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수도법' (Law on the Capital)
'하노이 수도법' (Law on the Capital)
  • 베한타임즈
  • 승인 2013.07.0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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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교육도시, 국제화도시, 친환경도시, 첨단도시 청사진 밝혀



지난 해 11월 21일 국회를 통과한 '하노이 수도법(Law on the Capital)' 이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 법률은 4장, 27개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노이 수도를 어떻게 인문 교육도시, 국제화도시, 친환경도시, 첨단도시로 개발할 것인지 청사진을 제시하는 법률이다. 다른 나라에 흔하지 않은 독특한 성격의 법률이지만, 베트남 정부가 하노이 수도를 수준 높은 국제화 도시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역사와 전통 위에 세워지는 인문 교육도시

하노이가 최초로 베트남의 수도가 된 것은 1010년 리 타이 토(Ly Thai To 李太祖)가 탕롱(Thang Long 떠오르는 용)이라는 이름으로 홍강(Red River)삼각주 중심지이던 하노이로 수도를 옮기고 황성(Royal Citadel)을 건축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당시 하노이는 황도(Hoang Thanh, 皇都)와 평민도시(Kinh Thanh)로 이루어지는 이원적 공간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성곽 외부는 라탄(La Thanh)이라고 불리는 제방을 연결하고 축조하여 만든 방어적 도시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었다고 한다. 리(Ly)왕조(1009~1225)이후에도 하노이는 계속하여 쩐(Tran)왕조(1226~1400), 호(Ho) 왕조(1400~1407)의 수도였고, 프랑스 식민시기(1858~1945)에는 라오스, 캄보디아를 포함한 인도차이나 3개국의 중심지로 기능하기도 했다.

하노이 시는 2010년 수도 천년을 맞아 대대적인 경축행사가 진행되었던, 세계에서 찾아 보기 힘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도시이다. 이번 '수도법' 에도 이러한 배경이 잘 드러나 있다. 수도법 제6조에 수도의 이미지와 심벌로 고대 왕조 때 설립되었던 '국자감' (오늘날의 대학)을 설정하고 있다. 이는 하노이가 전통과 역사, 그리고 인문과 교육에 바탕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고 하겠다. 단순히 화려하게 빌딩 숲으로 치장한 상업도시를 지향하지 않고 선비처럼 격조있는 품격 도시를 만들고자 함을 알 수 있게 한다.

문화 유적지 등 역사적 가치 있는 지역은 개발제한 등으로 특별히 보호된다. 또한 1954년 이전에 지어진 가옥들은 문화적 유산으로 보호된다(수도법 제16조).



국제화 도시 지향

하노이 시는 2008년 5월 29일 국회의결을 통해 하노이 시를 현재 면적에서 3배 가량 확장하는 대대적인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2030년까지 현재 9만2180ha에서 33만4470ha로 확장하며 인구도 현재 345만 명에서 623만 명으로 2배로 늘어나게 하는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단순히 양적으로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기준과 수준에 맞추어진 국제화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수도법 제5조). 이에 따라 유치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교육 시스템을 국제수준에 맞추는 노력을 하게 된다(수도법 제12조). 또한 국제 도시 간의 협력을 증진시키고 국제 비즈니스의 중심지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친환경도시 지향

베트남 정부는 하노이 수도를 친환경도시로 만들기 위해 호수, 공원과 같은 녹색지대를 확대하고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수도법 제8조, 제14조).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다른 지방 성 보다 더 높은 기준을 제시할 것이고, 하노이 수도 안에서 행해지는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다른 지역보다 더 높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수도법 제20조). 단 2배 이상은 부과할 수 없다.

주거개발과 도시 인프라 개발을 진행하되 도시 미관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 등 친환경적 개념에 입각하여 이루어지도록 했다(수도법 제16조). 또한 토지 수용의 경우 공공적 목적에 입각한 중요 프로젝트에 한해서 행해질 수 있으며, 과거 학교, 병원, 공장 등으로 쓰이던 토지에는 아파트 등 상업적 이익을 위해 개발할 수 없고, 공원이나 공공 시설을 만들도록 했다(수도법 제15조).

친환경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인구가 과밀해서도 안된다. 하노이 수도 시민이 되기 위한 조건이 규정되어 있다(수도법 제19조). 3년 이상 거주해야 하며, 자기 집이 있거나 임대된 주택이 있어야 하는 등 일정 조건을 갖춘 사람만이 하노이 수도 시민 자격을 부여 받을 수 있다.



첨단도시 지향

하노이 시는 지난해 11월 '스마트 도시' 건설에 대한 규정을 작성하여 시의회에 제출한 바 있었다. 시의회에서는 스마트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드는 막대한 비용을 이유로 부결하였지만, 하노이 도시가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이번 수도법에도 첨단 과학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드러나 있다.



'수도법' 실행 동반자는 누구?

베트남은 지정학적으로 국제 교통 및 이동의 중심지이다. 이런 이유로 과거 중국에서 바닷길로 출발한 비단길의 첫 기착지가 호이안이었다. 베트남은 육로로 중국, 라오스, 캄보디아 등과 접촉되어 있고, 바닷길과 항공로로 수십 개 국과 연결되어 있다. 이번 수도법의 천명은 웅비하는 베트남의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비용이 문제이다. 수도법에는 이를 위해 채권 발행 등 다양한 금융 동원 방법을 언급하고 있지만, 효과적으로 집행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실천과 함께 국제적인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서울을 국제도시, 친환경도시, 과학도시로 만들어 낸 한국이야 말로 하노이 수도를 국제화 첨단화 하는데 동반자로 가장 적격이라 여겨진다. 이미 서울시는 2005년 9월 홍강 개발을 위해 하노이 시와 MOU협약을 하고 2007년 12월 3일 홍강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하노이시에 전달한 바 있다. 홍강의 길이(40km)나 폭(1.2~4km)이 한강과 유사(길이 40.2km 폭0.7~2km) 한 점도 협력의 참고 사항이었다. 역사적인 천년 수도 하노이를 베트남과 한국이 협력하여 미래의 새로운 천년 수도로 만들어 가길 희망해 본다.



 

(통신사/ 베한타임즈 대표 김종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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