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공유 업체의 세금 인상, 논란 확산
차량공유 업체의 세금 인상, 논란 확산
  • 함아름 기자
  • 승인 2020.12.3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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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베트남 정부는 차량공유 서비스에 대한 조세 규정을 개정했다. 이로 인해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가 실제 납부해야 하는 세금은 인상됐다. 그 후 이 사안은 사회 전반에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5일부터 시행된 신규 조세 정책에 따르면,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들은 승객이 1회 탑승 당 지불하는 요금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납부해야 한다. 이는 기존의 산정 방식과 다르다. 기존의 경우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들은 요금의 80%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사에게 지급한 뒤 이를 제외한 매출에서 10%를 세금으로 납부했었다.

이와 함께 운전기사들은 자신이 받은 요금의 80% 중에서 부가가치세 3%를 납부했다.

이번에 시행된 신규 정책에 따르면 기업들이 사실상 지급하는 세율은 기존의 약 4.4% 대비 2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기사들의 수입도 약 7.3%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세당국은 이번 세율 변화는 차량공유 기업들에 대한 세제를 합리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차량공유 업체들은 이제 교통운송업체로 분류돼 기존의 택시 업체들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에서는 오랫동안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들의 분류 기준이 모호했다. 이들을 기술서비스 제공업체로 분류할지 아니면 교통운송기업에 포함할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이번 신규 정책은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들을 확실하게 교통운송업체로 명시하고 있다.

그랜트 손튼사(Grant Thornton)는 구글과 테마섹(Temasek)의 연구 자료를 인용하며 베트남에서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2015~2019년 사이 57%의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더불어 베트남 조세당국은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들의 지속적인 성장 추이를 예의주시했다조세당국은 그동안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운전기사들을 대상으로 차량공유로 인한 소득에 세금을 징수하는 방안을 고심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개인 조세행정국의 한 관료는 그동안 그랩(Grab)이나 고젝(Gojek)같은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에 적용하는 세율이 너무 낮았다조세당국은 이를 적정 수준까지 올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가가치세 10%는 차량공유 기업에 적당한 수준이라며 이들은 현재 교통운송기업과 동일하게 운영 중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이번 세율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들은 신규 세제 정책으로 인해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과 기존의 택시 운영업체들 사이에 공정한 경쟁의 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세율 변화는 또 다른 논란을 초래했다. 베트남에서 가장 큰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인 그랩이 요금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신규 세제가 시행되기 시작한 지난달 5일부터 그랩은 요금을 5~6%가량 인상했다. 그랩은 이는 기사의 수입 보전을 위한 조치라고 언급했다.

하노이, 박닌(Bắc Ninh), 호치민시, 빈증(Bình Dương), 동나이(Đồng Nai), 껀터(Cần Thơ) 등과 같은 주요 도시와 성의 경우 첫 2km에 해당하는 그랩 택시 요금은 2000VND 증가한 27000VND가 됐다.

하이퐁(Hải Phòng), 꽝닌(Quảng Ninh), 다낭의 초기 2km 요금은 3000VND가 오른 25000VND로 조정됐다.

그 후 1km당 요금은 500~1000VND사이에서 증가한다.

그랩 오토바이의 경우 초기 2km 이후 1km당 요금은 기존의 3400VND에서 4000VND로 올랐다.

한편 그랩은 택시 요금에 대한 수수료를 기존의 28.3%에서 32.8%로 올리기로 했다. 여기에는 앱서비스 비용 25%도 포함된다.

오토바이의 경우 앱서비스 비용 20%를 포함한 요금 수수료를 기존의 25%에서 27.2%로 인상했다.

그랩의 요금 및 수수료 인상 조치는 운전기사, 소비자 및 전문가들 사이에서 큰 논란거리가 됐다.

그랩이 이 같은 발표를 한 뒤 이틀 후에 수백 명의 그랩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앱을 끄고 하노이에 소재한 그랩 사옥 앞에 모여 기존의 요율로 다시 변경해달라고 항의했다.

