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전쟁과 환율 변동요인 10가지
통화 전쟁과 환율 변동요인 10가지
  • 베한타임즈
  • 승인 2013.05.13 0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환의 경제 풀이


   땡전 뉴스라는 말이 있었다. 밤 9시 정각 시보와 함께 모(某) 대통령 관련 뉴스가 첫머리를 장식하던 권위주의 시절을 말한다. 하지만 지금은 주가, 금리와 함께 항상 뉴스의 첫머리는 환율이다. 환율은 수출입 업체 등 무역 관련 종사자들만의 관심사가 아닌 국가 경제의 최우선 정책 요소가 되었다. 한편으로는 국가 간의 이해득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중요한 경제지표의 한 축이기도 하고, 최근에는 일본 정부가 무제한 양적 완화정책을 펼치면서 엔화 약세를 통한 경기 부양에 나서며 소위, 다른 나라의 희생을 기반으로 이익을 얻는‘근린궁핍화정책’(Beggar-thy-neighbor Policy)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총칼 없는 환율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한국과 중국은 공조를 통하여 일본과의 환율전쟁 중이다. 많은 분야에서 수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우리나라는 특히 원.엔 환율이 작년 초 1500원대에서 최근1100원 언저리로 30% 가까이 절상[환율하락,원화강세]되면서 북한 관련 리스크로 어려운 경제가 가중되는 모습이다. 베트남 동화 환율[USD/VND]은 1992년 11,000동 수준에서 20년 넘게 내리 오르면서 현재 21,000동에 이르고 있으나 2011년 11월~2013년 5월 현재 20,828동 고수하고 있으며, 20년 평균 환율은 16,313동이다.
재미있는 통계 하나는, 1997년 1월~2013년 5월 현재 17년 동안 원.달러 평균 환율 1136.52원, 원.엔 환율은 1082.46원이며, 달러.엔 10년 평균 환율도 100.63으로 현재 거래되고 있는 환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많은 나라들이 자국통화 약세를 통한 수출 경쟁력 강화→제조업 활성화→고용 확대→경제성장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통화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한.중.일 세 나라는 영토 분쟁뿐만 아니라 환율 관련해서도 전쟁이다. 환율은 크게‘외환수급-정부정책-시장심리’세 가지 결과로 요약될 수 있으나, 사실 수 많은 요인들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대략 10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Ⅰ. 금리
일반적으로 저금리 통화를 빌려서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이른바‘캐리 트레이딩’으로 고금리 통화가 강세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전 세계적인 경제난국 돌파를 위한 미연준(FRB)의 연방기준금리가 5.25%에서 사실상 제로 금리인 0.25%로 내리면서 기축통화인 달러가 약세 반전하고, 비교적 고금리 통화인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베트남 동화는 고금리 통화이긴 하나 금융시장 미개방, 동화의 위상 미흡, 높은 인플레이션, 과도한 해외 의존도 등 여러 가지 제약 조건으로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Ⅱ. 경제성장률(GDP)
가장 중요한 경제 성적표로 GDP 성장률 호조는 해당국 통화의 강세 요인이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3.5%, 유로존 -0.3%, 미국 1.9%, 중국 8.0%, 일본 1.6% 그리고 한국 2.8%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전한 유럽 발 재정수지 적자 문제, 미국의 시퀘스트(예산자동지출삭감), 북한 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 만만치 않은 악재가 도사리고 있지만 경기 저점 탈출 시그널, 펀더멘털 개선, 풍부한 유동성, 대내외 증시 호조 전망, 수출 증가 등 호재도 있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으로 원화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베트남도 5% 이상 성장 전망된다.  

Ⅲ. 국제수지(BOP)
국제수지는 국가간 교역상황 및 자금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경제지표로 경상수지와 자본수지로 나뉜다. 수출과 수입 차액을 나타내는 무역수지라 불리 우는 상품수지, 여행, 유학, 운수, 통신, 보험, 특허권사용료, 관련 서비스 수지, 배당과 급료 등의 소득수지, 경상이전 수지가 포함된 경상수지는 환율 결정의 가장 중요한 변수다. 한국은 교역 1조 달러가 넘는 세계 7위 수출 대국으로 1998년 이후 내리 16년째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2012년 사상 최고인 431억 달러 흑자, 올해도 250억 달러 이상 흑자 예상되며, 국제수지와 관련 있는 외환보유고는 중국 3.3조 달러, 일본 1.3조 달러 등에 이어 한국은3288억달러로 세계 7위를 마크하고 있다. 원화 강세 요인이다. 베트남도 연 100억 달러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 국가다.

