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연벌레·쌀벌레·초파리’ 집벌레 주의보
‘권연벌레·쌀벌레·초파리’ 집벌레 주의보
  • 최정은 기자
  • 승인 2020.01.10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쌀벌레

지난 5일 저녁, 호치민시에 거주 중인 교민 김모씨는 컵라면을 먹으려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가까운 마트에서 구입한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기다린 후 뚜껑을 열고 젓가락으로 휘젓는데 면발 사이에 작은 벌레들이 바글바글했던 것이다.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던 A씨는 한인들이 모인 단체대화방에 컵라면 사진을 올려 도대체 이 작고 까만 벌레가 무엇이냐고 질문을 던졌다. 김모씨가 올린 사진 속 그 벌레는 바로 ‘권연벌레’였다. 이름은 생소했지만 생김새를 보니 어디서 많이 본 듯 익숙했다.

 

권연벌레 외에 실생활에서 각별히 조심해야 하는 각종 집벌레의 발생 원인과 서식지, 퇴치법에 대해 알아보자.

 

권연벌레

 

번식력의 끝판왕 권연벌레

권연벌레는 2~4mm의 작은 타원형 크기로 적갈색을 띄고 있으며 황갈색 털로 덮여 있다. 앞서 라면에서 발견된 것 처럼 건조된 식품을 매우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다. 식료품 내부에서부터 모조리 파먹으며 번식하고 가루 같은 배설물을 남긴다. 인테리어 소품으로 많은 인기가 있는 드라이플라워(꽃의 형태를 살려 그대로 말린 것)도 권연벌레 발생의 원인이 된다. 오래된 집에서 주로 발견되며 해로운 곰팡이들을 빠르게 번식하게 만든다. 뿐만아니라 한 번에 수십 개가 넘는 알을 낳아 번식력도 매우 뛰어나다. 방치할 경우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한 번 권연벌레가 보인다면 즉시 서식지를 찾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권연벌레의 배설물은 가려움증이나 아토피를 유발할 수 있고 심지어 피부를 물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번 퇴치했더라도 정기적으로 살충제를 뿌리거나 트랩(끈끈이 페로몬 덫)을 설치해 재번식 우려 없이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쌀벌레도 높은 기온에 빠르게 번식하는 집벌레로 골칫덩어리다. 쌀 위에 기어다니는 쌀바구미 같은 쌀벌레를 발견했다면 이미 애벌레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쌀에 함유된 영양소를 파괴하므로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 쌀을 구입했다면 기존의 쌀과 섞이지 않게 보관한다. 그래야 기존 쌀의 눅눅한 냄새가 스며들지 않는다. 쌀은 습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밀폐한 쌀통에 건조하게 보관하도록 한다. 소량으로 보관해야 할 경우는 페트병을 활용해 서늘하게 보관하는 것이 좋다. 깐 마늘이나 붉은 고추를 쌀통 모서리에 놓아두면 쌀벌레 제거에 효과적이다.

 

초파리와 진드기도 요주의

번식력과 침투력이 강한 것으로는 초파리가 유명하다. 집안의 불청객, 초파리는 과일이나 음식물 쓰레기를 방치해 놓기가 무섭게 나타난다. 초파리를 퇴치하려면 싱크대 배수구에 일주일에 1회 이상 뜨거운 물을 붓는다. 초파리 유충과 알 제거에 효과적이다. 또 3mm보다 작고 촘촘한 방충망을 사용하고, 초파리 트랩을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밖에도 사람의 각질이나 곰팡이를 먹고 사는 집먼지 진드기도 주의해야 한다. 0.2~10mm의 매우 작은 크기로 우리 눈에 잘 띄지 않고 베트남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알레르기성 질환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독이 있는 진드기도 있다. 흡혈 진드기류는 사람과 동물의 피부에 기생하며 계속 피를 빨아먹으며 살아간다. 습기가 있는 침구 속 집먼지 진드기를 박멸하려면 자주 세탁을 하는 것이 좋다. 주 1회 한번, 55°C 이상의 물로 세탁 후 완벽하게 건조하도록 한다. 잦은 세탁이 힘들다면 깨끗하게 털어서 햇볕에 살균 되도록 널어둔다. 천으로 씌워 놓은 가구를 없애고 카페트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진드기 제거에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집벌레는 박멸보다 예방이 우선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