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인형용 핸드백을 만든다고 하면 다소 의아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응웬레람도안(Nguyễn Lê Lâm Đoàn)은 미니어처 핸드백을 제작하는 전문가다. 그는 이 일을 통해 안정적인 수입도 얻고 있다. 응웬레람도안은 심지어 호주 및 미국 등지에서도 제작 의뢰를 받는다.

올해 32세인 응웬레람도안은 한때 남부 해안도시인 붕따우에서 공무원으로 일했었다. 당시 그는 퇴근 후 취미로 고급 소재를 활용해 가방을 만들었다. 그러다가 응웬레람도안은 2018년 공무원 직을 그만두고 취미에 전념하기로 마음먹었다. 응웬레람도안의 확신은 적중했고 한때 취미였던 작은 가방 만들기를 통해 이제 그는 꽤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응웬레람도안이 만드는 핸드백은 손바닥 크기에 불과하다. 일부 핸드백의 길이는 몇 센티미터에 불과하기도 하다. 하지만 응웬레람도안은 자신이 제작하는 모든 가방을 매우 정교하게 만든다.

현재 응웬레람도안은 “새로운 직업에 크게 만족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때 가족과 친구들은 내가 안정적인 공무원 직업을 그만두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내 주변 사람들은 밝은 미래를 포기하고 불안정한 일을 시작하는 나를 못 마땅하게 여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나는 어릴 때부터 꿈이 있었다”며 “처음에는 취미로 가방과 액세서리를 만들었지만 이제 직업이 됐다. 이 일을 하면서 한 달에 수천만동을 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응웬레람도안은 “미국, 호주, 태국 등 여러 국가에서 많은 고객들이 주문을 한다”며 “제품을 받은 뒤 좋은 후기를 보내주고 있으며 재주문량도 꽤 많다”고 말했다.

유년시절의 추억

유년시절의 응웬레람도안은 다른 남자아이들과 사뭇 달랐다. 그는 어릴 때 누더기를 활용해 인형을 위한 옷과 액세서리 등을 만들었다.

그는 “어릴 때 다른 친구들이 나에게 여자아이처럼 논다고 놀렸다”며 “놀림을 받을 때 마땅한 변명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인형 옷 만들기를 그만뒀다. 그 후 청년이 된 뒤 정부기관에 취직했다”고 설명했다.

응웬레람도안은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겪었으며 편히 쉴 수 없었다. 그는 마음의 안정을 찾던 중 어릴 때 좋아했던 취미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고 이로 인해 행복을 느꼈다.

그러다가 그는 페이스북에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만났다. 응웬레람도안은 인형을 수집하고 인형에게 입힐 옷과 액세서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초기에는 핸드백을 만들 때 주형틀을 활용했다. 브랜드 디자인을 카피해 만들곤 했다.”며 “처음에는 재미삼아 핸드백을 만들었다. 주변에서 칭찬을 많이 들었고 내가 만든 물건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생겼다. 신이 나서 이 일을 계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응웬레람도안은 공무원직을 그만두고 인형 핸드백을 만드는 일에 몰두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기존의 직업을 그만두면서 반드시 성공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마음속으로 자신이 옳은 결정을 했다고 확신했다.

그는 초기에 베트남에서 미니어처 핸드백을 만들기로 결정했을 때 스스로 독학해야 하는 수많은 상황에 부딪혔다.

미니어처 핸드백을 만들기 위해서는 설계, 가죽 재단, 바느질, 장식 등이 필요했다. 응웬레람도안은 가방을 만들고 나서 구석구석 꼼꼼하게 손질했다. 가방 하나하나를 최대한 실물과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가장 어려운 작업은 핸드백에 어울리는 액세서리를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응웬레람도안은 “작은 액세서리는 베트남에서 구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해외에서 재료를 주문한 뒤 수 개월간 기다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대부분의 공급업체들은 소규모 주문을 꺼렸다. 그래서 한번 주문할 때 수백 개에서 수천 개에 달하는 액세서리를 구입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응웬레람도안은 “초기에 가방 하나를 만드는데 10시간이 넘게 걸렸다”며 “하지만 점차 가방 제작 과정에 익숙해졌다. 이제 불과 몇 시간이면 가방 하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만든 가방의 모든 패턴을 보관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 신규 제작 의뢰를 받아도 완성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현재 그는 하루에 평균 5~6개의 가방을 만든다. 개별 가방의 사이즈 및 디자인에 따라 가격은 약 30만~70만VND 수준이다. 주요 고객층은 공무원, 인형 수집가, 판매상 등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응웬레람도안은 디자인 분야에서 신체적으로 매우 희귀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바로 그가 색맹이라는 점이다.

그는 “나는 빨간색과 초록색을 구분하지 못한다. 어두운 색에서 밝은 색으로 변하는 톤의 차이도 인지할 수 없다” 며 “나는 가끔 고객들이 주문서를 넣을 때 색을 명확하게 기재해달라고 부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원자재를 사기 위해 시장에 방문할 때 상인들을 상대로 색상에 대해 자세히 묻는다. 그 다음 원단에 색종이를 대보면서 색을 구분한다.

하지만 응웬레람도안은 “나는 색맹이라는 사실을 장애로 여기지 않는다”며 “색맹이기 때문에 더 주의하고 정교하게 작업해야 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같은 패턴을 반복해서 가방을 만들다보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며 “그래서 주문을 받기 전 고객들에게 완성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현재 그는 2년 전에 의뢰받은 주문에 대한 작업을 지금도 하고 있다.

응웬레람도안은 “내 주요 고객들은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걸 이해한다”며 “고객들은 내가 월할 때 가방을 만들어야 좋은 제품이 완성된다는 걸 이해하기 때문에 기꺼이 기다려준다”고 언급했다.

응웬레람도안이 만든 미니어처 핸드백의 장점은 높은 품질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그는 “미국의 한 고객은 정교한 디자인과 낮은 가격을 보고 수공예로 작업했다는 걸 믿지 못했다. 내가 파는 가방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가격 대비 10%에 불과하기 때문이었다”라며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나는 가방 만드는 작업을 영상으로 찍어서 공유했다. 그제야 고객들은 나를 신뢰하고 대규모로 제작 주문을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태국과 중국에서도 응웬레람도안이 만드는 제품과 유사한 핸드백을 판매중이다. 하지만 다른 가방 대비 응웬레람도안이 제작하는 가방의 장점이자 특색은 바로 열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나는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며 “많은 고객들은 내 제품을 개봉할 때 마치 명품 가방을 ‘언박싱’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그래서 나는 흰 상자를 사서 라벨을 붙이기도 했다. 내가 제작한 미니어처 인형과 가방을 최대한 진품과 비슷하게 포장해서 배송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더불어 “나는 고객들이 만족하지 않으면 제품을 회수해 환불 해준다”며 “하지만 내가 고수하는 한 가지 원칙은 절대 할인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각의 가방들은 내 노력과 헌신의 결과물이다. 이들의 가치가 떨어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