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린 르보가 써내려가는 사랑 이야기 ‘메종찬스’
알린 르보가 써내려가는 사랑 이야기 ‘메종찬스’
  • 베한타임즈
  • 승인 2020.02.2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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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전 스위스인 알린 르보(Aline Rebeaud)는 아시아 전역을 여행했다. 당시만 해도 21세에 불과했던 그녀는 베트남에서 메종찬스(Maison Chance)를 설립해 30년에 이르는 기적 같은 여정을 보내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젊은 화가였던 알린 르보는 1993년 베트남 남부 투득에 있는 병원을 우연히 방문했고, 그곳에서 불치병을 앓고 있는 12세 어린이 쩐반탄(Tran Van Thanh)을 만났다. 알린 르보는 휠체어에 몸을 맡긴 채 구석에 앉아 있는 이 소년에게 본능적으로 마음이 끌렸다.

심장, 간, 폐질환을 앓고 있던 쩐반탄은 상태가 위중했다. 이 소년을 보고 서있을 수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던 알린 르보는 이 아이를 심장전문병원으로 데려가 밤낮으로 간호했고, 그 결과 3개월 뒤에 회복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쩐반탄이 퇴원하던 날 이를 지켜보던 다른 환자들과 의사들은 알린 르보에게 베트남어로 심장과 마음을 의미하는 ‘팀(Tim)'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알린 르보는 병원에서 나온 뒤 유린되거나 간호를 전혀 받지 못하는 수많은 장애인들을 만나게 됐다. 그래서 그녀는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베트남에 정착하기로 마음먹었다. 수많은 고아, 행랑인, 장애인들이 알린 르보가 호치민시 외곽에 세운 판잣집으로 찾아왔다. 이들은 21세였던 르보를 어머니라고 부르며 가족을 이뤘고, 사람들은 이곳을 ‘메종찬스’라고 불렀다.

1995년 알린 르보는 메종찬스 어린이들의 교육을 위해 힘쓰기 시작했다. 주거지 고민에서 더 나아가 교육문제를 고심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는 읽기 수업과 미술 수업을 시작했고, 장애인들을 위한 재활프로그램도 마련했다.

1999년에는 직업교육까지 시작했다. 알린 르보는 IT 기초, 봉제기술, 섬유디자인 과목으로 수업을 구성했다. 직업교육의 목표는 소외아동, 고아, 빈민가 아이들, 장애인들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2006년 직업교육이 확장되어, ‘날개달다’라는 직업교육센터가 설립됐다. 메종찬스로부터 1km 떨어진 곳에 소재한 이 직업교육센터에서는 봉제기술, IT, 목공예, 미술 수업을 진행한다.

2011년 메종찬스의 3번째 센터가 설립됐는데, ‘행운의 마을’이라는 장애인 거주단지이다. 이곳은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장애인들을 배려하여 개발된 아파트 단지이며, 시장 가격보다 낮은 임대료를 받는다.

다른 건축물과 다르게, 행운의 마을 아파트는 휠체어 진입이 용이하며 우천 시에도 어려움 없이 휠체어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또 수중치료용 수영장, 초등학교, 메종찬스 출신이 운영하는 식당과 보육시설이 마련돼 있다.

메종찬스, 날개달다 직업교육센터, 행운마을 단지는 각각 1km씩 떨어져있는데, 희망을 상징하는 파란색 표지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알린 르보는 자신의 도움을 받던 장애인 200여 명의 자녀 70명도 후원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그녀에게 베트남에서 장애인 후원에 큰 기여를 한 공로로 베트남 시민권을 부여했으며, 호앙누응옥팀(Hoang Nu Ngoc Tim)이라는 베트남 이름을 지어줬다.

닥농주(Dak Nong)는 드레이삽-지아롱(Dray Sap-Gia Long) 폭포 주변 문화생태관광지역 중 2만7000평방미터를 행운의 마을 건설사업을 위해 기증했다. 2019년 말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고아 및 장애인 25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 픽토리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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