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호트 격리’에 대처하는 자세
‘코호트 격리’에 대처하는 자세
  • 베한타임즈
  • 승인 2020.03.21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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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한인회는 여성회와 함께 지난 18일 코호트 격리된 파크뷰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물품을 지원했다. 총 60여 가구에 가구당 컵라면 1박스(미원 제공), 초코파이 1상자(오리온 제공), 그리고 손소독제 등 개인 위생용품이 지원됐다. 파크뷰에 거주하는 교민 송학경씨는 “한인회와 한인단체가 지원해 주신 깜짝 선물 너무 감사히 잘 받았다. 수고해 주신 관계자 분들 고맙고 또 고맙다”고 말했다.

호치민시 7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한인 밀집 거주지역인 푸미흥 파크뷰 아파트가 코호트 격리됐다 하루 만에 일부 해제되는 일이 있었다.

베트남 보건 당국에 따르면 파크뷰에 거주하는 21세 베트남 여성이 3월 17일 베트남에서 66번째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미국을 여행한 뒤 캐나다와 대만을 거쳐 지난 3월 16일 떤선녓 공항을 통해 베트남에 입국했다.

 

보건 당국은 당일, 66번 환자가 거주하던 파크뷰 아파트 입구를 즉각 봉쇄하고 14일간 출입 불가를 결정했다. 건물 전체를 봉쇄하는 일종의 코호트 격리다. 아파트 전체가 봉쇄되면서 이웃을 방문한 사람들까지 건물에서 나오지 못하는 등 예상치 못한 격리를 당하기도 했다. 파크뷰에는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는 아파트로 알려져 있다.  

 

하루 뒤 당국은 확진자가 살던 8층을 제외한 나머지 가구에 대한 격리를 해제했다. 확진자의 가족을 포함해 파크뷰 거주민 중 추가 감염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격리된 8층에 거주하는 한인은 총 4명으로 알려져 있다.

 

코호트 격리의 목적은?

 

특정 질병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동일 집단'(코호트/cohort)으로 묶어 통째로 전원 격리해 확산 위험을 줄이는 매우 높은 단계의 방역 조치이다. 일반적으로 병원 및 의료기관 봉쇄의 경우에 코호트 격리라는 말을 쓰지만, 최근에는 건물 등 특정 구역 전체를 봉쇄할 때도 사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아파트 전체가 봉쇄된 경우가 있다. 지난 3월초 대구의 한 임대아파트(한마음아파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46명이나 나와 국내 처음으로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코호트 격리가 시행됐다. 격리는 사흘 만에 해제됐다. 이 같은 코호트 격리는 해당 지역에 대한 소독 작업이 이뤄지고, 확진자 추가 발생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면 보건 당국의 판단에 따라 해제단계를 밟는다.    

 

베트남은 한국에 비해 코로나19 방역 강도가 좀 더 높다. 현재 베트남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거주지에 대한 강력한 봉쇄 조치가 뒤따르고 있다. 이번 파크뷰 아파트의 사례처럼 코호트 격리도 빈번하다. 지난 19일에도 호치민시 2군 타오디엔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의심환자가 발생하자 건물 전체가 격리됐다. 베트남 보건 당국의 매뉴얼에 따르면 확진자 발생과 동시에 거주지 주변의 모든 거리를 막고 이웃들에 대한 자가 격리 조치도 시행하고 있다.

 

예고 없는 격리에 대한 두려움 

 

이처럼 언제 어디서 확진자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누구라도 예견치 못한 격리를 당할 수 있다. 특히 단순 방문자들까지 함께 격리되면 여간 난감한 문제가 아니다. 이번에 파크뷰에서 하루 동안 격리된 사람들 중에는 이웃을 비롯해 가정부와 가정교사 등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봉쇄 당시 외부에 있던 거주민들은 집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자가 격리 조건이 붙었다. 파크뷰 거주민 A씨는 멀쩡한 집을 두고 호텔에서 하루를 보내야 했다. 17일 아파트 격리 당시 일터에 있었던 A씨는 “다음날 중요한 업무 미팅이 잡혀있었다. 집으로 가면 격리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숙박시설에서 하루를 보냈다”고 말했다.

 

교민들 사이에서는 이런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사전 대비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나오고 있다. 집이 아닌 곳에서 격리될 경우를 대비해 간단한 개인용품을 늘 챙기고 거주지가 격리돼 출입이 불가한 상황에서는 임시로 머물 만한 곳을 생각해 두자는 아이디어도 나온다. 호치민한인회 측은 교민들에게 “지금 같은 비상 시국에서 이웃 방문 및 대인 접촉을 자제해야 한다”는 당부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호트 격리 조치가 내려졌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는 의견도 있다. 파크뷰에 거주 중인 한 교민은 “식료품 등 배달은 허용해 줬기 때문에 자가 격리 조치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고 말했다. 격리에 따른 이동의 제약은 있지만 차분하게 대처한다면 큰 불편을 느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19일 아파트 전체가 격리된 호치민시 7군 M One아파트도 확진자 거주 층을 제외하고 이틀만에 격리가 해제돼 코호트 격리 기간은 길지 않았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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