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도, 일행이 있어도...과감해지는 날치기 범죄
대낮에도, 일행이 있어도...과감해지는 날치기 범죄
  • 정진구 기자
  • 승인 2019.11.19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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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로 접어들면서 베트남에 날치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교민 A씨는 10월의 어느 일요일 오전 11시경, 호치민시 7군 푸미흥의 그린밸리 아파트 인근을 걷고 있었다. 인도를 걷던 중 오토바이를 탄 날치기범에게 핸드백을 빼앗겼다. 평소에 늘 오가던 거리였다. A씨는 핸드백 줄을 잡고 빼앗기지 않으려 했지만 오토바이의 속력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지며 도리어 팔과 옆구리에 심한 찰과상을 입기까지 했다. 인근에 있던 공안에게 곧바로 신고했지만 결국 핸드백을 찾을 수 없었다.

교민 B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B씨 역시 평일 낮 1시경, 푸미흥 비보시티 인근에서 오토바이를 탄 2인조 날치기범에게 가방을 빼앗겼다. 이들은 칼로 가방 끈을 끊었는데, 이 과정에서 B씨는 팔 안쪽에 칼로 베이는 작은 상처를 입었다. 더구나 B씨는 혼자가 아니었고 일행이 있었던 상황에서 봉변을 당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베트남에 날치기범들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교민 A씨와 B씨처럼 여행객이 아닌, 베트남에 거주 중인 교민들 사이에서도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 각종 단체 톡방에는 최근 들어 날치기를 당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날치기 수법은 점점 과감해지고 있다. 앞서 언급된 사례처럼 사람들이 많은 대낮에, 심지어 일행이 있어도 범죄의 타겟이 되고 있다. 인도를 걸을 때 비교적 도로와 멀리 떨어진 안쪽에서 걸으면 괜찮다는 예방법도 소용이 없다. 날치기범들은 인도 위로 오토바이를 몰고 들어와 범죄를 일삼고 있다. 실제 지난 해 러시아외교관 드미트리 알렉시브씨는 바로 눈앞에서 목걸이를 강탈당했다. 당시 범인은 뒤에서 몰래 접근한 것이 아니라, 아예 맞은편 인도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온 뒤, 드미트리씨가 차고 있던 목걸이를 정면에서 잡아챘다. 오토바이가 다닐 수 없는 실내가 아니라면, 안전지대가 없는 셈이다.

이런 날치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방은 줄을 짧게 하고 가급적 몸 안쪽으로 메고 다니는 것이 좋다. 길을 때는 늘 주변을 경계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는데 특히 2명이 타고 있는 오토바이가 다가오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오토바이를 운전하면서 가방을 잡아채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날치기범들은 보통 2인조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큰돈을 소지했다면 도보로 이동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 한 경우에는 돈을 분산해서 소지하는 편이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많은 한국인들이 이용하는 지갑형 휴대폰 케이스는 날치기범들에게 ‘종합선물세트’로 인식된다. 핸드폰은 물론, 그 안에 현금과 각종 카드 등을 한꺼번에 도난 당할 수 있다.

베트남에 오래 거주한 교민들 중에는 날치기를 예방하는 나름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베트남에서 10년 이상 살았다는 정우연씨는 “나는 긴 장우산을 항상 소지하고 다닌다. 긴급한 상황에서 우산이 나를 지키는 무기가 될 수 있어 날치기범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만약 날치기 피해를 입었다면 범인의 인상착의나 오토바이 브랜드 등 특징을 기억해 공안에 곧바로 신고해야 한다. 간혹 신고를 통해 잃어버린 돈이나 물건을 되찾는 경우도 있다. 베트남어가 익숙하지 않다면 긴급상황 발생시 대사관이나 총영사관에 연락해 도움을 구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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