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에 먹칠' 가짜 한국 홍삼 유통
'한류에 먹칠' 가짜 한국 홍삼 유통
  • 정진구 기자
  • 승인 2020.09.2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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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홍삼 및 인삼제품은 베트남에서도 인기품목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 홍삼의 신뢰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달초,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단순한 기호성 홍삼 관련 제품을 건강기능식품인 것으로 속여 판매한 제조업체와 이를 베트남 등 해외로 밀반출한 수출업체를 적발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충남 천안시 소재 A업체는 지난 해 12월, 기호성 식품인 액상 차 형태의 '고려홍삼정365골드' 2천병을 만든 뒤 '건강기능식품 6년근 홍삼정365골드(홍삼농축액 20%)'로 거짓 표시된 라벨을 붙였다. 건강기능식품이라는 근거 없는 라벨은 강원도 원주에 있는 한 B 수출업체가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B업체는 A업체가 만든 물량 2000병을 수출 신고도 없이 베트남으로 밀반출했다. 

A업체는 올해 2월에도 같은 제품 1만4천병을 만들어 제품 라벨지 부착 없이 B업체에 공급했다. B업체는 해당 제품에 '우수건강기능식품제조기준(GMP)' 인증 도안 등을 허위로 붙여 건강기능식품으로 둔갑시켰고, 유통기한도 2년에서 3년으로 거짓 표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B업체는 가짜 건강기능식품 1400병을 다시 베트남에 반출했고, 나머지 1만2000여병은 반출 직전 당국에 적발돼 압류됐다. 

적발된 홍삼 제품

 

식약처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하고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식품을 이용해 국가 위상을 실추시키는 행위를 하는 영업자에 대해 철저히 추적·조사하고, 위반시 관련 법령에 따라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이 베트남에도 알려지면서 한국 홍삼에 대한 이미지는 엄청난 타격을 입게됐다. 호치민시에서 식품 유통업에 종사하는 강성남씨는 “그동안에도 함량미달의 홍삼 제품이 간간히 베트남에 들어오긴 했다. 이번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베트남에서 한국 인삼에 대한 수입허가가 까다로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베트남에서도 최근들어 다양한 인삼 관련 제품이 소개되기 시작하면서 시장에 가짜, 혹은 저품질 제품들로 인해 문제를 겪고 있다. 베트남의 수입 인삼은 주로 한국, 중국, 호주 등에서 들어오고 있다. 중국산 제품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 홍삼은 품질면에서 월등하다고 소문나면서 베트남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한국 홍삼 및 인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공식적인 유통망 외에 중소형 소매상들이 대거 등장했다. 하지만 이들이 판매하는 한국산 제품이 믿을만한 정품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이런 제품들은 다른 공식 유통된 제품에 비해 가격이 많게는 10분에 1 정도로 저렴하고 가격도 수시로 바뀐다. 유통업자 강성남씨는 “한국 인삼과 홍삼이 베트남에서 신뢰를 쌓자 중국산이 한국산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중국산을 넣은 한국의 유명 홍삼브랜드 가짜제품도 유통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베트남의 경제 발전으로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먹거리 안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 고 있다. 덕분에 믿을 수 있는 한국 식품이 베트남에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를 노린 일부 업자들이 가짜 제품을 만들어 그동안 쌓아왔던 한류 이미지를 한 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 정부에서도 이런 행태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좋은 홍삼 제품 구별법은?

홍삼제품이 우후죽순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럽기 마련이다. 무조건 유명 브랜드라고 좋은 제품일거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보다 제품의 성분을 따져야 한다.

실례로 과일주스만 봐도 100% 과즙 주스가 있는 반면, 농축액과 향료를 넣어 만든 가짜 주스가 있다. 홍삼도 다르지 않다. 원가 절감을 위해 정작 홍삼은 소량만 넣고, 각종 한약 추출액과 향료 등으로 만든 홍삼제품도 적지 않다.

문제는 한국에서 홍삼농축액이 0.15%만 첨가돼도 홍삼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명절이 되면 홍삼은 1% 미만으로 들어있는 저가 제품들이 마트며 시장에 널려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홍삼은 고가의 약재이므로 100% 홍삼으로 만든 제품은 가격이 매우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럴듯한 겉포장보다는 성분표에 나와있는 홍삼 함유량을 더 유의해 봐야 한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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