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소리 연주하는 악기를 만든 응웬쯔엉
숲 소리 연주하는 악기를 만든 응웬쯔엉
  • 베한타임즈
  • 승인 2020.07.3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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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락성(Đắk Lắk)에 거주하는 응웬쯔엉(Nguyễn Trường)은 중부 고원지역의 전통 악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악기인 대나무 바이올린을 제작했다.

응웬쯔엉은 이 악기를 바이오크램(viokram)이라고 부른다. 바이올린과 크램이라는 단어를 합성한 것인데, 크램은 소수 언어 Ê Đê에서 대나무를 의미한다. 바이오크램은 일반 바이올린보다 가볍지만 중부 고원지방의 아름다운 선율을 섬세하게 만들어낸다.

응웬쯔엉은 단순히 취미로 악기를 제작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닥락 문화예술 대학에서 음악 전공 강의를 한 경력이 있다. 그는 최근 바이오크램을 제작하며 이를 위한 연구에 수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바이오크램은 우리가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대나무로 제작했다. 바이오크램을 연주하면 마치 숲의 바람 소리나 강물 소리가 나는데, 이런 음색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소리다고 설명했다.

응웬쯔엉은 자신의 집 한편에 악기를 수집하고 있는데, 이번에 제작한 바이오크램도 이 중 한 곳을 차지하게 됐다. 그의 악기 사랑이 여실히 드러나는 집 안 수집 공간에는 타악기 트룽, 금관악기 뿔, 끄롱 등이 가지런히 배열돼있다.

응웬쯔엉은 우리 집은 내가 수집한 악기 없이는 아무 의미가 없다. 이 악기들은 중부 고원지역에 거주하는 소수 민족들의 전통 음악을 연구하며 오랜 시간을 보낸 내 인생을 의미하기도 하다악기에 한번 빠져들고 나니 헤어 나올 수가 없었다고 웃으며 설명했다.

그는 전통 악기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현대 악기에도 능통하다. 그는 후에 음악 아카데미의 전신인 후에 국립 음악대학에서 바이올린과 같은 현대 악기를 연구했다.

응웬쯔엉은 1980년 대학을 졸업한 뒤 닥락에 돌아와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닥락 문화예술 대학의 교육부서에서 부장직을 맡거나 음악 강사로 재직했다. 응웬쯔엉은 대학에서 일하던 시절 현지 소수민족의 전통 악기에 흥미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악 교육 및 강의 분야에서 30년 이상 경력을 쌓은 뒤 화음, 음악, 음정, 발성 등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응웬쯔엉은 전통악기를 제작하고 연주할 뿐 아니라 바이올린, 만돌린과 같은 다양한 서양 현대 악기도 연주할 수 있다. 그는 악기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을 통해 새로운 음악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은퇴한 뒤 중부 고원지역에 소재한 소수 민족의 악기를 연구하고 수집하는 것을 취미로 삼았다. 그가 수집한 악기 중 수백 년 된 버팔로 뿔은 응웬쯔엉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악기다.

그는 트룽(t’rưng), 딩클레(đing clé), 플루트와 같은 중부 고원지역의 전통 악기 대부분은 대나무로 제작됐고 음정이나 연주법에 제약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응웬쯔엉은 중부 고원지역 소수민족의 음색을 다양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결과 전통 악기와 서구 악기를 혼합하는 아이디어에 착안해 바이오크램을 탄생시켰다.

그는 바이오크램이라는 이름 중 일부는 중부 고원지역의 넓은 지역에 분포돼있는 소수민족의 언어인 Ê Đê에서 유래됐다. 이 악기는 E, A, D, G 4개의 현으로 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통 바이올린은 주로 오크나무로 제작하는데, 이는 베트남에서 구하기도 어렵고 값도 비싸다. 하지만 바이오크램은 어디서나 구할 수 있고 값도 저렴한 대나무로 제작했다. 한편 바이오크램은 성인과 아동의 필요에 맞춰 다양한 사이즈로 제작할 수 있으며, 단독 공연 및 오케스트라 협연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응웬쯔엉은 바이오크램의 원재료는 단순하지만 세밀한 음색을 만들어 내기 위해 제작 및 조립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고 밝혔다.

닥락 음악 댄스 그룹 대표인 Y 산 알리오(Y San Alio) 음악가는 바이오크램은 실제로 매우 독특한 악기 발명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응웬쯔엉은 중부 고원지방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 산과 숲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악기를 제작했다. 바이오크램은 다른 악기와도 잘 어울릴 수 있는 음색을 지녔다. 바이오크램이 중부 고원지역의 전통 악기로 자리 잡고 베트남 전역으로도 확산돼 전통 음악 보존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바이오크램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응웬쯔엉의 친구들과 현지 음악인들 정도만 알고 있는 수준이다.

응웬쯔엉은 최근 외국인들이 이곳에 방문해 구매 의사를 밝혔었다. 하지만 아직 판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응웬쯔엉은 자신의 집에서 현지 아동들을 대상으로 음악 강의를 열어 전통 악기 및 바이오크램 연주법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내가 가진 전통 음악과 악기에 대한 열정을 젊은 세대에게 전수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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