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상선약수(上善若水)와 레이아웃      
[칼럼] 상선약수(上善若水)와 레이아웃      
  • 베한타임즈
  • 승인 2019.09.03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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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규 모델의 레이아웃은 효율이 좋을까?’

‘신설 호치민시 공장의 생산라인은 어떻게 설치해야 하나?’

‘현 생산라인은 흐름이 좋지 않고 생산성이 떨어지는데 어떻게 하지?’

‘다품종 소량생산이라 모델 교체가 많은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공장을 운영하고 생산활동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은 수십 번씩 이런 고민에 회사에서든 집에서든 맘 편히 다리 뻗고 잠을 청해본 적이 드물 것입니다.

효율 좋은 레이아웃과 공장 내 물류 흐름의 문제는 생산을 지속하는한 영원한 숙제 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등장하기도 하고, 밤새워 정보들을 입력해 분석해 봐도 뭔가 마음에 들지 않스니다. 주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봐도 2%의 부족함을 채울 수 없어 도면을 들여다 보고, 또 다시 현장에 나가보기도 하면서 열심히 스트레스는 쌓여만 갑니다.

프로기사 이세돌을 꺾은 ‘알파고’에게 라도 물어봐야 하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들기도 하고, 초조한 가운데 공장은 준공되어 갑니다. 결국 결론은 하나 밖에 없습니다. 조금은 부족한 것 같지만 이제까지 우리가 고민해 온, 우리의 노하우가 쌓여있는 레이아웃을 적용하게 됩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산뜻한 공장을 오픈하여 높으신 분들과 외부인사들을 초청하여 자랑도 해보지만, 조그맣게 들려오는 한 마디에 억장이 무너집니다.

‘신 공장이라는데 달라진 것이 없네!’

‘깨끗하기는 하네, 돈 많이 들었겠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지금부터 다시 고민해 봅시다. 물론 완벽한 100점짜리 레이아웃은 있을 수가 없고, 현재는 완벽할 것 같지만 4 M이 살아 숨쉬다 보니 시간이 조금만 흘러도 단점들이 나타나게 되어 변경을 거듭하게 됩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 -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은 것이다.’ 라는 뜻으로,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며, 장애물이 있으면 휘감아 돌아가고, 저 하류의 지저분한 것들 까지도 정화해 가는 물이야 말로 가장 도(道)와 유사한 것 이라는 노자사상의 핵심 단어 입니다. 

레이아웃 이야기 중에 갑자기 웬 동양사상 강의인가 하고 의아해 하겠지만, 이런 물(水)의 흐름이야 말로 생산 현장의 레이아웃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물이 고이고 결국에는 썩어 가듯이, 라인의 흐름에 문제가 발생하면 수많은 재고가 쌓이게 되고 운반과 핸들링(Handling)이 생기며, 리드타임이 길어지고 곳곳에서 대기와 낭비가 발생하게 되므로 항상 마음 속 깊이 새겨 두어야 할 단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공장 LAYOUT IMAGE

 

일반적으로 기업 현장의 레이아웃을 지도하다 보면 U-LINE 이나 CELL LINE 등의 도입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들 라인이 효과가 크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장점을 받아들이고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의 특성을 감안하여 우리에게 적합한 고유의 레이아웃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 나아가 모든 자재와 제품의 흐름이 투입 단계에서부터 출하단계에 이르기까지 물(水) 흘러가듯이 거침없고 원활하게 진행되는 흐름 생산방식을 접목시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중견기업의 레이아웃을 관찰해 보면 외관상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다 보니, 다소 지저분해 보이는 복잡한 유틸리티용 배관 시설들을 눈에 잘 띄지 않는 바닥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장을 들어서는 순간 일견 깨끗해 보이고, 잘 정돈된 듯 보이지만  배관에 의해 라인과 라인 사이의 서브(Sub) 통로들이 막혀 잠시만 서서 지켜보게 되면, 물류의 흐름이 상당부분 꼬이고 순간적으로 각종 자재들이 통로에 적치되는 현상을 목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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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은 무한하고 100점짜리 레이아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개선이 용이하도록 각종 배관류 들을 천정에 설치하여 필요한 때에 언제든지 설비를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 물류의 이동이 바닥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해야 합니다.

 

레이아웃 구상시 또 하나 심각하게 고려하여야 할 부분이 바로 통로 입니다. 일반적으로 설비의 크기, 작업자 배치, 기둥의 간격, 스페이스(Space), 유틸리티의 흐름, 천정의 높이, 출입구나 엘리베이터의 위치, 방화벽, 기타 각종 제약 조건들을 고려하여 설계를 하고 맨 마지막에 공간을 활용하여 통로를 확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뜻 생각하기엔 최상의 레이아웃을 설계 한 것 같지만, 실제 운영시 직선 통로가 확보되지 않아 물류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고,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매우 답답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효율적 이면서도 멋있는 레이아웃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출입구를 중심으로 한 주(Main) 통로를 확보하고, 위에 언급된 제약조건들을 검토하여 배치한 후 작업 특성이 다른 영역 사이에 간이통로를 확보하게 되면 의외로 효율적이면서도 멋있는 레이아웃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을 때, 바둑판 모양의 잘 정돈된 공장 모습을 갖출 수 있고, 물(物)의 흐름도 물(水)이 흘러가듯 자연스러운 모습을 갖추게 되어 최상의 레이아웃을 형성할 수 있게 됩니다.

 

레이아웃의 구상은 물류와 함께,

물류의 효율화는 레이아웃과 동시에,

물(物)의 흐름은 물(水)이 흘러가듯…

 

베한타임즈 이노베이션센터 정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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