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현실화, 전 세계 방역 비상
코로나19 팬데믹 현실화, 전 세계 방역 비상
  • 정진구 기자
  • 승인 2020.03.13 2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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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서도 유럽 및 미국 여행자 확진자 급증

코로나19에 대한 팬데믹(pandemic/세계적인 대유행)이 현실화된 가운데 한동안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던 베트남에도 비상이 걸렸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두드러졌던 중국과 한국 방문자에 대한 관리에 집중해 왔던 베트남으로서는 최근 유럽과 미국을 다녀온 확진자들이 ‘슈퍼전파자’ 로 떠오르면서 이제 전방위적인 방역이 불가피해졌다.

베트남은 2월 13일 이후 22일 동안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기존 16명의 확진자도 모두 치료가 완료돼 바이러스 청정국가 지위를 유지 중이었다.

17번 환자가 등장한 것은 3월 6일이었다. 마지막 환자가 나온 지 23일만이었다. 응웬홍늉(Nguyễn Hồng Nhung)이라는 27세의 여성은 2월 16일부터 유럽 여행을 하고 3월 2일 하노이로 돌아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감염 위험국인 이탈리아 등을 방문했고, 유럽에 거주하는 언니(코로나19 확진자)와 함께 지내기도 했다.

베트남 귀국 당시 이탈리아를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격리 없이 귀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여성이 베트남 여권과 별도로 영국 여권도 소지했는데 이탈리아 입국시에 편의를 위해 영국 여권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17번 환자의 베트남 여권으로는 이탈리아 방문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던 것이다.

17번 환자로 인해 베트남 내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17번 환자의 숙모와 운전기사 등으로 2차 감염이 발생했고, 그녀가 런던에서 타고 온 비행기(N0054) 동승자 중에서도 무더기 확진자가 나왔다. 영국, 아일랜드, 멕시코 국적의 외국 관광객 10명이 감염됐으며, 11일에는 이들과 접촉한 다낭의 한 전자매장 직원(35번), 그리고 이들을 인솔한 베트남 관광 가이드(39번)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영국에서 17번 환자와 교류했던 또 다른 24세 여성은 의심증상을 느끼자 아예 전세기를 타고 베트남으로 돌아와 격리됐다. 이 여성은 결국 32번 환자가 됐다.

한편 VN0054편 비행기에 탑승했던 한국인 남성(54세)은 바이러스 검사결과 음성판정을 받아 13일 귀가 조치됐다.

 

미국 여행한 34번 환자를 통한 전파 확산

17번 환자로부터 비롯된 유럽발 코로나19 확산과는 별도로, 미국을 여행하고 돌아온 빈투언성 거주 34번 환자가 또 다른 감염원이 됐다. 51세의 이 여성은 지난 2월 22일 베트남에서 인천공항을 경유해 뉴욕에 갔고, 같은 달 29일 워싱턴DC에서 카타르를 경유해 호치민시로 귀국했는데 이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미국에서 감염됐을 확률이 높지만, 경유지인 인천공항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3일 현재까지 34번 환자의 거주 지역 지인들 중심으로 9명이 감염됐다. 34번 환자의 가족과 회사 직원 등이며 2세 여아와 13세 남아가 감염돼 충격을 줬다.

13일에는 34번 환자와 접촉했던 호치민시 떤빈군(Tan Binh)에 거주하는 25세 베트남 남성이 45번째 확진자가 됐다. 이 남성은 3월 3일 빈투언성에서 34번 환자와 업무와 식사 등을 함께 했으며 이튿날 호치민시로 복귀했다. 그는 언론을 통해 34번 환자의 확진 소식을 들은 10일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며 지난 12일부터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격리됐다. 호치민 당국은 현재 45번 환자의 밀접 접촉자 2명을 포함한 17명을 격리했고 그의 떤빈군 거주지역을 소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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