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의 가깝고도 먼 나라, 태국 비슷한 언어, 문화를 공유하나 지속적인 침략 역사 때문
라오스의 가깝고도 먼 나라, 태국 비슷한 언어, 문화를 공유하나 지속적인 침략 역사 때문
  • 베한타임즈
  • 승인 2013.05.2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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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는 중국 남부지방에 살던 라오계 민족이 남하해 세운 나라로 한 때는 태국의 동부를 지배할 정도로 세력이 컸다. 그러나 18세기경 힘이 쇠퇴해 시암(타이왕조의 옛 이름)의 지배를 받았다. 란쌍 왕국의 마지막 왕인 짜오아누봉은 시암에 반기를 들고 독립운동을 하다 포로가 돼 태국에서 숨을 거뒀다. 이로 인해 시암은 비엔티안을 짓밟고 라오스인이 신성하게 모시던 에메랄드 불상을 약탈하고, 현재까지 라오스는 태국에 반환 요청을 하나 태국은 이 불상을 국보 1호로 지정하고 왕실 사원에 모셔두게 되었다. 라오스인은 짜오아누봉을 태국에 용감하게 맞서 싸우다 돌아가신 영웅으로 추대하며 메콩 강변에 동상을 세웠다. 왼손에는 칼을 쥐고 오른손은 태국을 향해 뻗어 있는데, 이 의미가 화해인지 태국을 공격하겠다는 것인지 애매모호하다.

따라서 대다수의 라오스인은 여전히 태국에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은 형제의 나라로 생각하고 라오스를 도와주는 동맹국으로 인식하는 반면, 태국은 예부터 라오스를 침략하고 문화를 빼앗아가는 야만적인 국가로 인식하고 있다. 현재도 비슷한 언어·문화·역사의 원조가 누구인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경제적으로 떼놓고 얘기할 수 없는 태국

한편, 1994년 라오스 비엔티안과 태국의 농카이를 잇는 우정의 다리가 건설되면서 양국간 경제교류가 활발해졌다. 라오스는 제조기반시설이 미약해 거의 모든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는데, 특히 태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는 50%가 넘고 있다.

왜 태국산 제품을 사용할까?

첫째,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 때문이다.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은 태국과의 국경에 인접해, 시내에서 30분 거리의 라오스-태국 우정의 다리만 건너면 바로 태국으로 갈 수 있다. 라오스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내륙국으로 바다가 없어 육로를 통한 물류 이동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라오스-태국 우정의 다리 건설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현재 라오스와 태국을 잇는 우정의 다리가 4개 완공됐으며, 최근 제5 우정의 다리 건설 MOU를 체결했다. 철도는 농카이와 타나랭을 잇는 3.5㎞ 구간의 철도가 하나 있으나 아직은 시작에 불과함. 라오스 일간지 KPL에 따르면 2015년까지 9㎞가 확장돼 비엔티안 시까지 연결, 라오스 정부는 태국-비엔티안-쿤밍까지 이르는 철도건설을 계획 중이다. 현지 유력 영문 일간지 Vientiane Times는 2011년 한 해 동안 비엔티안–농카이(비엔티엔과 접한 태국 국경도시) 우정의 다리를 이용해 태국을 방문한 라오스인은 연 인원 530만 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라오스 총인구가 약 640만 명, 비엔티안 인구가 약 75만 명인 것을 감안할 때 엄청난 숫자의 라오스인이 태국을 찾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말이 통하고 문화가 유사하다. 라오스어는 태국어와 90% 이상 유사하며, 종족·문화도 비슷하다. 대부분의 라오스인들은 태국어로 표기된 제품설명서를 이해할 수 있다. 평소 태국 케이블 방송을 시청하면서 태국 제품 광고도 자주 접하기 때문에 보다 친숙함을 느낀다. 특히 라오스인은 식료품에 있어서 태국산을 주로 이용하는데 음식 문화가 거의 비슷해 라오스인의 입맛에 맞고 가격도 비싸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형제의 나라라고 부르는 베트남에서 수입된 식료품은 라오스인들의 취향과 차이가 있어 태국산 식료품보다는 덜 애용하고 있다. 라오스에서는 맥주와 생수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태국에서 수입되는 식료품은 과자·조미료·음료·유제품·인스턴트 식품까지 다양하다.

한편, 태국에서 유행하는 한국 드라마·한국 음악 등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도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셋째, 라오스 내 태국 브랜드가 강자로 존재하고 있다. 라오스 내 브랜드 파워가 미미하고 경쟁사가 없다는 점을 이용해 태국 회사는 오래 전부터 라오스에 진출해 왔다. 라오스내 태국 브랜드는 식료품, 클리닉, 외식 프렌차이즈 등 다양하다. 라오스 내 기능성 드링크를 수입하는 ST Group은 자신들과 계약한 태국 브랜드와 비슷한 제품을 배급하지 않는 조건으로 태국 회사에 포스터·TV 광고 등의 마케팅 지원을 받았다. 이 회사에서 수입하는 기능성 드링크 M-150은 라오스 에너지 드링크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이다.

(자료제공 : 코트라 정혜선 비엔티안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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