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시 한인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강도살인사건
호치민시 한인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강도살인사건
  • 정진구 기자
  • 승인 2019.12.27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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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용의자 검거됐지만 교민들에게도 큰 상처

호치민시 한인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강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검거됐다.

한인타운으로 알려진 호치민시 7군 푸미흥의 한인 가정에 강도가 침입해 일가족을 흉기로 찔러 한 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비교적 치안이 좋고 한인들이 대거 밀집해 있는 푸미흥에서 일어난 일이라 그 충격이 더하다. 더군다나 용의자는 한국인이었다.

강도살인 용의자인 한국인 이모씨(29)는 성탄절이었던 지난 25일 오후 1군의 한 호텔에 숨어있다 베트남 공안에 체포됐다. 사건 직후 대규모 수사팀을 구성한 공안은 사건 현장 주변 CCTV에 찍힌 이씨의 얼굴을 공개하는 등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여왔다. 용의자의 국적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한국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호치민시 1군 외국인거리 등에서 불심검문을 실시하는 등 범인검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모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하지만 공안은 구체적인 동기를 계속 조사 중이다. 27일 현재까지 주호치민시 한국영사관이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용의자 이씨는 11월 1일 필리핀에서 베트남으로 넘어왔다. 필리핀에서 치대를 다녔지만 의사면허를 따지 못했고 베트남에서 치과 일을 하려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유흥주점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하며 생활고에 시달리던 이씨는 우연히 피해자 A씨 가족을 알게 돼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가족이 살던 빌라 주변을 수시간 동안 답사한 이씨는 21일 새벽 1시경 펜스를 넘어 A씨의 집 뒷문을 통해 침입해 범행을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A씨의 부인이 사망했고, A씨와 A씨의 10대 딸도 흉기에 찔렸으나 응급수술을 받고 회복됐다. A씨의 10대 아들도 사건 현장에 있었지만 화를 면했다.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이씨가 A씨 집에서 가지고 나온 것은 300만동(VND)의 현금과 휴대폰 4대가 전부. 이씨는 A씨 소유의 차량을 몰고 2군 투티엠으로 가 인근 공터에서 차를 불태우고 증거인멸까지 시도했다.

 

범행동기는?

일부 베트남 언론은 이번 사건에 대해 청부살인을 거론하고 있다. 피해자 A씨가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원한을 샀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베트남 공안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 중이지만 27일 현재까지 구체적인 사건의 경위 및 범행 동기를 발표하지 않았다.

주호치민 한국영사관 관계자는 “청부살인 가능성을 아예 배제 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생활고로 인한 단독범행일 확률이 더 높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 베트남 공안으로부터 추가적인 조사 내용을 전달 받은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영사관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교민사회에서 떠돌고 있는 미확인 추측을 자제해 줄 것으로 당부했다.

 

용의자 이씨는 어떤 처벌을 받나?

외국인이 베트남 영토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당연히 베트남 현행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이씨의 범행은 베트남 형법 제 93조 살인죄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조항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살인을 범한 자는 1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 무기징역, 그리고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가정에 침입해 일가족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인만큼 죄가 가볍지 않다.

 

여전히 뒤숭숭한 한인사회

용의자가 검거되고 하루가 지난 26일, 사건 현장 주변 푸미흥 한인타운은 평소보다 조용한 분위기였다. 사건의 영향인지 인근 식당들도 평소보다 손님이 적어보였다. 이곳에서 한인식당을 운영하는 교민 B씨는 “사건 후 한인타운 분위기도 크게 가라앉아있다. 가까이 살던 이웃에게 발생한 사건이다보니 심적으로 충격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민 C씨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불안해 하는 것 같아 걱정이다. 호치민시에 사는 한국인 모두에게 상처를 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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