Ⅳ. 남북간 긴장 상황 및 북한 핵 문제 등 컨트리 리스크
   컨트리 리스크는 자국 통화 약세로 환율 상승 요인이며, 특히 북한 핵 문제는 지난 몇 년에 걸쳐서 한.미.일.북.중.러 등 6자 회담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으나 끝내 파국을 맞았고, 북한은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 2006년 10월, 2009년 5월, 그리고 2013년 2월 세 차례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국제사회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대표적인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나 전면전이 아니라면 그 동안의 학습효과 등으로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베트남은 중국과의 영토문제가 가장 큰 컨트리 리스크다.

Ⅴ.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은 경상수지 악화 원인이고 외환시장에서 환율을 끌어 올리나 정부가 물가불안 등을 이유로 인위적인 환율하락 정책을 펴기도 한다. 글로벌 달러약세 및 수급 불균형 등으로2007년 배럴(168 ℓ/1 bbl)당 51달러에서 2008년 7월 148 달러 사상 최고치로 급등하였으나, 경기 침체 등으로 현재 90 달러 대로 안정적인 움직임이며,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되고 있다. 베트남은 산유국이면서 주요자원 수출국으로 원자재 가격 등락에 비교적 민감하다.

Ⅵ. 주식시장
글로벌 증시는 뉴욕증시에서 다우 및 S&P500지수 등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일본증시도 엔화 약세를 바탕으로 올해 들어서만 30% 넘는 급등 양상이나 한국은 코스피 지수는 북한 발 악재에 발목이 잡혀 지지부진이다. 최근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정기주주총회 이후 3~4월 배당금 달러 역 송금 수요 등이 환율 상승으로 이끈다. 베트남 VNI 지수는 2000년 6월 8일 100을 시작으로 2007년 3월 30일1170.67 사상 최고치였으나 2012년 1월 9일 315까지 밀렸다가 현재 480선에서 횡보 중이다.

Ⅶ. 채권시장
국가간 경쟁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한국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금리 변동에 따른 스왑 시장 급등락으로 외환 스왑 및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을 움직이는 즉,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왝더독’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베트남 정부도 2012년 여섯 차례 6% 포인트, 올해 들어 1% 포인트 등 과감한 금리인하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Ⅷ.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스태그네이션 또는 스태그플레이션
   세계 경제는 한동안 인플레이션에 시달려 왔으며 2008년 상반기에는 경기 침체 속에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문제였으나, 2009년 이후 마이너스 성장으로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경기가 살아날 조짐이 보이고 있으나 본격적인 회복은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환율에는 중립적이다. 베트남도 20%에 가깝던 인플레이션 율이 근래 들어 많이 안정되는 모습이다.

Ⅸ. 정부의 환율정책
   현재 주요통화 환율에 가장 위력을 발휘하는 부분이다. 단기 외화 차입금에 부과하는 토빈세, 선물환 한도 규제, 이자 소득세 과세 등 각종 외환규제와 과도한 환율 움직임을 제어하는 스무딩 오퍼레이션, 실질실효환율(REER)에 근접한 타겟 환율, 미 재무부 의회 앞 제출 환율보고서를 통한 외환시장 개입 등이 대표적인 정부의 환율정책이다. 베트남 정부[베트남중앙은행]도 환율 안정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Ⅹ. 기타
달러화의 기축통화(Key Currency) 지위 약화, 확실한 G2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국의 헤게모니 및 위안화 영향력 확대, 전세계적인 과도한 달러 표시 외환보유고, 미국의 쌍둥이 적자 문제, 그리고 인간의 심리 등 무수한 재료들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환율이다. 환율 관련해서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보유고가 거덜나며 뼈아픈 고통을 겪었던 IMF 외환위기와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서 환율 급등에 따른 가슴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신도 모른다는 환율,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방법으로 적절한 환리스크 관리만이 환위험에서 벗어나는 최선의 방법이다. 1달러에 얼마가 적정한지는 경제학자들이 판단할 문제이나, 중요한 것은 다양한 시장 참가자들이 수긍하는 수준이며, 시장에서 실제로 거래되거나, 적절한 방법으로 헤지 했을 때의 환율이 적정환율이라 할 수 있다. 세상 모든 이치가 그렇듯이 환율도 시장이 결정하고 다양한 재료들이 적절히 반영되는‘물과 같은 건전한 흐름이 최고(上善若水)’다.


(부산은행 최 근 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