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를 위한 글쓰기 6] 차이가 의미를 만든다.
[입시를 위한 글쓰기 6] 차이가 의미를 만든다.
  • 베한타임즈
  • 승인 2019.10.0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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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과 김군이 면접을 보러갔다. 12년 학창시절을 동기동창생으로 보내고 내신과 수능 등급도 같았으며 같은 대학, 같은 학과, 같은 전형에 지원했다. 최종결과는 김군은 불합격, 김양은 합격이었다. 생각보다 이런 케이스는 여럿 있다.

자, 그럼 여기서 궁금한 것은 ‘왜?’이다. 학생기록부에서의 교과, 비교과, 수상기록, 동아리활동, 봉사, 독서 기록에서 뚜렷한 차별점이 있었을까? 성별의 차이일까? 면접 태도? 아니면 자기소개서 때문일까? 두 학생의 결정적인 차이는 도대체 무엇일까? 끝내 수험생은 이유를 정확하게 찾지 못하고 결과를 받아들어야 한다. 누구도 이유를 설명해주지도, 분석해주지도 않는다. 각자 짐작하고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내년을 기약해야 할 뿐이다.

이 때문에 입시전문코디, 학습컨설팅 이라는 이름으로 사교육 시장에서 사업을 하는 부류까지 생겨났다. 그들 역시 ‘왜?’에 대해서 속 시원히 대답해 줄 수 없을 것이다. 입시 주체인 대학이 대외적으로 공시하지 않는 정보를 낱낱이 알아낼 수는 없지 않겠는가. 모두가 공유하는 정보는 의미가 없다. 소수만 알고 있는 정보는 늘 비싼 법이다.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정보라고 인식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수험생은 핵심정보를 알면 합격 할 수 있을까? 단언컨대 아니다. 입시에서의 결과는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기계가 처리하는 일은 투입의 조건이 일정하면 한결같은 결과를 도출해 내지만,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은 진행하는 과정 속에서 변수가 따르게 마련이다.

그러면 변수가 있는 일은 예측할 수 없을까? 얼마든지 예측가능하다. 예측자의 총체적인 직·간접적 경험과 객관적 자료를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미래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고등학교에서 내신4등급, 수능3등급의 고3학생이 A대학 A학과의 A전형에 지원하려할 때, 그간의 A고등학교에서의 역대 지원자들의 입시전적과 승률을 토대로 다방면에서 분석을 하면 될 것이다. 지원적합도가 안정권, 적정권, 위험권인지 미리 예상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다만, 누구든 어느 대학에 지원을 할 때 안정권에 하향지원을 하기보다는 위험권에 상향 지원하여 커트라인을 찍으면서 합격의 영광을 마주하기를 바랄 것이다. 상향지원을 했지만 최종합격을 한 경우에 우리는 예측이 맞아떨어졌다고 한다. 안정적으로 하양지원을 해서 합격했을 경우에 진정 가치 있는 예측으로 평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입시에서 최고의 합리적인 예측은 어떤 것일까. 성공 확률에 대한 확신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어떻게 보완해서 뛰어 넘을 것인가에 대해 또렷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어떤 차이로 당락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인지 짚어낼 수 있어야 한다. 바로 그 차이가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시 현장에서는 공교육이든 사교육이든 혼란만 가중시키는 결과 분석을 내놓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에 수험생들의 혼란이 가중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입시전문가가 오늘 처음 만난 나에 대해서 100% 정확한 분석과 예측을 해 주리라는 기대는 접어두는 것이 좋겠다. 우리가 꼭 입시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이 차이를 찾는 것이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매년 리뉴얼되는 300개가 훨씬 넘는 각각의 입시전형을 전부 꿰뚫는 일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아마 전문가 집단에게도 그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수험생은 차분해져야 한다. 결국 둘 중 하나다. 합격 또는 불합격. 합격과 불합격의 기로에서 수험생이 스스로 강점과 약점을 발견하고 약점을 채우고 극복하며 강점은 살릴 수 있다면 충분히 자신감을 가져볼 만하다. 오히려 스스로 나만의 ‘차이’를 발견해내는 과정에서 값진 노하우를 체득하게 될 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생기는 이야기 전부가 온전히 나만의 역사(History), 이야기 꺼리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입학사정관이 알고 싶고, 자세히 듣고 싶은 요체이고 전부이다. 머나먼 곳에서 나의 길을 찾지 말고 내 안에 지름길이 있음을 직시하고 깨닫는 시점이 온다면 우리가 아는 고3 스트레스는 먼 이야기가 될 것이다. 타인이 발견해 준 나의 히스토리를 자기소개서에 쓰고 면접에서 대답하는 것을 입학사정관이 알아채지 못하리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을 결정하는 시대는 끝났다. 보이지 않는 차이가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미래 사회의 요체인 것이다. 미래인재의 초점은 디테일한 차이가 어디에 어떻게 있을지 늘 고민하고 발견해내는 것에 있다. 이미 축적된 지식을 재해석하여 그를 바탕으로 새롭게 연결, 확장, 창조할 줄 알아야 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대신할 미래에 우리의 역할은 분명 변화할 것이고 그래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인류가 남긴 그 많은 지식을 손톱만한 조각의 칩에 담을 수 있는 시대가 이미 왔음에도, 아이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교육적 사고는 양적 지식을 축적하는 관점에 머물러있다.

어느덧 인스턴트 번역기가 상용되는 세상이 왔지만 학교 영어교육은 세상을 등진 채 과거의 모습에 잡혀 있다. 양보다는 질적인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교육현장에서 획기적으로 반영된 사례는 희박하다. 제도의 현실은 이러하되 대학이 원하는 미래의 인재상은 또렷하다.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의미라는 것은 결코 타인이 창조해 줄 수 없음을 깨닫기 바란다. 결국, 스스로 찾아 낸 차이가 의미 있는 전략적 무기가 되어 합격의 결과를 만들 것임은 자명하다.

국어융합교육콘텐츠연구소 한결可치 대표 김한결 cozyz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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