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진집 발표한 사진작가 응웬아
코로나19 사진집 발표한 사진작가 응웬아
  • 베한타임즈
  • 승인 2020.10.1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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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웬아(Nguyễn Á)는 그동안 10권에 달하는 사진집을 발간한 유명 프리랜서 사진작가다. 그는 이번에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베트남 정신(Tinh Thần Việt Và Cuộc Chiến Chống Đại Dịch COVID-19)’ 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집을 출간했다. 340페이지 분량에 달하는 응웬아의 이번 사진집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각계각층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그중에서도 환자를 살리기 위해 위험한 상황 속에서 희생한 의사들과 의료진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베트남 현지 언론은 현재 호치민시에 거주하고 있는 응웬아와 함께 지난 30년간 지속된 그의 사진 열정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이번 사진집에 대한 영감은 어디서 얻었나?

나는 최신 뉴스 접하는 것을 본능적으로 중시한다. 2월 초부터 베트남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됐다. 당시 진지한 고민 없이 코로나19에 대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 당시 나는 우연치 않게 북부 산악지역 옌바이성(Yên Bái)의 접경지역인 므엉크엉(Mường Khương)에 머무르고 있었다. 이곳에서 코로나19 예방에 핵심역할을 한 국경수비대의 사진을 찍게 됐다.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숲속의 국경을 넘어 베트남에 들어오는 상황이었다.

국경수비대들은 밤을 지새우며 국경 지역을 순찰했다. 이들은 목이 마르면 개울물을 마셨고 인민군 임시 처소에 머물렀다. 국경수비대들은 비가 오면 불을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인스턴트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나는 국경수비대를 진심으로 존경한다. 이들이 근무하고 거주하는 곳의 열악한 환경을 직접 목격한 뒤 이들의 역경을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났다.

국경수비대의 사진을 찍고 난 뒤 베트남 정신을 주제로 한 사진집 구상이 떠올랐다. 머릿속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동안 찍은 수천 장의 사진 중 400장을 선정했다. 이 사진들은 의사와 의료진들의 희생과 어려움, 고난 등을 담고 있다. 이번 사진집은 주로 하노이, 호치민시, 중부 꽝남성(Quảng Nam)의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와 의료진의 일상과 희생이 주된 내용이다. 이들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그 어떤 일도 개의치 않고 헌신한 인물들이다.

Q.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특별한 기억이 있는지?

나는 모든 여행, 모든 순간, 내가 만난 모든 사람들을 기억한다. 그 어느 것 하나도 잊을 수가 없다. 그중에서도 코로나19 격리를 마치고 나온 사람들을 만난 건 몹시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당시 사람들은 격리 직후 내면의 감정을 표출했고 나는 이런 순간을 사진으로 담고 싶었다.

베트남에서 코로나19의 가장 큰 진원지로 지목됐던 박마이 병원(Bạch Mai)412일부터 2주간 격리를 마친 뒤 해제됐을 때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이 역사적 순간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 격리 해제 당일 밤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병원 앞에 머물렀다. 당시 여러 감정이 벅차올랐다.

한편 격리 중 세상에 태어난 여자아이도 잊을 수 없다. 이 아이의 어머니는 200여명의 다른 임신부들과 함께 중부 꽝남성(Quảng Nam)에 격리돼있었다. 이들은 대만에서 5월 말에 베트남에 입국해 격리 중이었다.

이와 함께 나는 호치민시 쩌라이 병원(Chợ Rẫy)에 입원했던 91번 환자인 영국 비행조종사를 접견할 수 있는 유일한 사진작가였다. 지금은 유명해진 이 영국인에 대한 사진을 찍기 위해 한 달간 병원을 다섯 차례 방문했다. 그는 처음에는 내 존재를 불편하게 여겼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 베트남 의사와 의료진의 노고와 희생을 기리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고 설명했고, 그는 내가 사진을 찍도록 허락했다.

Q. 직업으로 인해 여행을 많이 다니는 것 같다. 이번 사진집 출간을 위해 얼마나 여행을 다녔나?

나는 이번에 전국을 수십 차례 여행했다. 하노이에서 호치민시, 북부 옌바이에서 남부 메콩델타성, 중국 근처 꽝닌에서 호치민시 빈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곳을 여행 다녔다. 나는 수많은 장소를 중복해서 방문했다. 또한 예상치 못한 상황을 기대하며 밤에도 사진기를 들고 길을 나섰다. 나는 늘 예상치 못한 상황을 준비하는 습관이 생겼다.

나는 여행을 자주 다니며 열악한 여건을 견뎌야 하는 상황이 많은 만큼 체력 유지에 힘쓰고 있다. 내 취미는 걷기, 자전거 타기, 운동하기 등이다. 술이나 담배는 하지 않는다.

나는 건강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프로젝트를 수월하게 해내고 있다. 더 나아가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상황도 무리 없이 해내고 있다. 이번 사진집 출간도 이런 경우에 포함됐다. 예전에 호앙사 군도(Hoàng Sa)와 쯔엉사 군도(Trường Sa)를 여행하는 해양 경비함을 타고 고된 여행을 한 적이 있다. 더 나아가 광산 노동자들의 고된 직업 환경을 체험할 기회도 있었다. 그 당시 나는 꽝닌(Quảng Ninh)에 있는 하람 광산(Hà Lầm)에서 수개월간 일하며 지냈었다.

Q. 사진에 대한 열정은 어떻게 유지하고 있나?

내가 사진에 관심을 갖고 직업으로 삼겠다고 다짐한지 32년이 지났다. 초창기 몇 년 동안은 주로 모델과 자연경관을 찍었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메이크업이나 자연환경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고된 노동 속에 담긴 아름다움을 보기 시작했다. 나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정신 속에 담긴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됐다.

나는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베트남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됐다. 이와 더불어 모든 삶의 순간은 살아갈 가치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모든 아름다운 순간은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피와 땀, 열정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나는 사진을 통해 이런 순간들을 보존하고 싶었다.

Q. 후원해주는 투자자 없이 어떻게 사진집 재정을 마련할 수 있었나?

나는 비용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늘 열정 중심으로 살고 있다.

내가 출간한 13권의 사진집 중 3권은 시리즈로 출간됐다. 이로 인해 다행히 한 권을 출간하고 얻은 수익으로 다음 사진집을 낼 수 있었다. 다른 비용은 사진을 찍으며 벌기도 했고 집을 팔아 돈을 구하기도 했다.

나는 특별한 노력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면 기회가 온다고 확신한다. 그렇기 때문에 늘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다.

Q. 독자들은 응웬아의 사진집은 긍정적인 기운이 내재됐으며 사진작가의 노력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말한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는 내가 찍은 사진을 볼 때마다 내가 만났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는 기분이 든다. 그러면서 사진을 찍던 당시의 감정이 떠오른다. 나는 이를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

나는 사진을 찍으며 상대방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고 있다. 그중에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노고, 젊은 자원봉사자들의 창의력과 열정, 과학자들의 연구에 대한 열정, 국민과 국가를 보호하기 위한 군인들의 헌신 등이 있다. 이들은 나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주는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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