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세계 경제 어디로 가나?
코로나19 사태, 세계 경제 어디로 가나?
  • 베한타임즈
  • 승인 2020.04.05 23:5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한베트남은행의 경제 동향 리포트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도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세계 각국은 초유의 글로벌 재난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갖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상황은 매우 유동적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코로나19 비상시국의 베트남 및 세계 경제 동향 리포트를 보내왔다.    

 

어느덧 4월, 새로운 분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3월15일(주말) 미국 FED에서 기준금리 1%를 전격 인하한 후, 글로벌 시장은 혼돈과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주식시장은 매일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금리는 인하 됐는데 오히려 달러는 급등했고, 채권 및 Libor 금리 상승, 금/유가 하락 등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코로나19가 야기한 경제활동 위축에 따른 실물경기 하방 위험이 신용위험에서 유동성위험으로 전이되면서 혹자는 현재의 상황을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 1930년대 대공황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지금이 너무도 절박한 상황이라 우리가 경험했던 글로벌 경제 참사 중 두 사건에라도 비유할 수밖에 없는 부분은 이해가 되지만, 현 상황은 앞의 두 사건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첫째는 지금의 상황은 바이러스의 글로벌 팬더믹 현상에 기인한 점이고 둘째는 발생 당시의 통화정책 상황입니다. 앞의 두 사건 모두 발생 당시 긴축정책(높은 금리)을 펼쳤던 반면, 현재는 주요 국가들이 충분한 통화완화(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전자에 주목하는 사람들은 바이러스는 결국 해결될 것이고 이후 경제회복 또한 V자형으로 강한 반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후자를 주목할 경우 장기간 저금리 상황 하에서 현재의 추가 금리인하로는 의미 있는 경기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L자형의 장기침체에 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부 비관론자들은 I자형처럼 경기의 지속하락을 경고하기도 합니다.

 

현 시점에서 향후 경기의 중장기적 전망을 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확실한 것은 코로나19 사태의 해결속도가 단기적 열쇠임은 분명합니다.

 

아직 대부분의 국가들이 1분기 경제 성적표를 받아보기도 전에 흉흉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2분기 실업율과 GDP를 각 30% 및 마이너스 30%로 전망하는 곳도 있고(대공황 당시 실업율은 20%대),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올해 베트남 경제성장율을 2.8%로 제시했습니다. 지난주 베트남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GDP는 3.82%로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산업건설, 서비스, 농축산 등 전 산업분야에 걸쳐 부진한 결과로 특히 관광수입 급감 및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기인한 농축산부문의 부진이 두드러집니다.

 

 수치 자체만 보면 부진한 건 맞지만 향후 발표될 타 국가와 대비해 선방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19가 불러올 경기침체는 자명하며 1분기 보다 2분기가 수치상으로 더욱 심각한 상황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긍정적 신호도 감지됩니다.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 감소, 달러 강세 약화(원달러 하락 등), 신용 프리미엄 및 달러 단기금리 진정 현상 등이 그 예에 해당합니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는 잦아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물로 넘어가 4월에 대규모 회사채 발행만기가 도래하게 되는데 실제 우리가 알고 있는 기업들이 차환발행에 실패해 신용위기 우려감이 현실로 될지 확인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월가의 속담 중 ‘FED에 맞서지 마라’ 즉, 중앙은행을 이길 수 없다라는 뜻입니다. 위기감을 느낀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와 더불어 양적완화(현금 살포, 회사채 매입 등) 등 동원할 수 있는 정책들을 초기부터 선제적으로 실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2조달러 카드를 꺼낸 지 얼마 안 되어 추가 부양책까지 만지작거리고 있으며 한국은행 역시 한국판 양적완화(전액 공급방식 RP매입을 통한 무제한 돈풀기)로 대응하기 시작했습니다.

 

통상 중앙은행은 은행의 은행으로서 시중은행 지원을 통해 간접지원 하는 방식을 취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위기 상황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중앙은행이 직접 회사채 매입, 또는 비은행 자금공여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의 과감한 정책과 더불어 도시 봉쇄 등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효과를 발휘해 3월과 같은 공포장이 재현되지 않기를 기대해 봅니다.

 

3월 글로벌 공포장에서도 베트남은 안정적이었습니다. 특히 최근 환율상승에 정부가 적극적 개입을 시사해 환율도 진정되고 있으며 이러한 환율안정 정책은 4월초 총리발언에서도 재차 확인되고 있습니다. 앞서 피치의 경기전망을 소개해 드렸으나 여전히 많은 기관들이 베트남과 관련해 긍정적 전망을 내어 놓고 있습니다. (세계은행은 최근 올해 베트남 성장률을 4.9%로 예상) 세계경기가 어떻게 흘러가든 그건 개인이 어찌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지만,  대처하는 방법은 우리의 몫입니다.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초유의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가격은 평균에 수렴’하고 ‘산이 높으면 골도 깊듯’이 어쩌면 그 동안 거대한 부채가 쌓아올린 버블이 코로나19으로 인해 꺼지는 과정일지 모릅니다.

 

 그 골이 깊을수록 지금 세계 주요 각국 정부가 공급하는 엄청난 유동성은 평균을 넘어 또 다시 버블을 생산할 거라 생각됩니다. 현재는 달러와 현금이 최고로 느껴질지 모르지만 FED의 돈 뿌리기는 곧 달러 약세와 자산 가격 상승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또 다른 문제의 시작에 대한 적절한 대처도 필요해 보입니다.

 

[김태희 신한베트남은행 자금시장본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나그네 2020-04-07 19:06:00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