소비자들의 의견

호치민시 2군에 거주하는 응웬응옥응아씨(Nguyễn Ngọc Nga)매일 그랩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했다. 편리하고 여러 프로모션을 사용하면 요금도 저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느 날 요금이 4VND에서 5VND로 오른 걸 보고 깜짝 놀랐다이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호치민시 3군에 거주하는 짠티투홍씨(Trần Thị Thu Hồng)“1군에 사는 딸을 보러 갈 때 그랩 택시를 이용하면 이제 45000VND을 내야 한다. 이는 기존보다 9000~1VND 가량 오른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더불어 내 주변 사람들 대부분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입이 크게 줄었다아마 그랩 서비스를 그만 이용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밖의 다른 수많은 고객들도 비슷한 의견을 밝혔으며 이제 그랩을 예약하기 전 일반 택시와 오토바이 요금 등을 먼저 비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랩 운전기사들의 의견

운전기사들은 요금이 인상되면 소비자들은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며 이미 그랩 사업이 크게 위축됐다고 토로했다.

롱안성 출신의 응웬쑤안캉씨(Nguyễn Xuân Cang)호치민에서 1년 넘게 그랩 기사로 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트남 정부의 조세 정책을 지지한다. 하지만 그랩 본사는 운전기사들과 세금 부담을 공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그랩은 기존과 같이 20% 수수료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2~3% 인상은 수용할 수 있지만 갑자기 7%가 넘는 인상폭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랩 본사의 대변인은 기사들의 수입 감소를 유발하는 베트남 정부의 신규 조세 정책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랩 본사측은 만약 요금을 올리지 않으면 기사들의 수입은 약 7.3% 가량 감소할 것이라며 이번 요금 인상은 기사들의 소득 감소율을 1%대로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랩은 신규 요금제를 바탕으로 베트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그랩은 더 많은 프로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랩 베트남의 응웬타이하이반(Nguyễn Thái Hải Vân) 총괄이사는 법령 제126조에는 차량공유 서비스와 어울리지 않는 다수의 조항이 포함돼있다이로 인해 운행비용이 증가했으며 기사의 수입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베트남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신규 조세 방안은 운전기사뿐 아니라 고객과 기업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11일 그랩은 베트남 종합세제국을 대상으로 오토바이 운전자까지 포함해 부가가치세 제도를 개정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항의 서신을 보냈다.

그랩은 지난 4월부터 시행된 법령 제10조는 자동차 교통운송 사업에만 해당하며 오토바이 택시 서비스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신규 부가가치세 정책으로 인해 그랩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소득은 큰 타격을 입었다이중 많은 이들은 항의하며 근무를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다른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들의 상황은 어떨까?

베트남에는 그랩 외에도 고젝, 애버(Aber), 패스트고(FastGo), 바토(Vato), 마이고(Mygo), Be 그룹의 JSC 등과 같은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들이 운영 중이다.

그랩이 요금과 수수료의 인상 방안을 발표한 뒤 5일 후 고젝도 일부 서비스에 해당하는 요금과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예를 들어 최대 2km에 해당하는 고라이드(GoRide) 요금은 1000VND이 올라 하노이에서는 13000VND, 호치민시에서는 11000VND로 상향조정됐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은 모든 물건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부가가치세 10%를 납부한다. 이중에는 일반 택시 서비스도 포함된다그러므로 그랩과 같은 차량공유 서비스에 부가가치세 10%를 부과하는 방안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어 하지만 시기가 문제라며 대부분의 업계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 중이다. 이로 인해 실업률이 치솟았고 사람들의 소득도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더불어 그렇기 때문에 제화 및 서비스 가격의 인상을 초래하는 세금이 증가하면, 사람들은 해당 제화와 서비스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제 차량공유 서비스에 적용되는 신규 세제가 시행된 지 약 한 달가량이 지났다. 전문가들은 향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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