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완 신임대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박노완 신임대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 정진구 기자
  • 승인 2019.10.28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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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 정상회의, 국제학교 증설, 대사관 민원업무 폭주 등 현안 산적
대사 부임 후 첫 일정으로 하노이 한인회를 방문한 박노완 대사(앞줄 가운데)

6개월 이상 공석으로 남아 있던 주베트남 대사직이 다시 채워졌다. 지난 5월 초, 김도현 베트남 대사가 이른바 ‘갑질’ 논란으로 본국 소환된 지 160여일 만이다. 외교부는 지난 14일 주(駐) 베트남대사에 박노완 전라북도 국제관계대사를 공식 임명했고, 박 신임대사는 이튿날부터 하노이한인회 방문 등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박 대사는 한국외대 베트남어학과를 졸업하고 외교부 입부(외시 24회) 이후 외교관 생활의 절반 이상을 베트남에서 근무했다. 박 대사는 이 같은 전문성을 인정받아 김 대사가 해임된 뒤 일찌감치 신임대사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사는 호치민시 총영사 재직 시절에도 한국국제학교 임차료 면제 등 굵직한 사안들을 해결하며 베트남 전문외교관으로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박 신임 대사 임무는 막중하다. 당장 주베트남 대사관이 떠안고 있는 현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다음 달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한·메콩델타 정상회의, 한·베트남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이번 연석 정상회의에서는 베트남은 핵심 초청국이다. 박 신임 대사는 이번 일정에 응웬쑤언푹 총리 등 베트남 대표단의 한국 방문길에 동행한다. 대사이자, 베트남 전문가로서 한국 정부와 베트남 정부 사이에 중요한 가교 역할을 맡아야 한다.

 

베트남 현지의 현안도 산적해 있다. 지난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과 호치민시 총영사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한국행 비자 신청 폭증에 따른 담당 인력 증원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하노이 주재 한국대사관 전경

정우진 주베트남 한국대사 대리는 업무보고에서 "최근 3년간 하노이 한국대사관에 접수된 비자 신청이 221% 증가했지만 영사와 보조 인력 증원이 이를 전혀 따라가지 못해 업무 처리에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외교부는 업무의 과부하를 해소하기 위해 별도의 비자신청센터를 개설해 운영 중이지만 높은 수수료로 인해 베트남 현지인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단 비자 업무 뿐만 아니라, 기타 민원업무 인력도 충분치 않은 관계로 교민들 사이에서는 대사관과 영사관의 대응이 늦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베트남 현지 한국국제학교의 증설 문제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그간 베트남에 한국 교민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한국인 자녀가 한국국제학교에 입학하지 못하고, 1년 학비가 수천만원에 달하는 외국계 국제학교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인사회는 베트남 내 한국국제학교 증설을 강력하게 요청해 오고 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도 이 문제가 여러차례 언급됐을 정도다.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의 경우, 내년 3월 교실 증축이 완료돼 약 200여명의 학생을 더 받게 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한국에서 이혼이나 사별 후 본국으로 돌아간 베트남 ‘한 부모’ 가정의 한국인 자녀들도 대사관이 중점적으로 관리해야 할 대상이다. 이들은 대부분 베트남인 어머니의 고향으로 돌아가 힘든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한국기업들이 후원에 나섰지만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야말로 책임 있는 국가로서 한국의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이밖에 하노이와 호치민시에 집중되고 있는 외교 역량 및 교민 지원을 기타 지역에도 골고루 나눠야 한다. 최근 다낭 등 관광도시에 한인 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크고 작은 사고도 지속되고 있다. 다낭 주재 총영사관 개설과 더불어 중부지역에도 관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박노완 신임대사도 이러한 현안들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사는 지난 15일 하노이 한인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교육문제 해결방안 마련 △영사과 민원업무 폭주에 대한 지원 △사건사고 증가에 따른 한인회와 민관협력 구축 △한인사회 소수약자 계층 지원 등에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사는 “베트남에서 먼 미래까지 내다보는 동반성장이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라며 "대베트남 투자규모가 가장 큰 것처럼 양국 애정의 깊이도 커지길 바란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정진구 기자 / 김태언 아주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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