적 경제 수역과 베트남 동해 대륙붕을 침범했다. 중국 석유 굴착 장치의 첫 침입은 특별한 국제적 이슈가 되지 못한 채 베트남 내에서만 격렬한 반중 시위를 촉발시켰다. 그러나 올해 일어난 이 사건은 베트남의 정부와 국민 모두를 화나게 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까지 중국의 강압적 행위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 사건을 통해 중국은 동해에 대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경제적인 갈등을 빚고 있는 최근의 미중 관계에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결과로 중국 경제는 계속해서 침체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고, 중국 정부는 일부 어려운 외교 상황에서 대중의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중국 민족주의를 내세우는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이 사건에 대한 중국의 정치군사적 의도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파라셀 군도에서 스프래틀리 군도까지 약 25~30개의 군사 전초기지를 세워 주변국들보다 정치군사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 지역의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한다는 사실은 베트남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의 협상에서 많은 외교적 이점을 줄 것이다. 중국의 의도는 ‘가상현실(VR)을 통한 국익증진’, ‘해상영토, 군사적, 경제적, 외교적 이익과 인정을 위한 투쟁(헤겔철학)’에서 비롯된다고 하는데, 특히 신흥 강대국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를 모두 추구하고 있다.

 

Q. 해상에서 항공과 항해의 안전과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법적체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 나는 국제 영토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 국제법의 능력과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국민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는 네이키드 파워나 군사력에만 의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국가들 간의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국제규범을 인용, 활용, 사용하려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동해에는 일반적이고 전통적인 자유항행법 외에도 안보와 평화를 위한 법적 체계가 존재한다.

스프래틀리 군도의 최서단 암초인 뱅가드 뱅크는 ‘해양 요새’라고 불리는 베트남의 DK1 석유 굴착 장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베트남의 배타적경제수역(EZZ) 200해리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UN해양법협약(UNCLOS)이 정한 배타적경제수역(EZZ)은 하노이 정부가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법적준거체계가 된다. 비록 중국 정부가 UNCLOS 규정에 대한 이의를 제기해왔지만, 베트남과 더불어 동해 주변 국가들이 모두 동의한 것처럼 중국이 고집하는 동해 9단선은 다른 국가들이 모두 인정한 국제법적체계라고 말할 수 없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는 2016년에 중국이 주장하는 9단선에 대한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으나, 중국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PCA는 다른 국제법원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결정을 강압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힘이 없다. 이것이 우리가 때때로 경험하게 되는 국제규범과 법적 판단의 한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법적체계는 강대국의 불법적 행위를 비난하고 세계 여론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Q. 향후 동해의 보안 상황과 관련된 발전을 예측해본다면?

중국의 살라미전술과 베트남 국민들의 분노가 존재하지만 베트남 정부의 합리적이고 현명한 정책적 대응을 고려할 때, 무력적인 충돌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정치인들은 특히 이와 같이 대중들의 항의를 불러일으키는 위기 상황에서 해당 사건을 심각한 대립이나 갈등으로 확장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위기관리는 정치인의 중대한 덕목이다.

한 국가가 ‘그들의 영역’이라고 주장하는 지역에 침입하거나 관심을 보일 때, 그들의 행동은 비록 극단적인 선까지 올라가진 않지만 자칫 반복적인 패턴을 만들기 쉽다. 이것이 살라미전술 혹은 그레이존 전술이다. 이런 전술은 그 지역의 안보 상황을 위협해 해당 국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데, 이런 종류의 전술은 가까운 미래에 이 지역에서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Q. 베트남 당국이 뱅가드 뱅크와 더불어 동해에 정당한 주권과 국익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중국과 국경을 1200Km 공유하고 1979년 중국과 전쟁까지 겪은 베트남은 전략적인 위협과 관련해 내성이 높은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매우 위험하고 충돌 가능성이 높았던 2개월간의 대치 기간이 끝났을 때, 중국은 결국 물러났다. 이것이 앞으로 베트남이 외교적으로, 전략적으로 취해야 할 현명한 태도다.

국가의 안보와 주권을 위협하는 국제 위기 상황에서 국가가 취해야 할 가장 중요한 태도는 전략적이고 이론적으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인데, 이 태도는 국제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으며 규범적으로 더 강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나 국제적으로 합법적인 지역의 주권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논쟁을 준비하면서, 학자들은 이 지역의 관련 해양사를 조사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가끔은 펜이 칼보다 강한 법이다.

[베트남뉴스 TTX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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