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연탄 한 장’ 우리의 한 표는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
[기고] ‘연탄 한 장’ 우리의 한 표는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
  • 베한타임즈
  • 승인 2020.02.11 1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베트남의 가장 명절 ‘TET’ 연휴가 얼마 지났습니다. TET 우리의 구정 설과 같습니다.

TET 연휴 동안 사람들은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도심은 서서히 텅텅 비어갑니다.

해외에서 생활하는 우리 역시, 모두는 아니지만 한국에 있는 가족을 찾아 비행기에 오르곤 합니다.

베트남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때론 추운 겨울을 잊고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구정 설이 다가오면, 누구나 한번씩 한국의 겨울을 떠올리곤 합니다. 귀성길의 빙판을 걱정하고, 보일러가 얼거나 터져서 부모님이 추위에 떨고 있지는 않을까 염려를 하게 되지요.

요즘은 보기 드문, 우리 아이들은 알지 못할 수도 있는연탄 문득 떠오릅니다.

한번 꺼뜨리고 나면 다시 피우기가 여간 쉽지 않아, 밤새 가족 누구 하나는 연탄불을 살피거나 갈아야 하는 당번이 되곤 했습니다. 연탄에 대한 추억 하나씩은 누구에게나 가슴 속에 바알간 불처럼 남아 있을 겁니다.

여전히 가난한 이들에겐 필요한 연탄이겠지만, 세상이 좋아지면서 연탄도 조금씩 사라져가고 있는 사실입니다.

추위에 떨어본 사람은 연탄 장의 훈훈한 기운이 얼마나 소중한 것입니다.

최근 새로운 한인회가 출범하였고, 21 국회의원 선거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한인 사회의 관심과 투표에 대한 참여도가 높아졌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수치가 상당히 저조한 현실입니다.

호치민만 보더라도, 재외 부재자 투표 가능 인원이 91,500여명에 다다르지만, 현재까지 5000 남짓 부재자 투표 신청을 하였고, 2012년부터 재외동포들에게 부여된 선거권을 행사한 기록을 보자면 1만명에 한참이나 모자란 실정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어렵게 받은 선거권에 대해 재외동포인 우리는 너무나 무심하게 지나치거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추운 겨울날 연탄불로 구들장을 데워야 잠을 수가 있었고, 연탄불이 있어야 밥을 지어 먹을 있었던 어려운 시절을 잊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선거는 특정인을 위해 필요로 하는 그런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가정에 작은 연탄불 하나가 가족들에게 따뜻한 안식을 안겨주듯 우리의 소중한 표가 우리의 가정을 지켜주는 든든한 힘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모르고 있을 뿐입니다.

어느덧 호치민엔 17만명이 넘는 한인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구 밀도로 보았을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보기 드물 만큼 각자의 삶을 갖고 옹기종기 모여 생활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주권을 행사할 있는 가장 장치가 바로 선거요 투표입니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여러분은 주권을 연탄재처럼 덩이 재로 아무 곳에 버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표가 나날이 커가는 호치민 한인 사회에는 물론, 자라나는 우리의 자녀들이 살기 좋은 사회 쓰를 위해 쓰여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대한민국 정부는 그런 노력을 아끼지 않는 국민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고, 호치민 한인 사회 내에 산재된 문제와 어려움을 해결할 있도록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하나 하나가 당장에 결실이 되어 돌려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내린 가파른 언덕길에 뿌려진 연탄재처럼 누군가에게 미끄러져 넘어지지 않도록 도움이 된다면 역시 아름답고 보람 있는 일이 것입니다.

봉사와 사랑, 그리고 배려가 가득한 호치민 한인 사회야말로 우리가 진정 만들고 싶고 만나고 싶은 사회가 아닐까요.

21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사이 꺼지려 했던 불씨를 우리 마음 속에 다시 피워 보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른 새벽연탄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호치민 교민 윤준호]

 

연탄

-안도현-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아닌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되는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 길을 오르는 거라네

해야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 지는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먹으면서도 몰랐네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두려워

여태껏 나는 누구에게 연탄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아닌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가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Tag
#선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